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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답사/경북

영천 은해사 단풍명소 백흥암과 돌구멍절 중앙암

by 취생몽死 2023.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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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해사 입장료 및 주차료 무료

- 은해사에서 중앙암까지 차량 이동 가능 -

 

 


영천 은해사는 동화사와 더불어 팔공산을 대표하는 양대 사찰이며 조계종 25 본사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은해사는 산문 입구의 울창한 솔숲 등 본당이 가지고 있는 절집 특유의 고풍스러움도 있지만 그보다 운부암, 백흥암 등의 부속 암자가 가지고 있는 멋이 더 가치 있다. 오늘은 그 가운데 일명 돌구멍절이라고 불리는 중앙암 가는 길을 소개코자 한다.

은해사 극락전과 절마당

 


은해사에서 백흥암을 거쳐 중앙암까지 가는 길은 은해사 부속 7암자 연결로 가운데 백미로 꼽을 수 있다. 은해사 부속 암자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중앙암까지는 차량으로도 이동 가능하다. 하지만 길이 많이 좁기 때문에 운전에 주의를 요한다. 초행이라면 가급적 도보로 걸어보는 걸 추천한다. 특히 10월 말에서 11월 초인 지금 시기에는 단풍이 매우 짙어지기 때문에 호젓한 산책을 할 수 있다.

은해사 중앙암 가는 길


은해사 주변은 거의 시골 풍경에 개발이 덜 되었기 때문에 올 때마다 기분이 좋다. 상가와 카페 등 집단 시설은 절 바로 앞에 밀집되어 있기 때문에 깔끔히 정돈된 느낌이다. 무료 주차장 역시 매우 넓고 편리하다. 절 내로 차를 몰고 들어갈 수도 있는데 입구 앞 바리케이드 앞에서 기다리거나 행선지를 말하면 열어준다. 나는 걷는 거리를 줄이기 위해서 은해사를 지나 신일지까지 차를 몰고 들어갔다.

은해사 신일지의 가을

 

전체적으로 노란색 단풍을 띄는 신일지는 단순하지만 잔잔한 물결과 청명한 물색 때문에 생각 외로 예쁘다. 신일지에서 운부암과 백흥암 가는 길로 갈라지고 그 사이에 보물 문화재인 인종태실 가는 등산로가 있다. 여기서 백흥암까지는 1.5km, 중앙암까지는 3.8km이다.

신일지 갈림길 이정표와 인종태실 가는길
백흥암 가는 길


백흥암 방향으로 진행한다. 올해 단풍은 시기가 이른 듯 바닥에는 이미 낙엽이 뒹굴고 있다. 길 좌측을 보니 생뚱맞게도 평행봉과 운동기구가 아주 오랜 시간을 머금은 채 갈대숲 가운데 놓여있다. 아마도 예전에는 여기가 쉼터이자 체력단련장이었나 보다. 인간의 발길이 끊긴 자리는 어김없이 자연 속으로 돌아간다.

백흥암 가는 길 중간의 운동기구


백흥암까지 가는 길은 경사가 완만하고 별로 힘들지 않다. 길 주변은 낮은 산지에서 주로 보여주는 퇴적층의 암반과 계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계곡 곳곳에서 작은 미니폭포를 발견할수 있고 걷는 동안 쉼 없이 물소리가 들린다. 걷는 동안 누룩뱀 한 마리도 만난다. 로드킬 당하지 않게 풀숲으로 유도한 다음 다시 걸음을 옮긴다.

백흥암 계곡의 미니폭포
백흥암 계곡의 가을
독이 없는 누룩뱀. 무자치와 함께 산지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다.
백흥암 계곡의 암반과 퇴적층


단풍 구간은 백흥암에서 중앙암까지가 하이디이트지만 백흥암 전에도 단풍이 예쁘다. 백흥암에 거의 다와갈 때쯤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햇살을 머금어 노란빛이 더욱 선명해 보인다.

백흥암의 가는 길의 가을
백흥암 가는 길의 은행나무
나무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백흥암


백흥암은 비구니 수도 도량이라 평소에는 입장이 불가하다. 출입문은 열려 있지만 그것으로 끝이다. 백흥암은 일년에 딱 두 번, 석가탄신일과 백중날에만 일반에 개방된다. 오늘도 아쉽지만 보화루까지만 허용되고 발길을 돌리게 만든다.

백흥암 앞 전경
백흥암 보화루
백흥암의 건물



백흥암 앞에서 중앙암 가는 길은 임도와 등산로 두 가지다. 묘봉암 방향인 임도로 가면 2.3km, 등산로로 가면 1.7km로 등산로가 가까우나 임도가 길이 더 편하고 훨씬 예쁘다.

