본문 바로가기
불타는 청춘/수지♡국진 연대기

[불타는 청춘] 싱글 중년 친구 찾기 - 프롤로그

by 취생몽死 2016. 2. 1.
728x90
반응형

리얼 예능, 불타는 청춘(이하 '불청')을 보게 된 계기는 포털사이트의 TV Cast에 올라온 한 영상 때문이었다. 이 프로그램이 시작된 지는 거의 1년이 되어 가지만 간혹 TV 채널을 돌리다가 잠깐씩 보았을 뿐 관심을 갖고 보기 시작한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TV 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데다가 세월이 가면서 점점 나이에 맞는 프로그램마저 찾기가 힘들어지다보니 자연적으로 예능 프로에 대한 관심도 멀어졌기 때문에 불청에 대한 기대도 없었던 것이다. 더구나 대충 보기에 이 프로그램은 노땅들의 짝짓기 프로그램 같았다. 물론 지금은 그것이 오해였음을 시인한다. 불타는 청춘은 짝짓기 프로그램이 아니다.

 

일단 나는 90년대 강수지의 팬이었다. 그 당시 강수지의 팬이 아니었던 남자가 어디 있었겠냐만은 아무튼 그랬다. 세월이 흐르면서 강수지의 활동도 줄어들고 나도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레 강수지란 존재는 기억 저편으로 멀어져갔다. 그러다가 최근에 와서 불청을 통해 강수지를 다시 만났고 강수지는 나이에 전혀 걸맞지 않게 여전히 예뻤다. 그렇게 2000년대 초반부터 느슨해졌던 강수지에 대한 관심의 끈은 이제 와서 다시 팽팽하게 당겨지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부터 쓰는 모든 불청 관련 글은 강수지 편향일 수 있다. 이 점을 먼저 밝혀두고 싶었다.

비슷한 시기에 역시 김국진의 팬이기도 했다. 하지만 강수지와는 달리 지금은 김국진의 팬은 아니다. 나는 지금 김국진의 오버스럽거나 비아냥거리거나 심하게 반복하며 오래 끄는 개그가 싫다.

 

TV Cast를 통해 본 영상은 바로 영동편 짜장면집 장면이다. 이 시퀀스는 불청팬들 사이에는 전설과 같은 장면으로 통하는데 그 이유는 역시 강수지 때문이다. 거기서 강수지는 정말 놀라웠다. 지금까지 강수지를 잘 못 알고 있었구나 싶을 정도로 엄청난 예능감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쉴 틈 없이 쏘아붙이는 강수지의 언변에 베테랑 개그맨이자 MC인 김국진은 제대로 기 한번 펴보지 못하고 예능초보 강수지에게 속수무책으로 끌려다니기만 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장면이 시퀀스 자체로만 봤을 때는 그저 재미난 영상일 뿐이겠으나 만약 불청을 1회부터 다시 보기 한다면 왜 강수지가 그렇게 했는지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잘 아는 관계지만 둘만 있으면 서먹한 사이, 김국진이 절대로 해결 할 수 없는 그것을 강수지가 한방에 날려버렸다. 거기다 플러스, 예능의 재미도 살림과 동시에. 일석이조, 꿩 먹고 알 먹은 셈이다.

 

이렇듯 영동 짜장면집 영상을 통해 불청을 다시 알게 되었고 파일럿부터 시작해서 1편부터 다시보기로 몰아서 보기 시작했다. 강수지와 김국진이 붙어 있으면 확실히 재미가 있다. 불청은 일반 예능과는 다르게 스토리가 있다. 강수지와 김국진의 스토리. 예능 프로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드라마와 같이 1편부터 봐야하는 이유이다. "드라마도 아닌 예능을 누가 처음부터 다시 보나, 보통 예능 프로는 그 주에 놓치게 되면 그냥 보지 않아도 그만이지 않은가" 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 역시 1편부터 다시보기로 다운로드 해서 본 예능 프로는 불청이 처음이다. 만약 1편부터 본다면 강수지의 민들레(흰민들레 꽃말: 내 사랑 그대에게 드려요)같은 한 사람에게 향한 한결같음에 반드시 반할 것이고 강수지가 하는 모든 것이 좋아지게 될 것이다.

 

재미는 강수지-김국진 커플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방송 내에서 비공식적인 커플로 고착화 된 것은 강수지-김국진 뿐이다. 서두에서도 밝혔듯이 이 프로그램은 짝짓기 프로그램이 아니다. 커플에 관심을 두지 않아도 다양한 웃음 코드가 도처에 존재하고 있다. 오히려 불청 초반에는 강수지-김국진 보다는 양금석과 순수 영혼 김도균의 콤비 플레이가 이 프로그램을 지탱하고 있었다고도 할 수 있다. 연출에 의해 꾸며서 나오는 것이 아닌 어떻게 하다 보니 그 사람 자체의 본바탕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웃음이야말로 불청의 가장 큰 장점이다.

아울러 나와 공감대를 나눌 수 있고 비슷한 시대(나보다는 조금 이른 세대지만)를 산 출연진, 가족처럼 모여서 함께 먹고, 대화하고, 노는 그들의 행위를 이해하고 그들로부터 대리 만족을 얻을 수 있는 따스함이 있는 프로그램이 바로 불청이다. 불만이라면 방송 회차가 뒤로 갈수록 40금 드립을 남발하며 초반의 따뜻함을 많이 잃어버린다는 점이다.

 

프롤로그는 이것으로 마치며 앞으로는 강수지 김국진 커플에 대하여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