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서원이라고 하면 한 여름에는 더워서 가기가 꺼려지죠! 낙동강이 흐르는 안동의 병산서원도 6월이면 이미 찜통더위가 시작되는데 영천 임고서원이라고 다를까요? 그래서 제가 시험 삼아 7월에 임고서원을 다녀왔습니다. 기온은 30도가 넘어갈 정도로 더웠고요, 하지만 더위를 비교적 잘 견디는 저는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서원 안에는 경상북도 기념물 63호인 은행나무 보호수와 더위를 피할 만한 그늘이 꽤 되고, 조옹대 위는 바람이 많이 불더라고요. 그리고 너무 더우면 포은유물관에 들어가서 에어콘 바람에 더위를 식혀도 됩니다. 지금은 임고서원 주변에도 카페가 많이 생겨서 서원 구경을 다 하셨다면 길 건너 카페로 가서 시원한 커피 한 잔 하기도 좋아요. 저는 서원 바로 맞은편에 있는 나무그늘 카페에 들렀습니다.
차는 서원 안에 무료 주차장에 대시면 되고요. 저는 주차장에서 나와서 언덕 꼭대기에 있는 전망대인 조옹대부터 올라가 봤습니다. 계단을 타고 조금만 올라가면 되었고, 임고서원과 은행나무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였습니다. 높지는 않지만 그래도 언덕 꼭대기라 그런지 주변 지역도 멀리까지 전망되더군요.
조옹대에서 내려와 포은유물관으로 가려고 했지만 방역 중이라 잠시 후 다시 오기로 하고 바로 옆 선죽교 쪽으로 갔습니다. 선죽교는 북한 개성에 있는 다리로 정몽주가 이방원에게 살해된 장소인데 왜 여기에 선죽교가 있는 걸까요? 그 이유는 임고서원이 포은 정몽주를 추모하기 위해 명종 때 세운 사액서원이기 때문입니다. 임고서원 역시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되었다가 1965년에 복원된 케이스입니다. 그 이후 서원을 계속 증축하면서 북한의 선죽교와 똑같은 모양과 크기의 선죽교를 여기에 만들게 된 것이죠. 아무튼 선죽교 사진을 찍고 은행나무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햇빛이 자꾸 구름에 가려 사진 찍기 너무 짜증스러웠어요 ㅋ.
나무의 형세는 도동서원 은행나무보다 좀 못하지만 임고서원 은행나무도 정말 크긴 크더군요. 가을에 노랗게 물들면 이 나무도 예쁠 것 같습니다. 한 여름 땡볕 아래서 사진 찍기란 정말 쉬운 게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 견딜만했습니다. 그다음 서원 안쪽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서원 구경이 보통 그렇듯이 정작 안에는 별로 볼 것이 없어요. 여기도 신서원 안에만 둘러볼 수 있게 되어 있고 나머지는 문이 잠겨 들어갈 수 없습니다. 신서원 건물 툇마루 앞에 앉아서 조금 쉬었습니다. 바람이 부니 정말 시원하더군요.
서원을 나와서 포은유물관으로 가보니 방역이 끝났는지 문이 열려 있습니다. 방문자 기록부에 기록을 하고 들어갔습니다. 유물관 안은 3분 만에 다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정말 작습니다. 그런데 에어컨이 너무 시원해서 천천히 있다가 나왔네요.
임고서원 옆으로 물길을 터서 물이 흐르도록 만들어 놓았는데 연못도 만들어져 있습니다. 유물관을 나오니 연못에 분수를 틀어놓았네요. 연못은 암벽 밑으로 형성되어 있고 암벽 위에 조옹대가 보입니다. 연못 옆에도 카페가 있던데 길 건너 나무그늘 카페로 갔습니다. 나무그늘 카페가 2층까지 있고 좀 커 보였어요. 커피를 마시며 더위를 식힌 다음 임고서원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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