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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청춘/수지국진 이야기

국진이 수지에게 사귀자고 한 건 언제였을까?

by 취생몽死 2016.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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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 사람들의 '언제?'라는 물음에 국진은 쌀쌀해질 때를 강조해서 말했습니다. 이 말은 곧 작년 가을 쯤이라는 얘기가 되고 불청을 기준으로 했을 때 경주, 무주, 순천 여행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좋은 관계를 맺고 있고 현재로부터 20여년을 거슬러 올라가보아도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명백해보이는 판국에 사귀자고 한 시기가 언제였는지는 더 이상 중요해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렇게 이와 관련된 글을 쓰는 이유는 두 사람의 사생활과 같은 보이지 않는 부분에 관한 호기심 때문이 아닙니다. 순전히 불청을 사랑하는 마음에 불타는 청춘의 스토리에 맞추어, 방송으로만 보여진 그들의 모습만을 가지고 그 시기를 한번 유추해보면서 나만의 소설을 써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쌀쌀해질 즈음이라면 불청 역사로 봐서 경주, 무주, 순천 편 정도가 될 것입니다. 경주 이전 편인 영덕 편도 가을에 속하지만 이때는 촬영 시기로 봤을 때 9월 중순, 쌀쌀해진다고 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기 같습니다. 그리고 영덕 편은 혜선의 열애설이 터진 때였고 수지는 혜선을 무척 부러워합니다. 인터뷰 등 거의 3번에 걸쳐 혜선이 부럽다는 말을 하는데 그 시기에 국진과의 만남이 시작되었다면 그런

표현은 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됩니다.

 

아주 유력한 여행지는 무주입니다. 왜냐하면 무주에서 국진의 고백시나 다름없는 <문>이 탄생되었고 촬영 일자가 10월 중순이니 국진이 말한 쌀쌀해지는 시기와 거진 맞아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무주보다는 경주로 보고 있는데 경주와 관련된 내용은 좀 있다 하기로 하고 우선 무주가 아닌 이유 몇가지부터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수지의 상큼 귀엽 발랄하고 애교 넘치는 모습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하는 때가 무주 여행부터라고 보는데 이는 곧 국진과의 관계에 있어 어떤 변화가 있었다는 증거가 아닐까 합니다. 더 이상의 국진의 문을 열기 위해 애를 쓰는 시기는 지났다는 것입니다.

양평 편에서 제작진의 '시 <문>을 쓸 때부터 연인관계?'라는 질문에 국진은 "<문> 1을 만들 때는 시를 써야 되니까 썼고..."라고 답했습니다. 이 말은 자칫 <문>을 쓸 당시에는 연인관계가 아닌데 방송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썼다로 들리겠지만 그 반대입니다. 시 <문>으로 인해 연인관계로 발전한 것이 아니라 그때는 이미 연인관계였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무주는 아닌 것입니다.

 

무주가 아니니 당연히 시기상 그 뒤인 순천도 아닙니다. 순천은 쌀쌀해질 즈음이라는 단서 외에는 딱히 주목할만한 게 없는데 사실 순천 편에서 풍기는 날씨의 분위기 마저도 쌀쌀해진다기보다는 추워지기 시작한다는 게 맞을 거 같습니다. 순천 편에 있어 한가지 독특한 점은 국진을 향한 수지의 투정이 나타나기 시작한 여행이라는 점입니다(초반 국진과의 커플되기 거부, 스쿠터 타러 가는 동안의 삐친 듯한 말투-최용준 만나기 이전까지-). 파일럿부터 시작해서 경주 편까지 수지가 국진에게 투정을 부린 적은 단 한번도 없습니다. 남녀 간에 투정을 부릴 일이 생겼다는 건 곧 사랑하는 사이가 된 거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스쿠터 씬 비하인드 컷 역시 이 당시에는 이 두 사람이 이미 사귀고 있던 시기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랑해.", "20년만에 말해서 미안해." 이런 말들은 고백하는 시기에 하는 말이라기보다 이미 그 단계를 넘어선 상태에서 할 수 있었던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경주 편을 지목한 이유에 관해 말해보겠습니다. 우선 이건 불청을 통해 보여지는 이분들의 행적을 통해 '그게 언제?'부터였는가를 끼워맞춘 저의 소설에 불과한 것이라는 걸 밝히고 싶습니다. 뭐 진짜로 촬영 중에 사귀자고 얘기했겠습니까? 따로 만나서 얘기했겠죠.

각설하고 경주 편에서 불청 사상 최초로 카메라가 따라붙지 못한 유일한 장면이 있습니다. 국진이 수지에게 오목 내기를 져주고 '손잡고 산책하기' 소원을 들어준 다음 자전거 뒤에 수지를 태우고 저 멀리 논두렁 (?) 어딘가로 가버린 것입니다. 수지와 국진은 어디로 가서 뭘 했던 것일까요?

 

 

경주 편의 촬영 시기는 10월 초순, 시기상 한 낮을 제외하고는 쌀쌀해질 때가 맞습니다. 쌀쌀해지기 시작하는 어느 날, 국진은 자전거 뒷좌석에 수지를 태우고 청명한 가을 하늘과 누런 논두렁 사이를 내달리며 그녀에게 우리 사귀자고 한 것이 아닐까요.

그런데 왜 갑자기 경주부터였을까? 국진은 영덕에서 혜선의 열애 소식에 자극을 받았을 수 있습니다. 저는 불청에서 국진과 수지가 공식적으로 손을 잡기로 했다는 것은 현실에서 그들이 이제 곧 사귀기 시작했다는 상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다방구 게임에서, 게임을 빙자하기는 했지만 수지는 국진을 백허그합니다. 촬영 중이긴 했지만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겼을까요? 다방구 게임 그 이전 어딘가에서 분명 뭔가가 수지의 기분을 한껏 들뜨게 한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백허그 할 때의 상대를 향한 그 좋아하는 표정이 여전히 잊히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얼마 전 오후의 향기에서 수지 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을이 되면 생각나는 곳이 있는데, 그곳이 통영(?)과 경주라고. 내가 관심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수지님의 생각을 꿰뚫어볼 수는 없으나 특별히 경주가 생각나는 이유 중에는 아마도 불청에서 있었던 추억도 한 몫을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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