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던 길에 정말 오랜만에 다부동전적기념관에 들렀는데 안 보던 사이에 꽤 많은 변화가 느껴진다. 소형주차장에 차를 대고 기념관 위로 올라가기 전 주변을 먼저 둘러본다.
주차장 앞에 있는 건물은 전시관이 아니고 사무실이니 방문객이 들어갈 일은 없다. 그리고 건물 반대쪽에는 탱크와 장갑차, 나이키 미사일이 전시되어 있다. 다부동전적기념관은 부지 자체가 높은 지대에 있다 보니 전망이 아주 좋다. 계단 앞에 다부동 전적기념과 안내문이 있어 먼저 읽어 보았다.
이 곳은 북한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저질러진 6·25의 참극으로 인해 조국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섰을 때, 한·미 연합군이 피로써 막아낸 다부동 혈전의 전장이다.
1950년 8월초 북한군은 제3·13·15사단 등 5개 사단 병력을 왜관, 다부동 전선에 집중 투입, 8월 15일까지 대구를 침공할 기세로 발악적인 총 공세를 가해왔다.
이때 국군 제1사단과 제8사단이 주축이 되어 미 제1기병사단 장병들과 밀고 밀리기를 수 십 차례, 아군은 최후의 일각까지 고귀한 생명을 바쳐 처절한 혈투끝에 적의 공세를 분쇄하였다.
그 후에도 북한군은 9월초에 또 다시 낙동강 방어선을 돌파하기 위하여 최후의 공세를 재개 했으나, 아군은 우세한 화력과 과감한 반격으로 9월 중순경에 적의 주력 부대를 섬멸하고 대구-다부동전선을 끝까지 고수, 반격의 보루를 확보하였다. 이 혈전에서 아군은 적 전차 13대 파괴, 전 사상 17,500여면의 대 전과를 거두었으나 아군도 10,000여명의 인적 손실을 입었다.
경찰 또한 낙동강 전투에 15,000여명이 참전하여 그 중 전사자 기록에 있는 197명을 비롯한 수 많은 경찰이 고귀한 생명을 받쳤으며, 당시 경찰의 "대구사수정신'은 6·25전사에 길이 빛나고 있다.
이 곳 다부동전적기념관은 그 때 그 현장의 교훈을 알리는 전쟁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1981년 11월 30일 국방부에서 건립하여 본 군이 관리를 맡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아주 오래된 안내문이다 보니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틀린 것도 있는데 일부러 수정하지 않았다. 달라진 점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트루먼과 이승만의 동상, 그리고 백선엽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는 것이다.
6·25 전쟁 때 한강다리 폭파하고 지 혼자 살겠다고 도망친 대통령이 뭐 한 거 있다고 동상까지 세워놨는지 보자마자 실소가 터져 나온다. 그리고 남의 나라 대통령은 또 뭘 기리겠다고? 또 하나 독립군 때려잡던 친일파 백선엽이 동상은 또 뭐람? 홍범도 흉상 철거하니 마니 지랄 떨던데 그러면 전국 백선엽이 동상도 다 치워라. 아휴~ 누가 기획한 건지 대가리 똥만 들어찬 **집단인 게 분명하다.
잠깐의 흥분을 거두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계단으로 올라가면 구국경찰충혼비가 보이고 탱크모양의 전시관이 눈에 들어온다. 전시관 위에는 네 명의 군인이 적진을 향해 돌격하는 형상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전시관 주위에도 헬기와 기타 미사일 등의 병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관 앞에서 몸을 돌려 다부동 방향을 바라보니 경치가 아주 좋다. 다부동전적기념관은 볼 때마다 꽤나 잘 만든 전시관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측면에서 봐도 그 모양이 상당히 멋지다.
이제 전시관 안으로 들어가본다. 처음으로 드는 느낌은 시원하다. 밖에서도 그늘 아래에서는 시원했지만 역시나 실내 에어컨만큼 시원하지는 않다. 6·25 전쟁 때 나라를 지킬 수 있었던 건 정말 천운이 작용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변방의 국지전에 기적적으로 미군과 유엔군이 참전을 하였고 당시 수많은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 여기서 우리가 일상을 누릴 수 있는 것, 나는 이 모든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전시관 내부도 많이 바뀌었다. 애랑 어른이 나와서 사투리로 어쩌구 저쩌구 전투 상황을 알려주는 것도 없어지고 전시물의 배치도 많이 바뀌었다. 참전용사의 육성을 들을 수 있는 시청각 자료도 새로 만들어져 있다.
또한 옛날에는 1층 전시실이 끝이었지만 지금은 2층을 통해 옥상으로 올라가 볼 수도 있다. 2층에는 작게나마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옥상에서는 주변의 경관을 조망할 수 있다.
그런데 군인 동상 뒤에 한복 입고 무궁화를 들고 있는 어머니 상이 세워져 있는데 뭘 뜻하는 건지 모르겠다. 누군가를 특정한 건 아닌 듯한데 전쟁에서 전사한 자식을 기리는 어머니를 형상화한 건가?
내려갈 때는 옆 계단 쪽으로 가는데, 아래쪽에서 보는 전시관 건물도 새롭다. 그리고 사무실 건물 계단을 통해서 주차장으로 가는데 옥상과도 통한다. 잠시 다부동 일대 주택가도 구경하고 백선엽이 서 있는 유학산도 한 번 보고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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