백흥암 갈림길
임도 이정표와 등산로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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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 방향으로 갈 길을 재촉한다. 시멘트 포장로는 점점 좁아지지만 계곡과 길의 분위기는 더욱 깊고 그윽해진다. 10월 말 늦가을의 정취가 온몸으로 느껴진다.

백흥암에서 중앙암 가는 길
중앙암 가는 길의 가을


중간중간 새빨간 단풍나무도 조금씩 눈에 띈다. 애기단풍이 보이지 않는 게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지만 차로 그냥 휑하니 지나가기에는 너무 아까울 정도로 길이 예쁘다.

중앙암 가는 길의 단풍잎
중앙암 가는 길의 가을
가을 정취가 느껴지는 중앙암 가는 길


중앙암이라고 써진 커다란 바위가 보이면 우측 길로 꺾는다. 직진하면 묘봉암 방향이다. 중앙암 방향은 언뜻 차가 지나갈 수는 없는 길처럼 보이지만 엄연한 임도이다.

묘봉암 중앙암 갈림길
중앙암 가는 길


여기부터 중앙암까지는 경사가 꽤 가팔라서 약간의 힘을 요한다. 하지만 단풍이 너무 예쁜 구간이기도 해서 힘든지 모르고 올라가게 된다.

중앙암으로 이어지는 임도
뱀처럼 굽은 도로


중앙암 입석이 있는 곳에 닿으면 물줄기가 바위를 타고 내려오는 신비한 곳을 발견하게 된다. 바위 주변은 온통 단풍으로 물들어 있어 더욱 분위기가 묘하다.

중앙암 입석
신비한 중앙암의 계곡과 가을
노랗게 물들어가는 중앙암 임도


계곡을 따라 걷다보면 이전보다 단풍나무도 많이 보인다. 노란색 혹은 붉은색으로 물든 단풍잎이 햇빛을 받아 자태를 뽐낸다.

중앙암 가는 길의 단풍잎
중앙암 임도길의 가을
붉게 물들어가는 중앙암 가는 길의 단풍잎
물들어가는 단풍잎
붉게 물든 단풍잎

 

파란색 중앙암 입간판을 만나면 임도나 지름길을 선택할 수 있다. 임도도 계속 가면 중앙암 주차장으로 가게 되고 가파른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중앙암 삼성각에 바로 닿는다.

주차장과 지름길의 갈림길
지름길을 가리키는 입간판
중앙암으로 가는 돌계단 지름길


특이하게도 삼성각과 관음전이 하나의 전각을 공유하고 있다. 아마도 좁은 암반지대에 만들어지다 보니 그런 듯하다. 삼성각에서 왼쪽으로 가면 감로당이 있고 예쁜 단풍을 구경할 수 있다.

삼성각과 관음전
감로정과 가을 풍경
중앙암의 단풍


중앙암 단풍놀이는 여기까지라고 할 수 있다. 대신 신비한 바위굴 체험이 기다린다. 일명 돌구멍 절이라고 불리는 중앙암은 주변이 온통 신기한 토르로 가득하다. 중앙암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은 대웅전과 삼층석탑, 극락굴,  만년송, 삼인암이다. 장군수라는 곳도 있는데 능성재 방향으로 조금 먼 곳에 위치하고 큰 볼거리는 아닌 듯하다.

중앙암 가는 길

 

감로정과 삼성각, 관음전이 있는 있는 암반을 건들바위라고 부르는 듯하다. 건들바위에 관한 재밌는 전설도 전하고 있다.

삼성각과 건들바위
장군수와 건들바위, 만년송


건들바위를 지나 쭉 직진하면 중앙암이 나온다. 중앙암 바로 전에 일주문 역할을 하는 바위 구멍 통로가 있는데 이곳이 돌구멍절로 불린 연유이다. 바위가 겹치며 생긴 통로가 암만 봐도 신비롭다.

중앙암 입구 돌구멍
중앙암 돌구멍을 만드는 암석군
반대쪽에서 본 돌구멍


작고 아담한 중앙암 대웅전은 약간 현대식으로 만들어져 있지만 양지 바른 곳에 있어 분위기가 아늑하다. 자그마한 미니 소원 등이 대웅전 앞에 가득 매달려 있다. 돌구멍을 다시 통과하여 삼층석탑과 극락굴 쪽으로 가본다.

