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 이틀 정도 비가 좀 왔죠. 가뭄 해갈하는 데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지만 메말라가는 계곡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남부 지방은 비가 많이 오지 않았는데, 경북 북부 지방은 불어난 물 양으로 봐서 그래도 꽤 많이 온 듯했어요. 경북 지방의 하천형 계곡 가운데 아주 유명한 영덕 옥계계곡과 포항 하옥계곡을 포스팅해보려고 해요. 두 편으로 나누어 옥계계곡부터 먼저 포스팅한 후에, 하옥계곡으로 이어나가겠습니다.
옥계계곡과 하옥계곡 둘 다 하천형 계곡임에도 물이 아주 깨끗하고 놀기도 무척 좋아요. 두 계곡의 차이점은 옥계계곡은 넓고 탁 트인 느낌이 많이 나고, 하옥계곡은 찾아가는 길부터 오지 느낌이 많이 풍기자만, 사실 별 차이점은 없고, 둘 다 노지 캠핑도 가능하니까 어디를 택하든 가고 싶은 대로 가면 되네요.
1. 옥계계곡 야영장(주차장)
옥계계곡에서 물놀이 하기 위해 접근할 수 있는 포인트는 몇 군데 되는데요, 가장 쉬운 곳은 옥계계곡 야영장입니다. 주차장도 무료고, 캠핑도 제한 없이 할 수 있지만, 주차장이 그리 넓지 않아서 휴가철이나 주말에는 아침 일찍 가야 합니다.
옥계계곡 주차장에서 계곡으로 바로 내려갈 수 있고, 내려가는 길도 위험하지 않아서 여기는 가족 단위로 놀기 좋다는 생각이 드네요. 계곡은 깊은 곳도 있고 얕은 곳도 있어서 각자 취향에 맞게 놀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화장실 옆으로 해서 계곡으로 내려가니 전방에 높은 절벽이 우뚝 솟아 있고 계곡물이 꽤 많이 불어 있었어요.
아침에 흐려서 해가 뜨지는 않았지만, 산 위에 걸려 있는 운무가 너무 멋졌습니다. 수온도 너무 차지 않고 물도 깨끗해요. 그런데 깊은 데도 꽤 많아서 약간 주의도 필요해 보이더군요. 전날 비가 좀 와서 그런지 제방 쪽에는 물보라가 거칠게 일어나고 있었어요. 해가 안 떠 약간 어두운 상태라 장노출 사진도 아주 잘 찍히네요.
하천변에는 드문드문 텐트가 쳐진게 보였고, 아침이라 아직 물놀이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옥계계곡은 물놀이 시간이 정해져 있는데, 안전요원이 있는 9시부터 물놀이가 가능하고 해가 빠지면 물놀이 금지입니다.
보행로를 따라 아래쪽으로 내려가 봤습니다. 어디로 가든지 다 좋네요. 관리원이 상주하고 있어서 쓰레기도 눈에 많이 띄지 않고, 주변 환경도 깨끗한 편으로 좋아요.
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좁은 시멘트 도로가 나오는데, 이 길로 계속 가면 하옥계곡으로 연결돼요. 물론 하옥계곡까지 걸어서는 갈 수 없는 거리이고, 길도 오프로드인 데다가 성수기에 이동 중 반대 편에서 차량이라도 만나면 지옥을 경험하게 될지도 몰라요.
옥계계곡 야영장은 청송 얼음골에서 내려오는 물과 하옥계곡 물이 합쳐지는 합수곡이예요. 다리 옆으로 해서 계곡을 건너 가는데 물살이 세서 몸이 약간 휘청거릴 때가 있네요. 조그만 폭포가 하나 있는데, 작기만 할 뿐 소는 시커먼 게 굉장히 깊어 보이네요. 멀리 다이빙 금지 현수막도 보이네요.
2. 옥산공영주차장(산성계곡 생태공원)
다음은 옥계계곡 야영장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나오는 옥산공영주차장 부근입니다. 여기도 주차료는 무료이고, 옥산교 아래에서 노지 캠핑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주차장에서는 캠핑 및 차박 금지고요. 근처에는 산성계곡 생태공원이 있어요. 산성계곡 생태공원은 안에 심신수련 뭐 그런 비슷한 것들 설치되어 있는데, 시설 이용료 성인 4천원, 예약해야 된다고 하네요. 그런데 뭐, 여름에는 계곡물에 풍덩하는 게 최고라고 보는데, 심심하면 한 번 가보는 거도..
