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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답사/경북

여름 피서지 군위 동산계곡 트레킹 그리고 정원이 예쁜 카페우즈

by 취생몽死 2022.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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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팔공산의 대표 계곡이라 할 수 있는 치산계곡의 포스팅에 이어 군위 동산계곡 포스팅을 이어가도록 하자. 동산계곡은 팔공산의 북사면 원시림으로부터 발원한 물이 몇 개의 합수곡을 거치며 4km에 달하는 물줄기를 만들어내는 구간을 이른다. 동산계곡은 계곡이 아주 깊고 수량이 풍부하며 경치가 빼어나다. 이렇게 가물었는데도 물이 꽤 많이 흘러내리는 것을 보면 아마도 팔공산에서 수량이 가장 풍부한 곳이 아닐까 싶다.

 

1. 사유지

하지만 동산계곡은 몇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는 사유지 문제로 여기는 계곡을 따라 펜션과 식당이 늘어서 있다. 이들 식당들은 계곡을 따라 평상과 펜스를 설치하고 계곡 진입을 막아놓고 있다. 계곡 어딜 가나 평상 놓고 장사하는 곳은 많이 봤지만 유독 동산계곡은 그 정도가 심하다. 따라서 계곡으로 들어갈 수 있는 진입로가 매우 제한적이다. 또한 이들 식당들은 계곡 수질 악화의 주범이다.

동산계곡의 사유지. 이 사진은 펜션과 식당과는 관련 없는 사진임.

 

2. 쓰레기 천국이 되는 동산계곡

둘째, 동산계곡은 피서철이 되면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 이번에 방문했을 때도 계곡 곳곳에 쓰레기가 너무 많이 버려져 있었다. 말 그대로 난장판 피워놓고 가는 개진상들의 천국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생수통, 장난감, 비닐 봉지 등 온갖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다. 군위군은 정리를 좀 하든가, 쓰레기 버리는 인간들 벌금을 때리든가, 못 버리게 방송을 내보내든가, 무슨 조치를 좀 취해야 될 것 같다. 팔공산을 관리하는 지자체 가운데 군위군은 정말 가장 최악이다.

동산계곡에 버려진 쓰레기. 이건 빙산의 일각일 뿐.

 

3. 사방댐

마지막으로 계곡을 따라 설치되어 있는 사방댐 문제이다. 사방댐은 집중호우 시 홍수를 예방하고 토사가 하류로 쓸려내려오는 것을 막기 위한 인공 시설물인데, 기능적인 면 외에 환경적인 면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 사방댐은 상류와 하류 간 수중 생물의 이동을 단절시키고 있으며, 물 흐름을 막기 때문에 고인 물을 썩게 만든다. 그나마 동산계곡은 수량이 많아 물이 가둬지는 빈도는 적지만 아주 영향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게다가 사방댐은 계곡의 경관을 해치는 자연과 인공의 완벽에 가까운 부조화, 흉물 그 자체이다.

동산계곡의 사방댐

 

이런저런 문제가 있다지만, 역시나 가장 큰 문제는 쓰레기 문제가 아닐까 싶다. 가장 간단한 해결 방안은, 어떤 대책을 마련하기보다는 피서객 각자 가져온 것들을 도로 다 가져가는 것이다. 제발 물놀이 와서 먹고 쓰레기는 그 자리에 고이 냅두고 가는 양심에 털 난 짓 하지 말자.

 


 

동산계곡 트레킹

사설이 길었다. 하류인 동산교에서부터 트레킹을 시작했는데, 중간중간 계곡을 따라 진입하기 힘든 구간이 많았다. 나는 트레킹을 한 거지만 내용을 참고하면 물놀이 가시는 분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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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롯가에 핀 능소화

 

- 시작은 동산교에서

동산펜션 간판과 도솔암 표지석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가면 동산교가 보인다. 동산교 옆 식당과 이어지는 곳에 내려갈 수 있는 길이 있다. 계곡으로 내려가면 매끈한 화강암을 타고 물이 꽤 많이 흘러내려간다. 계곡을 따라 올라갔지만 얼마 못 가고 이내 갈대와 바위에 가로막힌다. 발이 젖지 않고는 진행이 불가능해 다시 도로로 나왔다.

