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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답사/경북

영천 치산계곡과 공산폭포 (feat. 치산 관광지 캠핑장, 수도사)

by 취생몽死 2022.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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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대구의 진산으로 알려진 팔공산은 대구를 비롯해 군위, 영천, 칠곡, 경산에 걸쳐 있는 덩치가 꽤 큰 산이다. 매미가 울며 본격적인 여름을 알리면 사람들은 무더위를 피해 팔공산에 산재한 계곡을 찾고, 입시철이 되면 고3 수험생을 둔 학부모는 치성을 드리기 위해 갓바위로 오른다.

 

동서로 길게 뻗은 팔공산은 남사면 보다는 비교적 북사면에 계곡이 발달했는데, 그 대표적인 곳이 군위 동산계곡과 바로 영천 치산계곡이다. 또한 치산계곡에는 천혜의 비경, 공산폭포가 있다. 매끈한 화강암을 타고 3단으로 떨어지는 공산폭포는 팔공산을 대표하는 폭포이며, 일찍이 조선 최고의 사상가인 이황이 이곳을 방문하여 그 경치에 감탄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팔공산 공산폭포

 

오래전부터 영천시는 이곳을 치산관광지로 관리, 개발하였고, 십여 년 전 캠핑장을 만들어 운영해오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캠핑장이 들어서기 전의 치산계곡이 더 좋다. 그 이유는 옛날에는 시골스러운 분위기가 풍겼고, 아는 사람들만 알음알음 왔기 때문에 여름철에도 번잡하지 않았다.

치산관광지 입구

 

1. 치산관광지 캠핑장

치산마을을 지나 관광지 안으로 들어서면 주차장과 캠핑장 시설이 바로 보인다. 주차장은 무료 개방(성수기에는 주차료 받을 수 있음)되어 있으며, 캠핑장에 예약한 사람들은 캠핑장 안으로 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 있다. 이곳 캠핑장에는 캐빈하우스 5대와 카라반 23대가 운영되고 있는데, 카라반은 6인용 10만 원(비수기 6만 원), 8인용 15만 원(비수기 9만 원)이며, 8인용 캐빈하우스는 15만 원(비수기 9만 원)에 이용할 수 있다.

치산 캠핑장
치산 캠핑장의 카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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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에 산재한 계곡 가운데 가장 수량이 풍부한 치산계곡은 하류에도 물이 넘쳐났지만, 올해에는 너무도 가물었는지 캠핑장 주변으로는 예전만큼 물이 내려오지 않는다. 이토록 봄에 비가 오지 않았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너무 가물어 정말 걱정스럽다.

위에서 내려다본 캠핑장
치산계곡 하류

 

캠핑장을 지나서 도로를 따라 계속 올라가면 계곡지 치고는 너무 크고 넓은 치산지가 보인다. 그런데 날이 얼마가 가물었는가를 이 치산지가 말해주는 것 같다. 치산지 수위가 이렇게 내려가 있는 것을 나는 여지껏 본 적이 없다. 제방을 타고 물이 흘러내리지 않아 제방 벽면은 바싹 말라있다.

이렇게 수위가 낮은 치산지는 처음이다.

 

계곡에 건설된 저수지 가운데에는 거의 유일무이한 규모 때문에 이곳을 지나갈 때마다 항상 압도되고는 했는데, 또 다른 면으로 항상 느끼는 것은 이 저수지가 없었을 때는 이곳의 모습이 과연 어땠을까 하는 것이다. 모른기는 해도 이것은 필요에 의해 건설된 것이기는 하겠지만 또 다른 자연훼손이기도 하다. 또한 여기서부터 수도사까지 이어지는 시멘트 포장길은 계곡의 분위기를 한 번 더 망쳐놓고 있다.

치산지 제방 아래
수도사로 가는 길 중간에서

 

2. 수도사

치산계곡의 울창한 숲길의 시작을 알리는 수도사는 조계종 10교수 본사인 은해사의 말사이다. 자장과 원효가 창건했다는 설이 있으나 역사가 깊은 건물은 없다. 주불전은 극락전이며 우측에 원통전이 있다. 고찰의 느낌이 들지 않는 건 둘째 치고, 넓은 마당과 주불전의 배치가 뭔가 느낌이 와닿지 않는다. 유일한 보물 문화재인 노사나불 괘불탱을 보관하고 있지만 도난 우려로 일반에게는 공개하지 않는 듯하다.