여기는 팔각산 기슭에서 흘러 내리려오는 산중 계곡인 산성계곡이 만나는 지점이기도 해요. 가보지는 않았지만 산성계곡은 오지 느낌이 물씬 나는 곳이라고 하네요. 나중에 시간이 날 때 꼭 한 번 가봐야겠어요. 옥산교 다리 밑에서 노지 캠핑하는 분들도 많은데, 아무래도 야영장보다 자리가 넓지는 않아요.
옥산교에서 옥계계곡 야영장 방향으로 조금 내려오다 보니 멋진 풍경이 펼쳐지네요. 기암절벽과 계곡, 운무에 가린 산. 울진 불영계곡까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멋진 곳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3. 옥산산촌마을 산촌문화휴양관
이번에는 옥계계곡 야영장에서 산성계곡 생태공원 반대쪽으로 가면 있는 옥산산촌마을 산촌문화휴양관으로 가봅니다. 여기는 팔각산 등산 들머리가 있는 곳이기도 해요. 주차장을 찾기가 조금 헛갈릴 수가 있는데 팔각산장 간판이 보이면 주차장 안으로 쏙 들어가면 돼요. 산장 주차장 아니고 아무나 이용할 수 있는 주차장이에요. 주차장에서 보면 돌탑도 있고, 석상도 있고 한데, 거기가 산촌문화휴양관입니다.
주차장에서 길 건너 선경옥계라고 적힌 비석 옆으로 난 길로 가봤습니다. 여기도 커다란 절벽 아래로 물이 많이 흘러내려오는데 생각보다 물이 잔잔해요.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와서 팔각산 등로 입구 쪽으로 가봤습니다. 계곡 건너에는 야영장이 하나 보이고, 텐트도 많이 보입니다. 팔각산 위로는 아직도 운무가 산을 가리고 있고 계곡물도 멋지게 흐르네요.
등산로 들머리 옆을 보니 작은 냇물이 산에서 흘러내려오고 있고, 끝에 폭포 하나가 보였어요. 너무 신기해서 안으로 들어가 봤더니 참 신비롭게도 생겼네요. 조그만 폭포에서 물이 꽤 많이 떨어지네요. 약간 어두워서 장노출 사진도 아주 잘 찍히네요.
4. 심형도계곡
마지막으로 옥계계곡의 하이라이트인 심형도계곡입니다. 심형도계곡은 옥계계곡 인근에서 가장 경치가 뛰어난 곳이 아닌가 싶어요. 이곳의 위치는 옥계계곡 야영장에서 하옥계곡 방향 아래쪽에 위치해 있는 옥녀교 다리 아래입니다.
계곡 수량도 매우 풍부하고, 작은 불영계곡으로 봐도 될 정도로 경관이 수려해요. 계곡 한쪽에는 수심이 굉장히 깊은 곳도 있어서 아이들이 놀기에는 부적절한 곳이고 성인들이 와서 놀기에는 매우 좋은 곳입니다. 게다가 내려가는 길도 매우 험난해서 역시나 아이 동반은 부적절해 보여요.
암반 한쪽에는 깊은 소가 있는데 다이빙 금지 현수막이 걸려 있네요. 생각보다 계곡에서 다이빙하다가 죽거나 반신불수 되는 사람 굉장히 많아요. 계곡에서 절대 다이빙하면 안 됩니다. 물이 깊은 곳과 얕은 곳이 같이 있어서 선택해서 놀기 좋아요. 저처럼 맥주병인 사람은 얕은 곳에서.
아침에 흐리던 날씨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맑은 하늘을 보여주네요. 햇빛이 계곡 아래로 비치니까 경치가 너무 좋네요. 조심조심 계곡 아래로 내려가 봤습니다. 맑은 물이 정말 많이 흘러내려오네요. 놀기 너무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현수막에 적힌 대로 안전사고 매우 잘 날 거 같이 생겼어요. 물놀이 오시는 분들 모두 다 주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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