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구수목원에서 마비정벽화마을까지 걸어서 가보기로 합니다. 중간 기착점은 삼필봉으로 하고, 수목원 서한이다음을 들머리로 잡았습니다. 인근에 공영주차장도 있고 수목원 입구 앞 길가에 주차할 공간은 많습니다. 입구에서 2문 쪽으로 가서 남평문씨본리세거지 이정표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계속 오르다보면 마비정벽화마을과 남평문씨본리세거지 갈림길이 나옵니다. 마비정벽화마을 방향으로 진행하는데, 이 길은 삼필봉 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능선을 따라 나 있는 등산로를 타고 계속 올라갑니다. 중간중간 조망점이 한 번씩 나옵니다.
중간에 사면으로 가는 등산로 갈림길이 한 번씩 나오는데 사면으로 빠지지 말고 계속 능선을 타고 갑니다. 이정표가 나오면 무조건 삼필봉과 마비정벽화마을 방향으로 갑니다. 가는 중에 돌무더기 주변에서 귀여운 다람쥐 가족을 만났습니다. 처음엔 한 마리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세 마리더군요. 세 마리 다 조그만 것이 한배에서 태어난 형제 같았고 따뜻한 봄날 바깥세상이 궁금해 밖으로 잠시 마실 나온 것으로 보였습니다. 사진을 찍은 다음 아기 다람쥐가 놀라지 않게 조용히 지나쳤습니다.
삼필봉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쉼터에 당도했습니다. 분홍색 꽃이 예쁘게 피어 있습니다. 여기서 삼필봉과 마비정벽화마을 가는 길이 갈리게 됩니다. 삼필봉은 여기로부터 300m, 마비정벽화마을은 1.5km입니다. 삼필봉을 찍고 마비정벽화마을로 가기로 합니다.
삼필봉 300m로 얼마 남지 않았다고 얕잡아 봤는데 경사가 장난 아닙니다. 체력이 많이 떨어진 탓도 있지만 급경사 때문에 가다 쉬다를 반복하게 합니다. 전방에 커다란 바위 하나가 보이면 거의 정상에 가까워진 겁니다. 나무 계단을 오르고 나면 해발 468m의 삼필봉 정상입니다. 삼필봉 정상은 일부 시야가 가리기도 하지만 조망이 괜찮은 편입니다. 화원 일대와 달서구 쪽 아파트 단지가 훤히 내려다보입니다. 역시나 요즘 미세먼지가 많아서 전방 시야는 좋지 못해 아쉽습니다.
삼필봉 정상에서 갈림길로 되돌아가 마비정벽화마을로 향합니다.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서 길은 찾기가 매우 쉽습니다. 1.5km 구간이 내리막길이라 그리 힘들지 않게 갈 수 있습니다. 중간에 소나무 군락을 지나갈 때면 매우 시원한데 활엽수 지대에는 좀 더웠습니다. 그런데 삼필봉은 4백 미터급 산임에도 물이 없는 메마른 산이라 산행이 좀 지겹습니다. 아무튼 계속 내려오다 보면 대나무 숲이 나오고 드디어 마을이 보입니다.
마비정벽화마을의 거북바위와 남근바위 쪽으로 나오게 되는데,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고 조용했습니다. 대부분 문을 닫은 상태이지만 농촌체험전시장의 카페와 용문촌두부는 장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용문촌두부에서 두부와 된장을 사 먹어 본 적이 있는데, 좀 비싼 감은 있지만 정말 맛있습니다. 겹벚꽃이 예쁘게 피어있고, 라일락의 향기가 너무 향기롭습니다.
이제 집에 가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고, 여기서 버스를 타고 수목원으로 이동하기로 합니다. 마비정벽화마을은 달성2번 종점입니다. 배차시간이 약 2시간 간격으로 있으니, 적당히 시간을 맞춰 타고 가서 화원에서 다시 갈아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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