중앙암의 풍경
중앙암 대웅전
삼층석탑으로 가는 계단


경북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중앙암 삼층석탑은 통일신라 형식의 고려 초기에 조성된 석탑으로 보존 상태가 매우 좋아 보였다. 또한 뒤로 보이는 토르와 주변 단풍과도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중앙암 삼층석탑
중앙암 삼층석탑과 기암괴석
중앙암 삼층석탑 전경


삼층석탑 바로 위에 극락굴이 있다, 말로만 듣던 중앙암 극락굴은 정말 신기했다. 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아 내부는 아주 어두웠고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해야 했다. 플래시가 있어야 안전한 이동이 보장된다. 한 손에는 핸드폰 플래시를 켜고 가방을 메고 카메라를 듣고 있으니 좁은 틈새를 빠져나가기가 너무 힘들었다.

극락굴 입구 혹은 출구
극락굴 틈에서 본 바깥 풍경


좋은 틈새를 지나면 바위굴의 공간이 생각보다 넓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극락굴 내부를 돌고 돌아 다시 원점으로 와버렸는데 이게 맞는 길인지도 모르겠다.

틈새를 겨우 빠져나오는 넓은 공간이 나온다
한바퀴 돌아서 같은 자리
가까스로 밖으로 나올 수 있었던 극락굴


아무튼 극락글을 나와 암반 위로 올라가서 농성재로 가면 만년송과 삼인암으로 가게 된다. 길을 중간에 놓고 좌측은 만년송, 우측은 삼인암이다. 둘 다 하나의 암반 지형으로 토르의 한 형태로 보인다.

극락굴의 암반 위
삼인암 가는 길

 

 

삼인암은 바위 세 개가 약간의 틈을 두고 이어지는데 도장 인자를 써서 삼인암이라고 부른다. 삼인암에 오르면 완전히 특 트인 전망은 아니지만 약간의 조망을 즐길 수 있다. 가까이 경산 하양읍이 조망되고 환성산 줄기가 하양읍을 향해 뻗어 내리고 있다. 삼인암 뒤쪽으로도 신기한 모양의 토르들이 많아 구경하거나 앉아 쉬기도 좋다.

삼인암과 환성산
삼인암 명문과 토르
삼인암에서 본 환성산과 하양읍

 

만년송이 있는 암반은 삼인암보다 전망이 조금 더 좋다. 여기서는 팔공산 주능선의 옆면을 관찰할 수 있고 군위 화산면 일대, 화산의 고랭지 채소밭, 영천의 보현산까지도 조망된다.

만년송에서 본 팔공산과 화산
팔공산 능선 너머 군위 화산면이 보인다.
팔공산의 옆모습

 

만년송이라는 명패를 달고 바위틈에 뿌리를 박고 있는 만년송은 신기하기는 해도 인봉의 소년대보다 예쁘지는 않다. 그보다 만년송 주변의 토르 암반과 주변 경관이 훨씬 멋지다.

중앙암의 만년송
소년대 주변의 암반
만년송 앞의 바위
만년송에서 본 팔공산의 능선

 

내려가는 길은 임도가 아닌 산사면 등산로로 택했다. 이 길은 아까 백흥암에서 봤던 중앙암까지의 1.7km의 짧은 등산로이다. 바위 뒤에 놓인 벤치에서 잠시 쉬면서 물을 마시는데 똥처럼 켜켜이 쌓인 토르가 봐도봐도 신기하다.

삼인암에서 내려가는 길의 쉼터
삼인암 뒤 토르

 

백흥암까지 이어지는 등산로는 초반에 나무 데크 계단이 쭉 이어진다. 소나무와 참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는 숲은 계곡의 임도와 비교해서 별다른 특색이 없다. 그저 빨리 내려갈 수 있어 좋고 반대로 올라가기에는 좀 힘들 듯싶다. 중간에 쉬어갈 수 있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한쪽은 아마도 운부암으로 이어지는 듯하다.

중앙암에서 백흥암으로 가는 계단
중앙암에서 백흥암 가는 등산로의 소나무와 참나무
갈림길. 이정표가 없는 왼쪽으로 가면 아마도 운부암으로 갈 수 있을 것 같다.

 

백흥암까지 0.65km 이정목이 보인다. 계속되는 숲길을 걸으면 대나무숲이 나오는데 백흥암에서 시작되는 통로이다. 이 통로 끝에 중앙암 안내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갈림길 이정목
백흥암 가는 등산로
백흥암 앞 중앙암으로 가는 대나무 통로

 

백흥암에서 신일지로 돌아오는데 확실히 가을이 되니 해가 빨리 진다. 3시 겨우 지난거 같은데 산중에는 벌써 그림자가 가득하다. 은해사로 돌아와서 잠시 경내를 둘러본 다음 귀가를 서둘러 본다.

쌍거북바위 안내문
은해사 마애삼존불과 쌍거북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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