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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답사/부산 경남

남해 망운산 철쭉 산행(4월 27일) - 화방사 원점회귀 코스

by 취생몽死 2022.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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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도 최고봉 망운산 산행

아름다운 보물섬 남해도는 국내에서 산지 비율이 가장 높은 섬답게 바다 못지않게 산으로도 유명합니다. 남해의 명산 금산과 군립공원 호구산, 그리고 설흘산, 망운산은 모두 300대 명산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이렇게 남해의 산들은 공통적으로 한려해상의 아름다운 절경을 만끽하며 산행할 수 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남해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자 한국의 섬산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산인 망운산은 남해바다의 절경에 5월이 되면 정상부 산 등성이가 분홍빛으로 물드는 철쭉이 더해집니다. 그리고 망운산 기슭에는 용문사, 보리암과 더불어 남해 3대 사찰인 화방사가 자리하고 있으니 등산 전후 둘러보기도 좋습니다.

망운산 정상부 철쭉

 

원래 서상마을의 서면사무소를 들머리로 삼고 화방사로 내려오는 코스를 계획했으나 사정상 그렇게 하지 못하고 화방사에서 시작해서 원점 회귀하는 코스를 택했습니다. 개략적인 산행 순서는 화방사 → 삼거리(철쭉 군락지) → 정상 → KBS 송신소(상봉) → 삼거리 → 망운사 → 화방사 순으로 정했습니다.

화방사 일주문과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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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방사에서 출발

차량은 화방사 절 입구 주차장에 편하게 주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차장 한켠에는 먼지털이와 물 나오는 깨끗한 화장실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화방사 입구에는 망운산으로부터 발원한 계곡이 시원하게 흘러내립니다. 망운산은 호구산과 함께 생각보다 계곡 수량이 풍부한 산입니다. 경내로 들어서서 대웅전 쪽으로 간 후 '등산로 방향'이라는 표지판을 따라 들머리로 향합니다. 약사여래대불을 지나 삼성각 마당에 올라서면 바로 망운산으로 가는 계단이 보입니다.

망운산 화방사 주차장 화장실

 

화방사 경내와 약사여래대불

 

등산을 하기 전 먼저 화방사를 둘러봤습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사찰의 유래가 그렇듯이 화방사 역시 원효에 의해 창건되었다는 설이 전해집니다. 원효에 의해 창건된 최초의 사명은 화방사가 아니라 연죽사였으며, 고려 중기에 와서 혜심에 의해 영장사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임진왜란 당시 승병의 근거지로 사용된 영장사는 화재로 전소되었고, 이후 인조 때에 이르러 새로 짓게 되는데, 이때 이름을 화방사라 하였습니다. 화방사에서 문화재로 지정된 당우는 경남 문화재자료인 채진루가 유일하며, 유형문화재였던 대웅전은 1981년 10월 화재로 소실되어 1984년 12월 복원되면서 지정 해제되었습니다.

화방사 대웅전

 

보통 절의 누각은 금당으로 들어가는 관문으로, 뚫려 있기 마련인데 화방사 채진루는 이상하게 막혀있습니다. 대웅전과 마주 보고 있는 채진루는 금당에서 보면 전혀 누각처럼 보이지 않는 일반적인 건물처럼 보입니다. 대웅전은 원래 보광전이었지만, 복원되면서 대웅전으로 고쳐지게 되었습니다. 채진루 뒤쪽에는 천연기념물인 산닥나무가 있습니다. 조선시대 절은 조정의 공역으로 종이 생산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절 주위에 산닥나무가 자생하는 것으로 봐서 화방사 역시 마찬가지의 케이스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어느 것이 산닥나무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멀리서 보니 가지 끝이 조금 처진 나무가 여럿 있던 게 그것이 아닐까 짐작됩니다.

화방사 채진루의 앞과 뒤

 

천연기념물인 화방사 산닥나무

 

임도 삼거리까지 차량으로 이동 가능

화방사를 둘러본 후에 등산을 시작합니다. 망운산은 해발 784.9m로 1,000미터급 산은 아니지만 고도가 거의 0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고도 300 ~ 400m에서 시작하는 1,000미터급 산과 거의 난이도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섬산 특유의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부터 이어집니다. 쉽게 봤다간 큰코 다치는 게, 철쭉 군락이 시작되는 해발 650m 지점까지 거의 쉴 사이 없이 오르막이 이어집니다. 다행인 점은 돌부리가 많이 튀어나와 있기는 하지만 암릉 길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임도를 이용해 철쭉 군락지인 삼거리까지 차를 가지고 올라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그렇게 하면 재미가 없으니 화방사에서 시작했습니다. 짧은 등산을 원하시는 분은 삼거리까지 차를 가지고 가시면 됩니다.

