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국의 서원' 9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그중 4곳이 경북에 소재하고 있는 소수서원, 도산서원, 병산서원, 옥산서원이고요, 대구에도 한 곳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로 달성군에 있는 한훤당 김굉필을 배향한 도동서원으로 사적 제488호로 지정되어 있는 곳입니다. 1607년 도동서원으로 사액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으며 1865년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훼철되지 않은 서원 중 하나입니다. 보유 문화재로 보물 제350호인 도동서원강당사당부장원이 있습니다.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리면 도동서원 건물이 바로 보입니다. 그런데 현재 도동서원은 입구 건물을 보수공사하는 중이어서 정면에서 그 모습을 볼 수가 없고 정문으로 들어가지 못합니다. 대신 옆으로 돌아서 들어갈 수는 있게 되어 있습니다. 이름난 서원은 보통 강을 끼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도동서원 역시 안동의 도산서원과 병산서원과 마찬가지로 낙동강을 바라볼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한데 지금은 공사 중이어서 안과 밖이 조금 어수선합니다.
서원 앞에는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수령 400년의 은행나무 보호수 한그루가 서 있습니다. 노거수임에도 매우 건강한 수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늦가을이 되면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아직은 은행잎이 파릇파릇한 상태이며 한달은 더 있어야 노랗게 물들기 시작할 거 같네요. 그때가 되면 노란 은행나무를 찍기 위해 많은 사진가들이 이곳에 찾아올 겁니다.
서원에서 길을 건너면 유유히 흘러가는 낙동강을 볼 수 있습니다. 도로변 작은 공간에 과꽃이 심어져 있고 낚시를 즐기는 사람도 보이네요. 멀리 조업에 나갈 때 쓰이는 듯한 배도 한 척 보였습니다. 강변에서 오른쪽을 바라보면 비슬산의 능선이 바로 조망되고 테크노폴리스 아파트 단지도 보입니다.
옛날에는 여기에 서원 외에는 아무런 편의시설이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언제 생겼는지, 매점과 까페가 하나씩 생겼더라고요. 까페350이라는 한옥 건물 카페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그리고 옆에는 대니골 팜스테이마을이라는 곳도 들어서 있었는데, 아마도 숙박시설로 보였습니다.
커피와 슈톨렌이라는 빵 하나를 주문했습니다. 와우 그런데 커피 가격이 후덜덜했습니다. 가격을 밝히기는 좀 거시기하고 일반적인 카페보다 좀 많이 비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떤 원두를 쓰는지 자세한 건 알 수 없지만, 뭐 이유가 있겠죠. 슈톨렌이라는 건 독일의 발효빵의 하나인데 이거도 좀 비싸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제가 커피에 조예가 깊고 그런 쪽은 아닙니다만, 커피의 느낌을 간략하게 적어보겠습니다. 일단 스타벅스 같은 쓰레기 프랜차이즈 커피와는 급이 다른 건 확실합니다. 바디감이라 해야 하나? 묵직하지 않고 라이트 하며 굉장히 깔끔한 맛이 납니다. 그런데 너무 깔끔해서 풍미와 향은 좀 약한 드립 커피의 느낌이 납니다. 신맛이 좀 강하게 느껴졌으면 더 좋을 거 같았는데 아쉽더군요. 메뉴에 에티오피아 원두가 있던데, 그건 아마도 신맛이 느껴질 것 같았지만 가격이 더 후덜덜해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신 후 다람재로 올라갔습니다. 다람재는 낙동강을 끼고 있는 도동서원의 모습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입니다. 도동서원에서 대니산 방향으로 난 도로로 올라가면 다람재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다람재에는 정자 하나가 있고 몇 대의 차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다람재에서 내려다보는 낙동강의 모습은 정말로 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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