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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답사/부산 경남

호국사찰 밀양 표충사와 표충사 계곡 (feat. 배롱나무)

by 취생몽死 2022.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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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얼음골과 함께 밀양을 대표하는 피서지로 표충사 계곡이 있다. 그리고 표충사는 사명대사의 충혼을 기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호국사찰이다. 한 위인을 추모하는 공간과 한여름 놀자판이 한꺼번에 이루어지는 형국이 어째 부조화스럽지만, 재약산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을 사람들이 그냥 놔둘리 만무하다.

표충사 계곡
밀양 표충사 계곡

 

재약산에서 표충사로 흘러내리는 계곡은 표충사에서 표충사 국민관광지 주차장까지 약 1.8km 정도 이어진다. 매표소에서 주차장까지는 상가와 식당이 늘어서 있고 한여름 계곡에는 사람들로 북적댄다. 인기만큼 표충사 계곡은 물이 매우 맑다. 통도사 계곡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도 표충사 계곡이 낫다고 생각한다(그러나 매표소에서 절 입구까지 가는 길은 통도사가 훨씬 운치 있음).

표충사 계곡
재약산과 표충사 계곡

 

상가 쪽 표충사 계곡은 계곡이 막 예쁘고 아름답고 그런 건 아니다. 그저 물 맑고 물놀이하기 최적화된 계곡이라 할 수 있다. 표충사 관광지 주차장에서 표충사까지는 걸어서 약 25분 정도 걸린다. 그 길을 걸어가 보았는데, 역시나 여름에는 조금 힘든 점이 있다.

표충사 가는 길
표충사 가는 길

 

표충사까지 가는 길은 인도와 차도와 계곡이 함께 있다. 주차장에서 식당가를 지나 도로 쪽으로 나온다. 아이들이 계곡에서 물놀이하는 소리가 시끌시끌하다. 통도사처럼 차 다니는 길과 사람 다니는 길이 분리되지 않은 게 아쉽기는 하지만 소나무와 활엽수 고목들이 그나마 길의 운치를 살려준다.

표충사 소나무
표충사 가는 길의 키 큰 소나무
표충사 상가
표충사 계곡의 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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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 보니 아이들 놀이터가 나온다. 그저 계곡만 있는 게 아니라 아이들 놀이를 위한 다양한 공간을 마련한 게 좋아 보인다. 이 더운데 애들은 저런 데서 잘도 뛰어논다. 아이들의 에너지는 역시나 대단한 것 같다.

표충사 놀이터
표충사 놀이터

 

놀이터를 지나면 키 큰 소나무 숲이 나오는데 좌측은 활엽수, 우측은 소나무로 이루어진 숲이 도로 전체에 그늘을 만들어준다. 길 중간에 계곡으로 내려가는 계단도 있다. 표충사 계곡은 상가 평상을 이용하면서 계곡으로 내려가는 게 용이하기는 하지만 계곡을 상가가 점유하고 그런 건 아니다. 아무나 내려가서 돗자리 깔고 놀아도 된다.

표충사 소나무
표충사 가는 길의 소나무

 

계단 아래로 내려가 봤더니 역시 물이 매우 맑다. 계곡에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이 정도 유지한다는 건 물이 정말 맑다는 이야기다. 가야산 홍류동 계곡의 소리길처럼 아예 출입을 못하게 해 버리면 얼마나 더 청정할까.

표충사 계곡 내려가는 계단
계곡으로 내려가는 계단
표충사 계곡표충사 계곡
표충사 계곡에서 물놀이 중인 사람들. 수심은 깊지 않다.

 

매표소 가기 전 마을 앞 다리에 도착하니 여기도 사람이 무척 많다. 재약산을 배경으로 계곡의 경치가 좋다. 사람이 너무 많은 건 단점이라고 해야 하나. 계곡의 수심은 깊은 소가 성인 허리 정도까지 오고, 대체로 깊지 않다.

표충사 계곡표충사 계곡
매표소 앞 다리 쪽 계곡
표충사 계곡
다리에서 위쪽. 물놀이 하기 참 좋다.
표충사 계곡
다리에서 아래쪽

 

이제 표충사 매표소로 들어간다. 표충사는 입장료 3,000원과 주차료 2,000원을 받고 있다. 계곡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입장료가 싼 건 아니다. 주차는 바깥에다 하고 주차비라고 아끼는 게 상책이다.

표충사 매표소
표충사 매표소 건물. 공사 중이다.

