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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답사/경북

경북 예천 최대 사찰 용문사 - 국보 유물 윤장대를 찾아서

by 취생몽死 2021.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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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천 초간정에서 지근거리에 있는 용문사로 향했습니다. 내비로 찍으니 초간정에서 용문사까지는 불과 7분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였습니다. 전국에 용문사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절은 알게 모르게 정말 많은데 지금까지 제가 봤던 것만 해도 예천 용문사를 포함해서 총 3개였습니다. 경남 남해에 가면 금산 보리암 다음으로 유명한 사찰이 호구산(납산) 기슭에 자리한 용문사이며 대구에도 달성군 화원읍 화원자연휴양림 끝에 용문사라고 조그만 절이 있습니다. 달성 용문사는 역사가 그리 깊지 않은 절이지만 남해 용문사는 남해 관광에서 결코 빠지지 않을 만큼 경치가 좋고 역사도 깊은 사찰입니다. 개인적으로도 남해 용문사는 몇 번에 걸쳐 방문했을 정도로 좋아하는 절입니다. 그러면 예천 용문사는 어떨까요?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용문사일주문
용문사 일주문. 현판에는 소백산이라고 적혀있다.

 

예천 용문사는 정말 일말의 기대감도 없이 방문했습니다. 단순히 초간정에 갔다가 이정표에 용문사라는 절이 가까이 있길래 들렀다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빨리 선몽대로 가서 답사 일정을 마무리지으려고 했는데 중간에 용문사가 잠시 끼인 형국인 거죠. 결론적으로 말하면 초간정과 용문사를 연계하는 답사가 선몽대로 향하는 것보다 훨씬 값지다는 것입니다. 초간정과 마찬가지로 용문사 역시 소백산과 월악산 지맥인 용문사 자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처음에 이 용문사라는 절을 그냥 시골에 위치한 조그만 절쯤으로 생각했는데 차로 올라가다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경사진 도로를 계속 올라가면서 길 오른쪽으로는 깊은 계곡물이 흘러내려가고 있었고 산세가 동네의 야산이 아니라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산이었습니다. 지금이야 그 산이 용문산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이 당시에는 약간 의외였죠.

용문사
극락보전에서 내려다본 용문사 경내

 

아무튼 그렇게 주차장까지 올라오니 방문객으로 보이는 차량은 한 대도 보이지 않습니다. 올라올 때부터 도로가 정말 한산했는데 올라와서도 역시 한산했습니다. 그리고 용문사는 별도로 입장료를 받지 않습니다. 조금 있다 이야기하겠지만 용문사는 국보와 보물급 문화재가 꽤 있는데 왜 입장료를 받지 않는 걸까요? 보통 관광객이 몰리는 산에는 으레 문화재 관리비 명목으로 입장료를 받으면서 문화재도 없는 절에서는 문화재 관리비를 받고 정작 문화재가 많은 절에서는 문화재 관리비를 받지 않는다? 거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는 거죠.

용문사
용문사 회전문 바깥쪽

 

용문사
주차장에서 경내로 오르는 길

 

주차하고 담장이 쳐진 길로 올라가니 바로 용문사 경내로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차로 올라올 때 이미 짐작했지만 생각보다 큰 규모에 조금 놀랐습니다. 경내에는 중심 법당인 보광명전을 비롯한 10여 채의 법당으로 이루어져 있고 중심에는 동서탑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경내의 우측 끝에는 용문사를 대표하는 윤장대를 보호하는 대광전이 위치해 있고 보광명전 위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극락보전에 이르게 됩니다.

용문사
용문사 경내

 

용문사
용문사의 넓은 마당

 

용문사
삼층석탑과 용문사 전경

 

보광명전
보광명전

 

 

대장전과 누각인 자운루를 제외하면 문화재로 지정된 건물 없이 많은 건축물들이 근래에 지어진 것이나 절의 위세는 조계종 본사 못지않습니다. 참고로 예천 용문사는 김천 직지사의 말사입니다. 아무튼 이 용문사에 제가 왔다가 떠날 때까지 단 한 사람도 마주치지 못했습니다. 답사객은 그렇다 쳐도 절에 기거하는 사람들은 마주칠 법도 한데 전혀 그렇지 못했습니다. 덕분에 뭐 아주 여유 있게 찬찬히 둘러볼 수 있었으나 너무 조용해서 적막함까지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다만 제가 차를 몰고 나올 때 답사객인지는 모르겠으나 차 두 대가 절 안으로 들어가더군요.

대광전
대광전

 

윤장대
우측 윤장대

 

윤장대
좌측 윤장대

 

대장전은 맞배지붕 다포집으로 1173년(고려 명종 3)에 지어진 후 여러차례에 걸쳐 중수되었습니다. 대장전 안에 있는 윤장대는 좌우 하나씩 배치되어 있으며 불교 경전을 보관하는 국내 유일의 회전식 경장입니다.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도 이 윤장대를 한 번 돌리면 경전을 읽은 것과 같은 공덕이 생긴다 하여 많은 사람들의 종교 활동의 도구가 되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돌리지 못하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진도 찍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무도 없길래 그냥 찍은 겁니다. 솔직히 특히 DSLR은 이거 찍는다고 해서 훼손되거나 그러지 않는데 촬영 금지는 정말 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윤장대는 그 기능을 전혀 모르고 봐도, 이게 뭐하는 물건인지 몰라도 심미적으로 정말 아름답다고 느끼게 됩니다. 대장전과 윤장대는 통합하여 국보 328호로 지정되었는데 정말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광전
용문사 대광전

 

윤장대
용문사 윤장대

 

대장전 안에는 보물 한 점이 더 있는데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과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으로 각각 보물 제989-1호와 보물 제989-2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은 서방 정토 극락세계의 주인이 되는 부처를 형상화하였으며 중앙의 아미타여래좌상 좌우에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안치되어 있습니다. 대장전 후불벽 앞에는 목조아미타여래설법상이 설치되어 좌우에는 구름무늬 조각을 덧붙여 장엄하게 장식하였습니다. 그 외에 대광전 맞은편에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476호인 용문사 자운루가 있습니다. 자운루는 대장전과 대향하고 있는 박공지붕의 이층 누각으로 임진왜란 당시 승병들의 회담장이었으며, 승속들이 승병들을 돕기 위해 짚신을 만든 호국의 장소라고 합니다.

용문사대광전
용문사 대광전

 

용문사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
용문사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

 

용문사목조아미타여래설법상
용문사 목조아미타여래설법상

 

대광전
대광전

 

용문사자운루
자운루

 

문화재 답사를 마치고 회전문 아래로 내려오다보니 용문사 서쪽 기슭에서는 계곡물이 졸졸 흘러내려오고 산중이라 그런지 여기는 벌써부터 잎이 노르스름하게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의외의 장소를 발견한 기분은 늘 설레기 마련입니다. 성주에서 세종대왕자태실을 만났을 때도 이와 비슷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해가 서서히 서쪽으로 넘어가니 더 늦기 전에 선몽대로 향합니다.

용문사
해가 서쪽으로 기울고 있다.

 

용문사
용문사 회전문

 

용문사
용문사의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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