수도사 입구
팔공산 수도사의 극락전과 원통전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미륵삼존불

 

수도사는 치산계곡을 대표하는 절간이지만 크게 볼 것 없다. 올 때마는 느끼는 거지만 불자들도 그리 많지 않은 듯 항상 조용하다. 하지만 신도들이 많든 적든 넓은 주차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등산객들이나 폭포를 보기 위해 차를 가지고 오는 사람에는 고마운 절임이 분명하다.

수도사 경내 풍경
수도사 옆을 흐르는 계곡. 물이 정말 많이 없다.
수도사 옆을 흐르는 계곡

 

3. 공산폭포

공산폭포는 수도사로부터 약 1km 위쪽에 위치해 있어 폭포를 보기 위해서는 약간의 수고를 요하게 된다. 치산계곡은 수도사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공산폭포를 지나서 진불암 너머까지 한참이나 이어진다. 공산폭포 가기 전까지 물놀이하기 좋은 곳이 계속 나오지만, 나는 목표가 폭포이니 그대로 지나쳐 계속 올라간다.

치산계곡의 아름다운 경치

 

절반 정도 올라가면 양지 바른 계곡과 만나고 계곡을 가로지르는 구름다리가 나온다. 물이 많을 때야 다리로 건너야 하지만 이번에는 그냥 지나간다. 지금은 조용하고 한산하지만 여름이 되면 여기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치산계곡 구름다리와 계곡
구름다리 아래쪽에서 본 멋진 경치
상류 방향도 정말 예쁘고 물도 맑다.

 

숨이 차오르기 시작할 즈음이면 폭포로 올라가는 진입로가 보인다. 이른 아침인 데다 아직은 여름 시즌 이전이라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목교를 지나면 망폭대라 이름 붙인 정자가 나오고 그 뒤로 폭포가 보이기 시작한다.

망폭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공산폭포의 위용
원래는 이거보다 물이 많아야 되는데

 

전날 비가 왔지만 그 양이 턱없이 부족했던지, 폭포의 물줄기가 너무 약하다. 전망대 위에서 3단 폭포의 위용을 감상하기 가장 좋다. 특성상 공산폭포는 낙수 차가 그리 크지 않지만 매끈한 화강암을 타고 흐르는 3단 폭포의 자태가 정말 아름답다.

정면에서 본 공산폭포
좌측에서 본 공산폭포

 

공산폭포 아래로는 내려갈 수 없게 되어 있지만 사진을 찍기 위해 잠시만 내려갔다. 돌이 많고 물 때문에 미끄러워 자빠지기 딱 좋다. 될 수 있으면 안 내려가는 게 좋지만 장노출 사진을 찍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내려가서 최대한 조심하면서 다녔다. 그런데 수량이 너무 부족해서 결과물은 영 신통찮다.

공산폭포 장노출
공산폭포와 맑은 물

 

4. 치산계곡

공산폭포를 지나서도 등산로를 따라 계곡은 계속 이어진다. 본격적인 등산로 시작 전에 출렁다리가 나오는데 이곳의 경치 역시 매우 좋다. 출렁다리 위아래에서, 앞을 보든 뒤를 보든 멋진 계곡의 경치가 쭉 펼쳐진다. 여름에도 이곳까지 올라오는 사람은 하나도 없지는 않으나 그리 많지는 않다.

치산계곡 흔들다리
계곡 아래에서 찍은 흔들다리
흔들다리 위에서 찍은 멋진 풍경
상류쪽 계곡도 예쁘다.
매끈한 화강암을 타고 흐르는 계곡이 멋지다.

 

등산을 계획했다면 여기서 동봉까지도 갈 수 있지만 이날의 목표는 폭포였기 때문에 여기까지만 올라갔다가 그만 내려선다. 아주 옛날 진불암을 지나서 더 올라간 적이 있었는데 계곡이 높은 곳까지 계속 이어졌던 기억이 난다. 기회가 될 때 여기서 팔공산 정상 방향으로 한 번 올라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등산로를 따라 계속 올라가도 물길은 계속 이어진다.
이름은 모르겠지만 너무 예쁜 꽃
올챙이 수만(?) 마리

 

내려오면서 중간중간 계곡 안쪽으로 들어가서 계곡 사진을 담아본다. 어디를 들어가든지 물놀이하기 좋고 계곡은 너무 예쁘다. 참고로 치산계곡은 여름에 물놀이 하기 좋은 것뿐만 아니라 가을 단풍도 너무 예쁜 곳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가을에 치산계곡을 더 많이 찾은 것 같다. 기분 좋은 치산계곡에서 하루를 여기서 마무리한다.

바위의 좁은 틈을 타고 흐르는 소폭
구름다리 아래쪽
이끼 바위를 타고 흐르는 소폭
매끈한 화강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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