 

매표소 바로 아래 계곡에도 물놀이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이하게 매표소에서 표충사 일주문까지도 민박집이 늘어서 있다. 매표소부터 절 입구까지는 키 크고 오래된 활엽수들이 많다. 소나무가 아닌 활엽수로 이루어진 길도 나름 특색 있다.

표충사 계곡
매표소 옆 계곡의 풍경
표충사 계곡
매표소 옆에도 물놀이 하기 좋다.
표충사 일주문
표충사 일주문
표충사 일주문 안의 활엽수 고목들

 

 

입구를 지나면 전방에 사천왕문이 보이고 좌측에 표충 서원이 있다. 표충서원 뒤로 재약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표충서원은 경상남도 유형문화재로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일으킨 서산, 사명, 기허 세 대사를 추모하는 사당이다. 원래 사당이었던 표충사(祠)는 1868년 서원 철폐령이 내려졌을 때 절집으로 바꾸면서 살아남은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하여 표충사는 사(祠)에서 사(寺)가 되었고 현재 서원과 절이 함께 있는 특이한 사찰이 되었다.

표충사 사천왕문
표충사 사천왕문
표충서원
표충서원 마당

 

표충서원을 지나 사천왕문으로 들어서면 여기부터 사찰 구역이다. 표충사는 서원과 사찰 구역을 합하면 본사인 양산 통도사에 버금가는 규모를 갖추고 있다. 유물과 문화재도 꽤 많이 보유하고 있다. 사천왕문 옆에 핀 배롱나무꽃이 매우 예쁘게 폈다.

표충사 배롱나무꽃
표충사 사천왕문과 배롱나무꽃
표충사 배롱나무꽃
표충사 사천왕문의 배롱나무꽃
표충사 배롱나무꽃
표충사 사천왕문에 핀 배롱나무꽃

 

방금 전까지도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어느새 사람들이 많이 몰려온다. 사천왕문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축물은 표충사 삼층석탑이다. 보물인 이 석탑은 통일신라 시대 석탑으로 아담하고 단아한 구성이 돋보이며 상륜부 장식이 남아있다. 처마 끝에 풍탁이라는 종이 달려 있어 마치 귀걸이를 한 듯 여성미가 느껴진다. 석탑 좌측에 있는 만일루는 경상남도 문화재자료이다.

표충사
표충사로 들어오는 사람들

 

절의 중심 마당으로 가면 전방에 관음전과 명부전이 보이고, 그 우측에는 우화루, 좌측에는 대광전과 팔상전이 있다. 명부전과 팔상전은 문화재자료, 대광전은 유형문화재이다. 우화루는 지정 문화재는 아니지만 표충사를 대표하는 누각으로 누마루에 앉아 있으면 아래 계곡에서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온다. 나는 이 우화루를 표충사의 어느 문화재 건물보다도 좋아한다.

표충사 삼층석탑
표충사 삼층석탑
표충사 대광전과 팔상전
표충사 대광전(우)과 팔상전(좌)
표충사 명부적
표충사 명부전
표충사 우화루표충사 우화루
표충사 우화루와 누마루

 

표충사는 목백일홍이라고도 불리는 여름을 대표하는 꽃, 배롱나무꽃이 예쁘기로도 유명하다. 사천왕문에 핀 배롱나무꽃뿐만 아니라 절 마당 곳곳에 배롱나무가 많다. 은은하게 퍼지는 배롱나무꽃의 향기도 너무 좋다.

표충사의 배롱나무꽃
표충사 배롱나무꽃
표충사에 핀 배롱나무꽃

 

절 뒤쪽의 계곡에도 사람들이 꽤 많다. 절 안쪽 계곡은 매표를 하고 차를 절 입구까지 가지고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재약산으로 가는 등산로를 따라 계곡이 이어지는데 길 가에 차를 대지 못하도록 줄을 쳐놓았다. 여기는 아무래도 아래쪽 계곡보다 깨끗한 물에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매표하고 들어오는 값어치를 충분히 한다. 그냥 보기에도 아래쪽보다 계곡이 예쁘고 물도 맑다. 수심이 꽤 있어서 수영하기도 좋다.

재약산 등산로
재약산 등산로
표충사 계곡
표충사 뒤쪽 물놀이 포인트

 

표충사를 나와서 주차장으로 돌아가는데 다시 25분, 하지만 돌아가는 시간이 훨씬 덜 걸리는 느낌이 든다.

표충사 도로
돌아가는 길
표충사 관광지 주차장
다시 표충사 관광지 주차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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