도솔암 표지석과 동산교
동산교 아래 계곡과 평상 시설

 

하지만 여기서 주차장까지는 모두 사유지, 계곡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원천적으로 없다. 그냥 주차장까지 가서 계곡으로 내려가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5 ~ 10분을 걸어 주차장에 도착, 계곡으로 내려갈 수 있는 사유지가 아닌 유일한 곳이다.

도로에서 본 동산계곡의 경치. 폭포가 보이고 멀리 팔공산 주능선이 조망된다.

 

-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은 쓰레기

계곡에 내려가자 마자 쓰레기가 기분 나쁠 정도로 눈에 많이 띈다. 도대체 왜 계곡에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걸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여기는 넓고 매끈한 화강암과 물이 많이 흘러서 놀기에 무척 좋은 곳이다. 하지만 명당일수록 덩달아 쓰레기도 많아지는 건 아이러니다.

동산계곡의 예쁜 경치
하지만 멀리서 봐도 쓰레기가 보이는 동산계곡

 

폭포가 있는 곳까지 아래로 쭉 내려가봤다. 화강암을 타고 흐르는 물줄기는 군데군데 소를 형성하는데 깊은 곳도 꽤 많다. 경치는 정말 좋다. 다만 주말과 휴일이 되면 여기는 물 반, 사람 반이 되고 물도 탁해진다. 날이 많이 가물었는데도 폭포에서 물이 꽤 많이 떨어진다. 전방에 사방댐이 보이고, 다시 돌아가서 계곡을 따라 계속 올라간다.

놀기 좋은 동산계곡의 소
하지만 딱 봐도 여기는 깊다.
동산계곡의 폭포

 

좁은 바위틈을 타고 흐르던 물줄기가 소를 이루는 모습이 기가 막히다. 오른쪽으로는 식당이 늘어서 있다. 여기서부터 발을 그냥 물에 담가버렸다. 발이 물에 닿지 않고 진행하기는 불가능하고 오히려 더 위험하기도 하다. 계곡 트레킹은 땅에 박히지 않은 돌이 가장 위험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고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밟았을 때 움직여서 중심을 잃고 넘어지기 십상이다.

바위틈을 타고 흐르는 동산계곡
물은 바위틈을 가르고 소가 된다.

 

- 다시 도로로 이동

계속 가다 보면 굴다리 같은 곳이 나오는데, 여기서부터 더 이상 갈 수 있는 길이 없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엄청 깊은 소가 있고, 들어가 보지 않아서 그 깊이는 알 수 없지만 그냥 위에서 보면 시커멓다. 혹시나 아이가 있는 분들은 위험해서 여기서는 놀지 않는 게 좋아 보인다.

여기서 다시 도로로 나가야 한다.
왔던 길을 뒤돌아본 경치
이렇게 보면 별로 깊어 보이지 않지만
이렇게나 시퍼렇다.

 

다시 도로 밖으로 나오는데 텐트용인지 뭔지 모를 데크가 설치되어 있고 동산계곡식당이 나온다. 아마도 식당 측에서 설치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 주변에도 이상한 사유지 시설물들이 많이 보인다.

동산계곡식당과 나무데크

 

도로에서 옆길로 빠져 다시 계곡으로 진입했지만 겹겹이 사방댐이 건설되어 있고 갈대가 무성하다. 사방댐 주위로는 이렇게 풀이 무성하게 자라는데 아마도 물이 고이고 육상화 되는 게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다.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어 다시 도로로 나온다.

사방댐과 갈대로 뒤덮혀 있어 더이상 진행이 불가능하다.

 

- 영락수련원

동산계곡식당은 합수곡 지점으로 영락수련원 쪽으로도 작은 계곡이 이어진다. 동산계곡보다는 작고 조용한 곳으로 여기도 사람이 전혀 없지는 않다. 이유는 어김없이 여기서도 쓰레기가 발견되기 때문이다. 이날은 무려 깨진 소주병 발견. 아무튼 조그만 폭포도 있고 무지 조용하고 아담하다.

