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자주 놀러 갔던 수태골에 오랜만에 갔더니 뭔가 많이 바뀌었더군요. 다름 아닌 상수원 보호구역이라는 푯말과 함께 계곡을 따라 펜스가 길게 쳐져 이제는 계곡으로 내려갈 수 없게 되었네요. 이렇게 바뀐지는 꽤 오래된 거 같은데 수태골에 와본지 너무 오래되어서 나만 모르고 있었던 거 같습니다. 그 때문인지 여름에 수태골을 찾는 사람들은 확실이 많이 준 거 같습니다. 여름철 수태골로 몰려오던 그 많던 사람들은 이제는 다 어디로 갔을까요?
수태골 계곡과 폭포를 찍기 위해 카메라와 삼각대를 가지고 올라가다가 상수원 보호구역 펜스를 보고 참 난감했습니다. 그런데 웃기는게 수태골로 내려오는 계곡물의 수량이 20여 년 전보다 줄어든 거 아세요? 수태골뿐만 아니라 팔공산 전체적으로 계곡물이 많이 줄었습니다. 이유는 팔공산에는 산 바로 인접한 농가가 매우 많은데, 농사를 지으면서 지하수를 엄청나게 뽑아 씁니다. 그러니까 계곡 위로 흐를 물들이 점점 말라버리는 거죠. 팔공산은 난개발 문제 등 이래저래 참 몸살을 많이 앓는 산이예요. 지금은 북지장사 밑에 아파트까지 올라가더라고요 ㅋㅋ. 이래 가지고 무슨 국립공원을 지정하겠다고 에효~. 국립공원 안에 있는 아파트 ㅋㅋ, 진짜 웃기겠네요.
글이 엉뚱한 데로 새버렸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수태골로 계속 올라가다가 시간도 좀 늦어지고 안 되겠다 싶어 그냥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저만이 알고 있는 아지트 같은 곳, 팔공산 올레길에 수태골 지류가 있다는 사실. 올레길이 시작되는 수태골 1 노상 공영주차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수태골 1 노상 공영주차장에서 시작되는 올레길로 들어가서 한 15 ~ 20분 정도 올라가면 넓은 너럭바위가 나오고 물이
가로지릅니다. 그런데 갈 데가 없어서 그런지, 어찌 알고 여기도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사람 앞에 대놓고 사진 찍을 수가 없어서 진짜 사람 없는 아래쪽으로 내려갔습니다.
절대라고는 말 못 하겠지만 여긴 정말 사람들 잘 찾아오지 않는 곳입니다. 저 그냥 여기서 사진 다 찍고 몸 한 번 담그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여기 조그맣게 소가 형성되어 있는데 꽤 깊습니다. 가뭄의 정도에 따라서 좀 다르지만 성인 가슴 높이 정도까지는 옵니다. 시원하고 방해받지 않고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 버들치들은 제 다리로 몰려들어 뭔가를 먹네요. 다리에 때가 많은가 ㅋㅋ. 사진 찍어 놓았는데 혐오스러워서 버렸습니다.
아무튼 여기서 짧은 시간 동안 사진 찍고 몸 담그고 놀기에 딱 좋았습니다. 계곡이 어두워서 장노출도 잘 되고 만족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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