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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답사/경북

경북 매화 명소 성주 회연서원 - 2023년 매화가 없어욧! (3월 16일)

by 취생몽死 2023.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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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경북 성주군 수륜면 동강한강로 9

(입장료/주차) 무료


회연서원

 

대구에서 가까운, 크게 알려지지 않은 매화 명소 한 군데를 소개하겠습니다. 가야산 자락에 있는 회연서원이라는 곳으로 성주 포천계곡 가는 길에 있습니다. 관광 개발이 거의 되지 않은 곳으로 시골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성주 회연서원
성주 회연서원

 

한강 정구의 업적을 기린 곳

회연서원의 연혁을 간략히 서술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583년(선조 16)에 한강 정구가 세운 회연초당이 회연서원의 모태로서 1627년(인조 5)에 유림들이 정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회연서원을 세웠으며 1690년 숙종으로부터 '회연'이라는 사액을 받은 것입니다. 하지만 1868년(고종 5) 흥선대원군에 의해 훼철되었다가 1974년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되었습니다. 현재 회연서원과 서원 내에 있는 한강 정구 신도비는 경북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한강 정구 신도비
한강 정구 신도비

 

회연서원이 있는 곳은 무흘구곡의 시작점이며, 무흘구곡은 정구가 대가천 절경을 오가며 한시를 짓던 곳입니다. 무흘구곡의 제1곡은 봉비암이며 회연서원은 이 봉비암 아래에 세워져 있고 서원 뒤로 돌아가면 봉비암으로 올라가는 나무계단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무흘구곡은 대가천을 따라 이어지는 9개의 절경에 이름 붙인 것으로 관심이 있으시면 한 번 찾아가 보시기 바랍니다.

성주 대가천 양정교
대가천과 양정교

 

회연서원의 매화

본론으로 돌아와 매화 이야기로 이어나가겠습니다. 회연서원은 서원 사방으로 심긴 매화나무가 꽤 유명하며 대구나 구미 쪽에서 찾아가기 좋은 위치에 있습니다. 대구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갈 수도 있는데, 고령시외버스정류장이나 성주버스정류장으로 가서 고령-성주 농어촌 버스를 타고 양정에서 내리면 됩니다. 다만 자가용 이용에 비해서 시간이 두 배 이상 걸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회연서원 매화
회연서원 매화

 

주차는 회연서원 입구 앞과 담장 옆 막힌 도로에 하면 되고 양정교 다리 옆 둔치에도 주차장이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번에 갔을 때 이 회연서원에 매화가 별로 없습니다. 치솟은 가지를 따라 하얗게 피어있어야 할 매화가 고작 듬성듬성 피어있을 뿐입니다.

회연서원 주차
여기에 주차하면 된다
양정교와 둔치 주차장
회연서원 매화
가지를 모두 쳐버린 매화나무. 너무 짧게 가지치기한 건 아닌지.

 

자세히 보니 작년에 매화나무를 가지치기한 듯 새 가지가 돋아나 있고 새 가지에는 꽃망울이 생기지 않았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볼 품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게다가 여기는 가야산 아래쪽이라 비슷한 위도의 다른 지방보다 기온이 낮아 매화가 더 늦게 핀다고 하네요. 며칠 더 기다리면 지금보다 꽃이 많이 피기는 하겠지만 예년만큼의 수준은 되지 않을 겁니다. 나오면서 안내소에 물어보니 가지가 너무 웃자라서 가지치기를 했다고 하더군요.

가지치기한 매화
매화가 사라진 회연서원

 

오실 때 유의사항

회연서원 주변에는 편의시설이 거의 없습니다. 서원 길 건너에 카페 하나, 식당 하나가 전부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화장실이 없다는 겁니다. 만일의 경우 급똥이라도 오는 날에는 강변에 내려가 싸야 될지도 모르니 오기 전에 약간의 조짐이라도 있으면 무조건 비우셔야 합니다. 이번에 제가 그 경우였는데 ㅋ, 주차장 옆 게이트볼장에 화장실이 있었으나 문이 잠겨 있었습니다. 카페와 식당은 아직 오픈 전이고 서원 안에도 화장실이 없습니다.

