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흥마을이라고도 하는 대구 남평문씨본리세거지에 능소화가 아직도 피어 있더군요. 보통 6월 중순부터 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여름꽃 중에서 사진으로 찍으면 색감이 참 좋은 꽃 중에 하나가 능소화죠. 남평문씨본리세거지의 한옥 담장을 따라 피어있는 능소화가 참 예쁩니다.
아침부터 햇빛이 따가운 날씨였는데 사실 더위보다 짜증나는 게 구름에 가렸다 나왔다를 반복하는 해님이죠. 더운 날씨에 해가 구름 밖으로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건 정말 고역 중에 고역입니다.
오랜만에 왔더니 안 보이던 동상이 목화밭 앞에 세워져 있네요. 동상이 못생겨서 사진으로 남기지 않았습니다. 목화밭에 목화는 이제 꽃이 피기 시작한 거 같았습니다. 목화는 꽃은 별로 안 예쁘고 하얀 솜뭉치가 열렸을 때가 정말 예쁘죠. 먼저 한옥 가기 전에 있는 연못부터 먼저 가봤습니다. 옛날보다 연꽃을 더 많이 심어놓은 거 같습니다.
크기와 색색 별로 여러 가지 연꽃들이 많이 피어 있습니다. 우리가 연근으로 먹는 큰 연도 예쁘고 작은 연도 앙증맞은 게 예쁩니다. 작은 연꽃은 색깔이 원색적이고 큰 연꽃은 그라데이션이 들어가 있어서 예쁘네요. 연꽃을 보니까 갑자기 연근이 먹고 싶네요. 손질 과정이 귀찮아서 해주는 사람이 없으면 안 먹게 되는 대표적인 반찬 ㅋ. 반찬 가게 거는 맛이 없고.
코로나 때문에 본리 세거지 안에는 지금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어요. 그래서 대문만 찍고 능소화가 있는 담장 쪽으로 갔습니다. 남평문씨본리세거지는 대구광역시 민속자료 제3호로 등록된 문화재입니다. 고려말 원(元)으로부터 목화씨를 가져와 우리나라 의복문화에 혁신을 가져온 문익점의 18세손인 문경호가 1840년 경에 터를 잡은 곳이 바로 남평문씨본리세거지의 시초입니다. 과거 국회의원과 대구시장으로 재직했던 문희갑의 집도 여기에 있습니다.
노란 꽃이 만발한 수령 300년인 회화나무 보호수가 먼저 눈에 띕니다. 한쪽의 수피가 벗겨져 속살이 드러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비교적 건강한 상태인 거 같네요. 회화나무는 학자나무라고 해서 과거 양반가 마당에 많이 심기던 나무죠. 회화나무를 지나자 담장 아래로 늘어진 능소화가 정말 예쁘네요. 가까이 가니 벌들이 웽웽거리며 날아다닙니다.
남평문씨본리세거지에는 담장 네 군데 정도에 능소화가 피어 있어요. 그중 한 군데는 꽃이 별로 없네요. 바닥에 떨어진 꽃잎이 별로 없는 거로 봐서 진 것은 아니고 아직 덜 핀거 같습니다. 천천히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니 도착했을 때보다 한층 더 더워지네요. 더워도 작년보다 비는 덜 와서 그나마 나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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