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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답사/부산 경남

불보사찰 양산 통도사, 계곡에서 물놀이 되남?

by 취생몽死 2022.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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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송광사와 더불어 삼보사찰 중 하나로 일컬어지는 통도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셨다 하여 불보사찰이라 한다. 통도사에 처음 방문했던 때를 잊지 못하는데 매표소에서 입구까지 이어지는 소나무길과 계곡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통도사의 거의 모든 건물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건 그저 보너스일 뿐이다. 통도사는 어느 때 와도 좋지만 그중 가을이 가장 좋은 것 같다.

통도사 소나무 숲길인 무풍한송로

 

통도사는 입장료 3,000원과 주차료 2,000원을 받고 있다. 통도사 매표소 바로 옆에 있는 주차장을 이용하면 주차료는 받지 않는다. 차에 짐을 가지고 내려야 할 경우가 아니라면 차는 바깥에 대고 소나무길을 걷는 것을 추천한다. 통도사는 특이한 게 절이 도심과 바로 인접해 있다는 점이다. 보통 유명한 절에 가면 매표소에 가기까지 산속에 깊이 들어와 있다는 느낌이 들기 마련인데 이 통도사는 전혀 그런 느낌이 없다. 하지만 매표소를 지나면 통도사의 분위기는 완전히 반전된다.

통도사 매표소 영축산문

 

매표소에서 일주문까지 이어지는 무풍한송로라고 지칭한 소나무길과 그 옆을 흐르는 통도사 계곡이 너무 빼어나기 때문이다. 내가 다녀본 전국 절에서 일주문까지의 진입로가 아름답기로는 월정사 전나무길과 통도사 무풍한송로가 거의 탑이었다. 아무튼 근 10여 년 만에 통도사 무풍한송로를 다시 걸어본다. 길 옆 계곡의 수량은 10년 전의 가을보다 장마 기간이 지난 지금이 더 적은 걸 보면 요즘 날씨가 얼마나 가뭄으로 시달리는 지를 잘 보여주는 것 같다.

통도사 무풍한송로
통도사 무풍한송로의 소나무
통도사 무풍한송로의 계곡

 

그러면 통도사에서 물놀이는 가능한가?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통도사에서의 물놀이는 왠지 낯설게 느껴지는데, 물놀이 가능하다. 단 취사금지, 수영금지, 야영금지이다. 그늘막도 안 된다. 무풍한송로를 걷는 동안 길 아래 계곡에서 물놀이하는 사람들을 거의 볼 수 없었다. 무풍한송로 길 끝 다리에 다다르면 조금씩 사람들이 보인다.

수영금지, 아영금지, 취사금지
다리 아래에 발 담그고 있는 사람들

 

그러나 일주문을 지나 통도사 제1주차장에 도착하면 계곡에서 물놀이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이 보인다. 아무래도 계곡에서 제일 가까운 주차장이다 보니 그런 것 같다. 그래도 다른 유명 계곡보다는 많지 않은 수준인데, 아무래도 인근의 내원사 계곡이 너무 유명하다 보니 그리로 사람들이 다 몰리는 걸로 보인다.

통도사 제1주차장
제1주차장 아래 통도사 계곡
통도사 계곡에서 더위를 식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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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수영금지랬는데 수영하는 사람들 많이 보인다. 어린애들이라고 봐주는 건가 싶기는 해도 지킬 건 지켜야 되는 거 아닌가 싶다. 애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수영하는 사람들 보인다. 아무튼 몰놀이하는 사람들이 있는 계곡을 지나 통도사 일주문으로 간다. 통도사에는 천왕문 이전에 문이 두 개나 더 있는데 어느 것이 일주문인지 모르겠다. 하나는 현판에 '영축총림'이라 적혀 있고 하나는 '영축산통도사'라고 적혀 있다.