회연서원 앞 카페

 

어떻게 가까스로 해결을 하긴 했는데 정말 아슬아슬했습니다. 제가 똥을 처리한 곳을 이야기하면 거기가 방문객의 공중화장실이 될 까봐 감히 말하기가 꺼려집니다. 노상방뇨는 아니고 힌트는 사진 속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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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연서원과 봉비암

안내소와 서원 입구인 현도루 사이에는 한강 정구 신도비가 세워져 있고 공원처럼 만들어져 있습니다. 현도루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바로 강학영역과 이어집니다.

회연서원 현도루
회연서원 현도루
한강 정구 신도비
한강 정구 신도비

 

강학영역으로 들어가면 정면에 강당이 있고 좌우에 동재와 서재가 있는데, 모든 서원의 강학영역은 이와 같은 건물 배치를 하고 있죠. 그리고 강학영역 왼쪽에는 제사를 모시는 제향영역이 있고, 수령 400년의 커다란 느티나무 한 그루도 볼 수 있습니다.

회연서원 강학영역
회원서원 강학영역
회연서원 느티나무
회연서원 느티나무

 

 

서원 마당과 담벼락 아래에는 매화나무를 촘촘히 심어놓았고 나무 사이로 길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매화가 풍성했으면 좋으련만 가지치기가 되어 있어 너무 아쉽네요. 마치 탈모된 거 마냥 듬성듬성 핀 매화가 무척 안쓰럽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예쁘게 찍어봐 줬습니다.

회연서원 매화
마당에 심긴 회연서원 매화
회연서원 매화
최대한 예쁘게 찍어본 매화
회연서원 전경
회원서원 전경

 

서원 우측에는 대가천이 흐르고 그 옆으로 단애가 형성되어 있는데, 바로 봉비암입니다. 서원 끝에 봉비암으로 올라가는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봉비암을 오르는 길에 유유히 흐르는 대가천의 풍경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봉비암 계단
봉비암에 오르는 나무계단
회연서원 봉비암
봉비암

 

3월 중순임에도 날씨가 너무 추웠는데 봉비암 쪽으로 가니 대가천을 타고 불어오는 바람이 더욱 차가웠습니다. 그래도 추위를 견디고 사진에 담을 만큼 경치가 좋습니다. 봉비암까지 올라가는 데는 2~3분이면 충분할 듯합니다.

대가천
대가천의 풍경

 

봉비암에서는 전방 시야가 좀 많이 가립니다만 숲의 나뭇잎이 돋기 전에는 어느 정도 서원 모습을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대가천 방향도 나무 때문에 시야가 좀 가리더군요.

대가천
봉비암 위에서 바라본 대가천
회연서원 봉비암
봉비암 위에서 바라본 회연서원

 

봉비암에서 내려와 대가천 쪽 산책로로 가니 조금이지만 벚나무도 있고 매화가 조금 더 많이 펴 있습니다. 매화 꽃봉오리가 아직도 맺혀 있는 걸 보니 여기 개화 시기가 좀 늦긴 늦네요.

회연서원 벚나무
대가천 산책로 벚나무
대가천 산책로 매화
대가천 산책로 매화

 

신정리(양정)

서원에서 나와서 길 건너에 있는 마을로 들어가 봤습니다. 마을 이름은 신정리 혹은 양정이며 이 마을 앞에 농어촌 버스가 섭니다. 좁은 이면도로에 교회와 경로회관이 있고 농가들이 보입니다.

양정교회
양정교회
신정리 경로당
경로당 위에서 본 회연서원

 

이 작은 농촌마을에도 교회가 있다니. 길 양옆으로 가로수처럼 매화나무가 심겨 있습니다. 마을의 매화나무 역시 아직 덜 폈으나 가지치기는 하지 않아 아주 똘망똘망합니다.

신정리 매화
신정리의 매화 꽃봉오리

 

큰길로 나오니 폐업한 듯한 한정식집도 있고 버스정류장도 보이네요. 길 건너 버스 정차지 간판이 반쯤 쓰러져 있는 걸 보니 지방 소멸이 현실로 다가오는 듯하여 씁쓸해집니다.

폐업 한정식집 행운정
한정식집 행운정
신정리 버스 정차지
버스 정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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