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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답사/경북

팔공산 영천 은해사 - 가뭄 속에 말라가는 은해사 계곡

by 취생몽死 2022.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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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화 된 영천 은해사

전국 불교 31본산의 하나이자 조계종 제10교구 본사인 영천 은해사는 대구 동화사와 함께 팔공산을 양분하고 있는 큰절이다. 은해사는 팔공산 동쪽 기슭, 깊은 계곡에 자리하여 운부암, 백흥암, 중앙암, 거조암과 같은 부속 암자를 거느리고 있는 포근함과 고요함을 간직한 절이다.

은해사 입구

 

은해사는 과거 입장료를 받았으나 올해(2022년) 4월부터 전면 무료 개방되었다. 무료가 되는 건 좋은 일이지만 한적함을 즐기는 나 같은 사람으로서는 반가운 일이 아니다. 또한 이제부터 템플스테이 이용객이나 신도가 아닌 사람은 사찰 안으로 차량 진입이 제한된다. 운부암이나 중앙암까지 가는 데 이제는 걸어가야 한다니 거참 난감하게 되었다.

은해사 앞 상가
은해사 광장 분수대

 

은해사의 등록 문화재는 대웅전(극락전)과 괘불탱 단 두 점이다. 그나마 괘불탱은 은해사에 있지 않고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으니 은해사에 단독으로 소재한 문화재는 대웅전 단 하나이다. 솔직히 은해사는 은해사 자체보다는 운부암과 백흥암, 중앙암 같은 부속 암자가 더 운치있다. 은해사가 큰절로 존재할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부속 암자 덕택이고 유물도 여기에 더 많다. 그렇다고 은해사가 볼거리 하나 없는 밋밋한 절인가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은해사 극락보전(대웅전)
괘불탱 설명판이 대웅전 앞에 있지만, 불상 뒤의 그림은 보물 문화재 괘불탱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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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구에서 보화루까지

한국 절은 규모의 대소를 떠나서 입구에서 천황문까지의 진입로가 그 절의 느낌을 결정짓는 얼굴이다. 유명한 산사는 으레 이 진입로가 아름답게 설계되어 있다. 은해사는 입구를 지나면 보행로와 차로가 나뉘어진다. 보행로가 그리 길지는 않으나 넓게 펼쳐진 소나무 숲이 매우 운치 있다.

보행로와 차도가 갈라지는 은해사 입구
운치있는 소나무숲
은해사 소나무숲

 

숲을 지나 부도밭이 나오고, 다리를 건너기 전 '대소불하마비'라고 새겨진 하마비가 보인다.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말에서 내리라는 뜻이다. 언제 세워진 비석인지 모르겠지만 교통수단이 말인 것을 생각하면 꽤 오래되었을 거라 추측이 된다. 다리를 지나면 경내로 진입하는 관문인 보화루가 보이고 그 건너에는 돌출된 하식애 아래로 계곡이 펼쳐진다. 하지만 은해사도 이 지독한 가뭄을 피해가지는 못하는 듯, 계곡에 물이 거의 말라버렸다.

은해사 부도밭
대소인하마비
은해사 계곡과 하식애
은해사 보화루
물이 거의 말라가는 계곡
벤치와 하식애

 

- 은해사의 유일한 등록 문화재 대웅전

보화루를 지나 경내로 들어서면 잘 생긴 향나무 보호수 한 그루가 마당을 지키고 그 너머 극락보전이 눈에 들어온다. 참고로 보화루 편액은 추사 김정희의 글씨이다. 은해사 극락보전은 원래 대웅전이었고 역시 김정희가 쓴 편액이 걸려 있었다. 아미타여래를 모시는 은해사는 주불전을 대웅전에서 극락전으로 바꾸게 되었고 편액도 극락보전으로 바꾸어 달았다. 하지만 문화재로는 여전히 대웅전으로 등록되어 있다. 원래의 대웅전 편액은 성보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은해사 경내 풍경

 

향나무와 극락보전의 배치가 조화롭고 꽤나 안정적이다. 처음에 은해사의 이 넓은 마당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조금 생각이 바뀌었다. 정면 3칸의 극락보전은 주불전 치고는 아담한 크기이다. 팔작지붕에 다포집인 극락보전은 화재로 인해 1545년(명종  1년)에 다시 지어진 조선시대 건축물이다.

극락보전과 향나무
은해사 지장전
은해사의 마당과 건물들

 

- 은해사 계곡, 운부암 가는 길

원래는 운부암까지 가려고 했으나 우중충하니 비도 오락가락하고 날파리가 성가시게 해서 가지 못했다. 운부암까지는 은해사에서 걸어서 1시간 거리로 쉽게 갔다가 올 수 있는 답사지는 아니다. 은해사에서 운부암까지는 멋진 계곡이 계속 이어진다. 그런데 특히 은해사 쪽에 날파리가 많다. 원인은 사방댐이 아닐까 싶은데, 사방댐에 물이 정체되어 있고 이곳이 날파리와 모기의 서식지가 되는 듯하다.

이정표. 신원리 캠핑장은 거조암 인근에 있다.
운부암 가는 길
사방댐. 물이 정체되어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 있다. 각종 벌레의 서식지.
비가 안 오니 사방댐 아래로 물이 매우 탁해진다.

 

아무튼 은해사 계곡은 신일지에서 운부암 사이가 멋진데, 비가 와서 신일지까지만 가고 되돌아갔다. 신일지에 가니 맙소사, 그 많던 물이 점점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비가 안 와도 너무 안 온다. 당연하게도 계곡의 물도 거의 마르다시피 하고 수질도 좋지 않다. 비가 좀 많이 와서 은해사 계곡을 비롯한 전국의 저수지에 물이 가득 차기를 기도한다.

말라가는 신일지
계곡에 물도 줄고 수질도 탁해진다.
은해사 계곡과 하식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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