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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답사/경북

경주 조용한 곳 - 나원리 오층석탑과 진덕여왕릉, 명활성

by 취생몽死 2022.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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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주 나원리 오층석탑

(위치) 경북 경주시 현곡면 라원리 676

(입장료) 무료 / 주차장 있음


경주 시내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현곡면에 문화재 답사할 만한 곳이 두 군데 있습니다. 바로 나원리 오층석탑과 진덕여왕릉으로 이 두 곳은 사람이 거의 찾지 않는 매우 조용한 곳입니다만 길이 협소해 주의 운전이 필요합니다. 먼저 나원리 오층석탑부터 가보겠습니다.

경주 나원리 오층석탑

 

내비게이션에 나원리 오층석탑을 입력하고 가면 잘 찾아줍니다만 도착 전 500m 전에 다리 앞에서 약간 길이 헛갈리니 그것만 주의하면 되고, 500미터의 길이 많이 좁기 때문에 조금 조심하면서 운전해야 합니다.

 

나원리 오층석탑 앞에는 주차장이 있습니다. 그러니 멀리 차를 대고 걸어갈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처음 찾아갈 때 주차장이 없는 줄 알고 마을에 차를 대고 걸어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나원리 오층석탑과 가을

 

주차장에 도착하면 바로 석탑이 보입니다. 주차장은 사람들이 오지 않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이 잡풀들로 덮여 있어 이곳이 주차장인지 언뜻 봐서는 잘 구분이 안 갑니다. 아무튼 이날도 나원리 오층석탑에는 저 말고는 사람이 없습니다.

나원리 오층석탑

 

예전에 왔을 때는 더운 날 햇빛이 쨍쨍할 때 와서 별로였는데 이번에는 주변에 가을 단풍이 들어 아주 예뻤습니다. 백탑이라는 별명답게 하얀 탑의 자태가 주변 풍경과 조화되어 너무 아름답습니다. 이 탑은 통일신라시대의 석탑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탑의 재질인 화강암이 유독 흰색을 띠고 있어 ‘나원백탑’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나원리 오층석탑의 풍경
나원백탑이라고 불리는 나원리 오층석탑

 

나원리 오층석탑 옆에는 나원사라는 아주 작은 절이 하나 세워져 있습니다. 내려가서 보니 법당 하나에 스님이 기거하는 것으로 보이는 컨테이너 하나의 매우 단출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생활한 흔적은 보이나 인기척은 없고 매우 조용했습니다.

경주 나원사 법당
나원사의 절마당

 

2. 경주 진덕여왕릉

(위치) 경북 경주시 현곡면 오류리 산48

(입장료) 무료 / 주차장 있음


경주 진덕여왕으로 비정된 고분으로 이동했습니다. 진덕여왕릉 가는 길 역시 도로가 좁기 때문에 농번기일 때는 특히 운전에 주의해야 합니다. 진덕여왕릉 가는 길에는 전답이 많은데 지금은 추수가 모두 끝나고 볏짚을 원형으로 말고 있었습니다. 이 원형 볏짚은 곧 하얀 곤포에 싸여서 초대형 마시멜로라고도 불리는 곤포 사일리지로 변신할 겁니다.

진덕여왕릉 앞의 전답
볏집말이

 

진덕여왕릉 주차장은 꽤나 넓습니다. 평소에는 주차장에 와보면 거의 텅텅 비어 있는데 이날은 산불 방제 훈련 중이라서 꽤나 시끌벅적했습니다. 아무튼 저는 진덕여왕릉을 가리키는 표지판 쪽으로 걸어가서 산으로 향했습니다.

진덕여왕릉 주차장
진덕여왕릉으로 가는 진입로

 

진덕여왕릉은 입구에서 산길을 따라 채 5분이 안 걸릴 정도로 가깝습니다. 소나무 숲길을 따라서 능을 향해 걸어갑니다. 안태봉 야산의 소나무 숲이 꽤나 운치 있습니다. 올라가다 뒤돌아보니 주차장과 차들이 나무 사이로 보입니다.

진덕여왕릉 가는 길

 

5분도 올라가지 않아 구불구불한 소나무 뒤로 진덕여왕릉의 모습이 보입니다. 경사면을 삭평하여 평지를 만들고 바깥쪽은 석축을 쌓은 모습인데 축조 당시의 모습 그대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봉분 주위로 십이지신상으로 장엄한 호석이 돌려져 있어 왕릉급 무덤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소나무 뒤로 보이기 시작하는 진덕여왕릉
진덕여왕릉 봉분과 석축

 

다만 이 능은 사실상 진덕여왕릉이 아니며, 그 이유는 선덕여왕과 무열왕 중간에 재위한 진덕여왕이 정작 능묘 제도는 신라 하대의 양식을 띠고 있기 때문입니다. 선덕여왕릉과 무열왕릉에 가보신 분은 알겠지만 이 두 무덤에는 십이지신상이 조각되기 이전의 호석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진덕여왕릉 역시 이들의 능묘 제도와 비슷한 구조여야 합니다. 경주 지역 고분에 아주 박식하신 지금은 고인이 된 이근직 교수는 이 무덤을 신무왕의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진덕여왕릉과 주변 풍경
진덕여왕릉의 봉분

 

 

진덕여왕릉의 호석의 조각은 거의 평면에 가까운 저부조로 경주 지역의 십이지신상이 장엄된 왕릉 가운데 가장 늦은 시기의 것으로 편년 됩니다.봉분의 크기도 원성왕릉, 헌덕왕릉, 흥덕왕릉에 비교하면 그 크기가 많이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십이지신상이 새겨진 진덕여왕릉의 호석

 

그런데 재밌는 건 이 진덕여왕릉 뒤편에 있습니다. 이곳을 찾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모르고 그냥 지나치겠지만 진덕여왕릉 뒤에 봉긋 솟은 둔덕 역시 사실 무덤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배총으로 능의 주인이 매우 신뢰한 신하 내지 가까운 관계의 사람의 묘이며, 신라 하대에는 이런 식으로 배총을 조성하는 예가 많았습니다.

진덕여왕릉의 배총
뒤에서 본 배총과 진덕여왕릉

 

3. 경주 명활성

(위치) 경북 경주시 보문동 산12

(입장료) 무료 / 주차장 있음


진덕여왕릉에서 철수하려고 하다가 명활성에 들렀습니다. 사실 명활성은 계획에 없었는데 다른 목적이 있어서 잠시 들른 거라 크게 리뷰할 만한 건 없습니다. 근데 명활성도 아주 조금씩 변하고 있더군요.

경주 명활성 성벽
명활성의 가을

 

명활성에서 진평왕릉으로 걸어가는 길도 생기고 산성 탐방로도 있었지만 시간이 늦어져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명활성은 산성의 돌이 계속 쌓여가면서 조금씩 복원이 진행되는 모습이었습니다.

명활성의 성벽

 

그리고 경주 명활성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경주역사유적지구로 지정되었는데 월성, 황룡사, 남산, 대릉원과 달리 매우 알려지지 않았고 찾아오는 사람도 없습니다. 산성 위에 올라서니 저 멀리 악산이 올려다 보입니다. 명활산성을 끝으로 경주 조용한 답사를 마칩니다.

명활성에서 바라본 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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