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료 2,000원
주차료 무료
경주 화랑의 언덕
경주 산내면에 있는 화랑의 언덕을 9월 5일에 방문했습니다. 지금은 비가 오고 궂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지만 이때는 맑은 듯 흐린 듯했습니다. 화랑의 언덕은요, 저는 안 봐서 잘 모르겠지만, 이효리랑 핑클이 가서 유명해졌다고 하네요. 참고로 이 화랑의 언덕은 입장료 2,000원이 있고 주차는 무료였습니다.
화랑의 언덕은 경주에서 가장 높은 산인 단석산의 일부입니다. 단석산으로 오르는 들머리는 여러 군데가 있는데 화랑의 언덕에서도 정상으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있더군요. 아무튼 화랑의 언덕으로 가기 위해서는 고속도로를 타고 건천 IC에서 내린 다음 그 이후로도 한참을 더 가야 했습니다.
내일리에 있는 동창천 외다리를 건너 꼬불꼬불 산길로 접어들면 매표소까지 약 4km의 아름다운 숲길이 이어집니다. 보아하니 벚나무가 많은 듯하니 봄에 와도 상당히 예쁠 것으로 짐작됩니다. 화랑의언덕에 다 와서 수의지라는 예쁜 저수지가 있길래 잠시 내려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이 너무 예뻤어요.
우리나라의 가을 하늘이 가장 청명한 시기는 이제 9월밖에 없는 것습니다. 10월이 넘어가면 바다 건너 중국애들이 난방 시작하면서 미세먼지로 뒤덮이기 시작하거든요. 9월이 가기 전에 기회만 닿으면 파란 하늘을 구경해야 합니다. 수의지에서 산꼭대기에 보이는 빨간 지붕 건물은 전망대인데요, 조금 있다 다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화랑의 언덕 주차장은 아주 넓어서 아무 데나 하시면 되고요, 저는 운동장이 있는 길 끝까지 올라갔습니다. 평일이라 그런지 화랑의 언덕은 굉장히 한산했어요. 제2주차장에 차를 대면 화랑의 언덕으로 가는 계단이 있으니 그리로 올라가면 되고요, 저처럼 쓸데없이 길 끝까지 가면 전망대와 화랑의 언덕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옵니다.
표지판을 보니 전망대 300m라고 적혀 있길래 '얼마 안 걸리네'하며 올라가는데 급경사였어요. 그리고 갈림길부터는 차가 더이상 못 올라갑니다. 헥헥거리며 올라가다 보니 아까 수의지에서 보았던 세모 모양의 건물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멀리서 보는 것과 달리 건물은 많이 낡아 있었고 보수를 해야 하는지 주변에 건축 자재가 널려 있었습니다. 결론은 전망대 건물은 현재 폐쇄되어 있으니 여기는 굳이 힘들여서 와볼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건물 외부에서 어느 정도 경치를 감상할 수는 있으니 굳이 전망 본다고 한다면 말리지 않겠습니다.
여기서는 반대로 수의지가 잘 보였습니다. 올라오는 데 힘은 들었지만 오랜만에 보는 맑은 하늘이라 기분은 참 좋습니다. 골프장도 잘 내려다 보이고 동쪽 방면으로는 산줄기가 겹겹이 겹쳐있는데 무슨 산인지는 모르겠네요.
대충 전망을 구경하고 세모 건물에서 갈림길로 내려와서 화랑의 언덕으로 갑니다. 갈림길에서 역시나 300m 걸어가면 잔디밭이 펼쳐지는데 여기가 화랑의 언덕입니다. 화랑의 언덕은 드넓은 고위평탄면으로 되어 있고 사방이 탁 트여 있습니다.
망가진 피아노 등 조형물이 드문드문 보이고 초록 잔디와 파란 하늘의 배치가 너무 예쁩니다. 걷다보면 조금 덥지만 이날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시원했습니다. 언덕 끝으로 쭉 들어가면 명상바위라는 데가 나오는데 아마도 여기서 이효리가 사진 찍었나 봅니다. 안전시설물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서 좀 조심해야 합니다.
아까 300m 급경사 올라가면 닿는 전망대보다 여기가 조망이 더 좋습니다. 여기서는 산들 가운데 폭 둘러싸인 비지리의 농가와 단석산 산줄기, 그리고 멀리 경주 남산, 남산 뒤로는 토함산까지 보입니다. 탁 트인 전망과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신선놀음이 따로 없지만 조금 무섭습니다. 그러고 보니 애들은 위험하니 바위에 안 올라가는 게 좋을 듯합니다.
바람의 언덕에서 조형물 조금씩 구경하다가 다시 내려갑니다. 가는 길에 양떼목장도 보이는데 멀리서 보니 양은 몇 마리 되지 않는 거 같았습니다. 그런데 웃긴 게 멀리서 보면 가짜 양 같기도 한데, 양들이 풀을 먹느라 고개를 아래고 처박고 있어서 머리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입장료 2,000원 내는 것 치고 와볼 만한 곳이기는 한데 따봉 외칠 정도는 아닌 듯합니다. 분위기가 약간 군위 화산 고랭지 마을하고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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