망운산 삼거리 철쭉 군락지

 

 

중간에 당이 떨어져 두통이 올라와 얼른 초코바 하나랑 물을 마시니 바로 회복되었습니다. 여기 오실 때 저처럼 초코바 두 개 정도는 챙겨가는 게 좋을 겁니다. 짧은 구간의 안부 몇 개를 제외하고 정말 질릴 정도로 오르막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리고 암괴류 지형이 많아 돌멩이가 엄청 많은 것도 짜증납니다. 그리고 이 망운산에서는 산행을 어렵게 만드는 복병 하나를 만나게 되는데, 바로 날파리들입니다. 어느 산을 가든지 날파리는 늘 따라붙게 마련이지만 망운산 날파리는 좀 심한 거 같고, 크기도 더 큰 거 같습니다. 초코바와 함께 두 번째 팁으로 해충 퇴치제 필수적으로 챙겨 가십시오.

이런 돌길 오르막이 끝없이 이어진다.

 

망운사와 정상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오면 정상 쪽으로 향합니다. 조금 더 가면 나무 계단이 시작되는데 삼거리까지 가는 마지막 계단입니다. 그나마 계단이 걷기에는 더 편합니다만 역시나 지루할 정도로 오래 올라가야 합니다. 드디어 그 끝이 보이고 로터리로 튀어나오면 철쭉 군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여기는 흔히 삼거리라고 명명하지만 자세히 둘러보면 임도와 등산로 포함하여 오거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계단길을 오르면 삼거리에 다 왔다.

 

불행한 건 이게 정상이 아니라는 것이고, 여기서부터 정상까지는 0.7km, KBS중계탑까지는 2km를 더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정상까지 가는 것도 그닥 쉬운 등산은 아니고, 정상에서 KBS중계탑까지 가는 데는 중간에 준암봉 하나를 넘어 꽤 오래 걸어가야 할 정도로 만만한 산이 아닙니다. 정상에서 KBS중계탑을 바라보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드는데, 저도 겨우 참고 목적지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망운산 철쭉 군락지

 

이 암봉을 넘어야 상봉에 갈 수 있다.

 

철쭉 군락지에서 망운산 정상으로

5월 1일 아침 9시에 2022년 망운산 철쭉제 및 등반대회를 한다는 현수막이 한쪽에 걸려있습니다. 아무튼 철쭉 군락지를 지나서 다시 등산을 시작합니다. 길 양옆으로 핀 철쭉의 진분홍색이 참으로 예쁘지만 날씨가 가물어서인지 피지 못하고 고사하는 꽃봉우리도 보입니다. 철쭉은 삼거리에서 시작해서 KBS중계탑이 있는 상봉까지 사면을 따라 이어지며 정상부 산등성이에 핀 철쭉은 능선길보다 임도에서 더 잘 보입니다. 현재 망운산 철쭉은 완전히 피지 않은 상태이고, 5월 초가 되면 만개할 것으로 보입니다.

망운산 철쭉제, 등반대회 현수막

 

망운산 상봉의 송신탑과 능선, 그리고 붉은 철쭉

 

철쭉의 은은한 향기가 코끝으로 전해지고, 꿀을 따러온 벌들의 윙윙 소리가 온 철쭉 군락을 뒤덮습니다. 중간 전망대에 올라서니 남해바다의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서쪽으로는 여수의 해안가와 광양제철소가 내려다보이고, 동쪽으로는 강진만과 호구산군립공원이 조망됩니다. 정상을 향해 산행을 계속 이어나갑니다. 좌우로 핀 철쭉을 카메라에 담으니 그림이 예쁘게 나오고, 진달래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철쭉의 진가를 알게 해 줍니다. 그런데 이날 날씨가 안 좋아서 가시거리가 너무 안 나와 아쉬웠습니다. 미세먼지에 옅은 구름까지 끼어 몇 백 미터 앞도 뿌옇게 보일 정도였습니다. 특히 서쪽 방향의 시계는 더욱더 헬.

망운산에서 본 여수와 광양제철소

 

망운산 철쭉, 중간에 호박벌 한 마리가 찍혔다. PC로 봐야 보일 듯.