동산계곡 영락수련원 간판
영락수련원 쪽 계곡
깨진 소주병
영락수련원 쪽 계곡과 작은 폭포
업장도 이런 진상 짓을. 다음에 갈 때 지워버려야지.

 

여기서 한참을 쉬다가 다시 길 아래로 이동하여 동산지로 가봤다. 동산지 쪽으로도 물길이 있는데 위쪽은 과수원 농장이라 길이 막혀있다. 아마도 사과 농사를 짓는 듯, 어린 사과나무가 보인다. 동산지는 아무래도 위에 농가가 있어서 물이 탁해 보인다.

동산계곡의 동산지
동산지 아래에도 텐트족이 있다.

 

- 동산계곡 상류와 사방댐

동산계곡에서 물놀이할 수 있는 최상류 지점으로 향했다. 이곳도 사유지이고 원래는 무단출입이 금지된 곳인데 언제부터인가 이곳 주인장께서 진입로를 개방해주셨다. 경고문도 보이고 숨어서 뭐를 할 수 없는 곳이라 여기는 그나마 쓰레기가 눈에 덜 띈다. 그리고 상류라서 확실히 물이 아래쪽보다 더 맑고 깊이도 깊다.

동산계곡 상류의 매끈화 화강암과 예쁜 경치
동산계곡 상류 사방댐 방향
여기는 소가 깊고 넓다.
상류 쪽 사방댐

 

상류로는 깊은 산골짜기로 이어지고 사방댐도 겹겹이 보인다. 사방댐 하나를 넘어서 상류로 올라가니 맑은 물이 계속 내려온다. 더 가보고는 싶지만 여기까지 오는데 체력을 많이 빼서 그만 트레킹을 마친다. 도로로 나오니 전방에 팔공산 동봉의 뾰족한 암봉이 매우 멋져 보이고, 이곳의 고도가 꽤 높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사방댐 위, 물길이 위로 계속 이어진다.
사방댐 위에서 본 계곡의 모습
사방댐 너머 상류
도로에서 본 팔공산 동봉의 모습

 

 

정원이 예쁜 카페우즈

동산계곡 인근에 카페우즈라고 하는 괜찮은 카페가 하나 있다. 카페 건물이 크지는 않지만 외부 정원이 넓고 예쁘게 잘 꾸며진 게 특징이다. 커피 맛도 괜찮고 디저트도 맛있다. 이날 카푸치노와 어.. 이름을 까먹어 버렸는데 아무튼 맛있었다.

카페우즈
카페우즈 입구와 정원
카페우즈의 디저트와 카푸치노

 

동산계곡에서 힘을 빼고 카페우즈에서 쉬면서 커피를 마시니 피로가 싹 풀리는 듯하다. 사실 여기도 사람 엄청 많이 몰리는 곳인데, 평일이라 사람이 없어서 혼자 전세 낸 것 같아 너무 좋기도 했다.

카페우즈의 정원

 

정원 옆으로는 동산계곡의 물이 남천이 되어 흐르고 있어 운치도 느껴진다. 30도가 훨씬 웃도는 날씨였지만 밖에 있어도 그리 덥지 않았다. 게다가 따뜻한 카푸치노를 마시고 있는데도 말이지.

 

카페우즈 아래 계곡
폭포. 물이 거의 떨어지지 않는다.

 

정원 한쪽에 능소화가 너무 예쁘게 펴 있다. 그러고 보니 어느덧 능소화가 피는 계절이 모르는 사이 다가와 있었다. 땅을 향해 축 늘어지는 주황색 능소화가 너무 예쁘다.

카페우즈의 능소화
주황색의 예쁜 능소화

 

카페에서 나와 돌아가는 길, 하늘이 흐려서 그런 것일까, 고가도로 아래를 흘러가는 하천이 조금은 삭막해 보인다.

군위 남천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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