'영축산통도사'라고 적힌 일주문

 

참, 그리고 통도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국내 7개 사찰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데 나는 일본의 강제 노역 시설들이 유네스코에 등재되는 것을 보면서 세계유산이라는 게 뭐가 대단한 건지 잘 모르겠다. 무엇 때문에 파란 눈에 노란 머리카락의 사람들에게 우리의 문화를 인정받으려고 기를 쓴단 말인가. 그들이 남의 문화를 알면 얼마나 안다고.

 

통도사는 계곡 위에 가로 놓인 몇 개의 구름다리가 무척 예쁘다. 사람들이 다리 위를 지나가는 것을 찍으면 꽤 괜찮은 사진이 나온다. 다리 하나를 지나 천왕문으로 들어선다. 천왕문 앞에 피어 있는 분홍색 배롱나무꽃이 예쁘게 펴있다. 천왕문에서 정면으로 불이문이 보인다.

통도사 구름다리
통도사 천왕문과 배롱나무꽃

 

첫 번째 마당에 있는 다섯 채의 건물은 모두 문화재이다. 그것은 불이문, 약사전, 영산전, 만세루, 극락전으로 모두 경상남도 유형문화재이다. 극락전 사진을 찍는데 보살 아짐 하나가 사진을 못 찍게 한다. 건물을 찍지 말라는 건지, 불상을 찍지 말라는 건지 정확히 듣지 못했으나 절에서 이런 개소리를 하도 많이 듣다 보니 대꾸도 안 하고 그냥 돌아섰다. 극락전은 내려오는 길에 다시 찍었다.

통도사 불이문
통도사 약사전
통도사 만세루
통도사 영산전

 

불이문을 지나면 금강계단과 대웅전이 있는 통도사의 금당이다. 금당에 오면 국보인 통도사 대웅전 및 금강계단이 보인다. 이름이 대웅전 및 금강계단인 이유는 대웅전과 금강계단이 함께 붙어있는 특이한 구조 때문이다. 이 건물은 화재로 소실되어 조선시대에 중건된 팔작지붕 건물이다. 앞면은 대웅전, 옆면은 금강계단인 정말 특이한 형태의 건물이다.

통도사 대웅전
통도사 금강계단
측면에서 본 통도사 대웅전 및 금강계단

 

대웅전과 함께 명부전과 응진전이 보인다. 두 건물 다 경상남도 유형문화재이다. 금강계단과 명부전 사이의 뒷공간으로 들어가면 용화전과 관음전이 있고, 용화전 앞에는 봉발탑, 관음전 앞에는 석등이 있다. 용화전과 관음전 역시 유형문화재이다.

통도사 명부전
통도사 응진전
통도사 용화전. 앞에는 봉발탑
통도사 관음전

 

그리고 봉발탑은 보물, 석등은 유형문화재이다. 하대석, 간주석, 상대석으로 이루어진 봉발탑은 석등과 유사한 구조를 하고 있는데, 상륜부에 진리의 가르침을 전하는 발우를 형상화한 게 매우 특이하다. 이 발우는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미래의 부처인 미륵이 이어받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이 봉발탑이 미륵부처를 모시는 용화전 앞에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통도사 봉발탑
통도사 석등

 

관음전까지 봤으면 통도사는 다 구경한 것이다. 이제 다시 내려가면서 극락전을 찍고 밖으로 나간다. 극락전 앞마당에 있는 삼층석탑은 보물이지만 현재 보수 중이어서 그 모습을 보지 못한다. 가림막에 가려진 채 뭔가를 열심히 닦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

통도사를 나가면서
통도사 극락전
보수 중인 삼층석탑

 

다시 구름다리 쪽으로 나온다. 다리 아래를 흐르는 계곡이 참으로 예쁘다. 여기는 물놀이 하는 사람이 없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건, 게다가 불보사찰이라는 의미가 있는 절 가운데서 물놀이는 이치에 맞지 않게 느껴진다. 다시 무풍한송로를 지나 완전히 밖으로 나온다.

통도사 구름다리
통도사의 예쁜 구름다리와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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