 

망운산 철쭉길

 

망운산의 철쭉과 편백나무, 그리고 한려해상 이순식 순국공원 주변

 

정상으로 갈 수록 점점 돌이 많아지더니 드디어 뻥 뚫린 하늘이 나타나고, 망운산 정상석이 눈에 들어옵니다. 정상 조망 뷰 안내판에는 지리산, 백운산까지 표시하고 있지만, 언감생심 여수 영취산도 겨우 보일 정도입니다. 희미하게 하동 금오산과 노량대교가 보이고, 그 아래 한려해상의 작은 섬들이 점점이 떠 있습니다. 동쪽으로는 강진만과 창선교 일대, 호구산, 송등산, 괴음산 삼형제도 조망됩니다. 좋은 경치를 보여주지만, 단지 대기가 너무 뿌여서 좀 짜증이 납니다. 남쪽으로는 앞으로 가야 할 상봉으로 가는 능선이 길게 뻗어 있습니다. 상봉까지 갈 생각을 하니 한숨부터 나옵니다.

정상에 거의 다와가서

 

망운산 정상석

 

망운산에서 본 금오산과 노량대교

 

정상부와 바다 조망은 금산과 호구산에 비하면 조금 뒤쳐진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이유는 날씨가 좋지 않아 기분 상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망운산에서 조망되는 광양만과 강진만의 풍경이 호구산과 금산에서 볼 수 있는 앵강만과 미조, 상주 같은 아름다운 남해도의 해안선에 못 미친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호구산 방면의 산줄기와 관대봉 부근의 산세는 꽤나 멋집니다.

호구산 군립공원도 조망된다.

 

정상을 떠나 기다란 능선을 타고 KBS중계탑이 있는 상봉으로 향합니다. 길이 지루할 것 같지만 올록볼록 솟아있는 바위들이 능선을 아기자기하게 장식하고 있습니다. 상봉까지는 걷기 좋은 부드럽고 드넓은 능선이 이어집니다. 드디어 상봉에 도착, 멀리서 보이는 것과 똑같이 상봉에는 KBS 송신소가 자리하고 있고, 헬기장이 있습니다. 상봉에는 별다른 조망이나 볼거리는 없는 듯합니다.

망운산 정상 능선 철쭉

 

망운산 정상 능선 상의 기암과 바위

 

망운산 능선 상의 철쭉과 바다

 

바위와 멀리 보이는 중계탑

 

망운산 정상부의 오밀조밀한 바위들

 

 

임도로 하산, 암괴류와 망운사

돌아가는 길은 왔던 길로 가지 않고 송신소 우측으로 나 있는 시멘트 임도로 내려갔습니다.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올라오며 거쳐간 삼거리에 닿게 되는데, 왜 오거리인지 알게 됩니다. 여기서 망운사에 들렀다 가기로 합니다. 삼거리에서 망운사까지는 0.7km 정도의 짧은 거리입니다.

망운산 헬기장과 지나온 능선

 

KBS 송신소 우측 임도

 

임도에서 본 철쭉과 기암

 

삼거리로 가는 임도

 

임도에서 만난 영산홍

 

길 중간에 산 정상부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암괴류를 만나게 됩니다. 망운산의 암괴류는 호구산과 금산의 것보다 규모가 큽니다. 비슬산 암괴류의 규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광범위한 면적에 형성된 너덜겅의 모습이 상당히 멋집니다. 암괴류와 바다가 함께 하는 풍경도 상당히 이채롭습니다. 개인적으로 망운산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은 철쭉 군락지보다 바로 이 너덜겅 지대입니다. 약수가 나오는 석조에 손을 담가보니 물이 얼음장입니다. 너덜겅 위에 서 있으니 아래로 흘러가는 물소리가 들립니다. 이 높은 지대에 어떻게 물이 흘러내려가는지, 자연은 정말 신비롭기 그지없는 것 같습니다.

망운산 암괴류

 

망운산 암괴류와 계곡

 

약수가 시원하다

 

너덜겅이라고도 하는 암괴류

 

 

정작 망운사는 크게 볼 것이 없습니다. 고려시대에 창건한 사찰이라고 하지만 정확한 내력은 알 수 없고, 중창을 하면서 망운암에서 망운사가 되었습니다. 특별한 문화재나 유물은 없습니다. 지나가면 중병을 낫게 해 준다는 돌로 만든 일주문만이 특별하고 아름답게 기억됩니다.

망운사 경내

 

중병을 낫게 해준다는 돌 일주문

 

도로 옆에 있는 커다란 건물 난간으로 가서 남해의 풍경을 담은 다음 하산을 시작합니다.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조금 지루합니다. 대신 끝없는 내리막길이라서 내려가는 것은 금방입니다. 화방사로 내려와서 오늘의 산행을 마칩니다.

망운암에서 본 망운산과 남해바다 경치

 

이건 정상에서 내려다본 망운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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