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알려지지 않은 대구 근교에서 힐링하기 좋은 장소 하나를 포스팅하고자 한다. 바로 칠곡군에 소재한 신유장군유적지와 두만저수지라는 곳으로 두 곳은 서로 인접해 있으며 대구에서 자차로 40분 내외면 도착할 수 있다. 칠곡 읍내와 가까운 호국의다리나 호국평화기념관과 연계해서 다녀오는 것도 괜찮으며 가볍게 산책하고 더위를 식히기도 혹은 가을 단풍을 구경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나선정벌 명장 신유장군유적지
주차는 신유장군유적지 바로 앞에는 할 수 없고 조금 아래 꽤 넓은 공간에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혹은 조금 더 올라가서 공평화락 어울림공간이라는 곳에 주차해도 되겠다.
공평어울림숲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면 정자 하나를 지나서 신유장군유적지와 이어진다. 비가 원체 많이 온 탓에 두만지 둑으로부터 넘치는 물이 콸콸 쏟아진다.
곧이어 시묘산을 병풍 삼아 배롱나무와 푸른 잔디로 장식된 신유장군 유적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다른 많은 장군 유적지와 닮은 듯 다른 듯 하지만 왠지 모르게 좀 더 정돈되어 보이고 마음이 더 간다.
북정문 앞에 세워진 신유 장군에 관한 안내문을 잠시 읽어보니 신유는 조선 효종 때 청의 요청으로 시작된 나선정벌을 이끈 무장이다. 나선은 러시아를 한자로 음차하여 표기한 것으로 당시 모피를 얻기 위해 흑룡강까지 동진한 러시아와 청의 충돌이 전쟁의 시발이다. 따라서 조선 입장에서는 우선과는 아무 이해관계도 없었던, 단지 청의 요청에 의해 벌어진 사건으로 정벌이라는 말은 이치에 맞지 않다.
그런데 여진족 이 새끼들은 왜 주는 거도 없이 뻑하면 조선에 출병 요구하고 자빠졌는지 몰라. 조선이 그토록 사대하고 사모하던 명은 그래도 임진왜란에 도와준 게 있으니 후금과의 전쟁 때 요구한 조선군 파병이 명분이나 있었지. 또 하나 당시 러시아군이 앞세운 용병이 코자크인데 이들은 현재 우크라이나 민족의 조상이라 할 수 있으며 영화 「대장 부리바」에 등장하는 율 브린너가 연기한 타라스 불바가 코자크의 한 부족장이다.
신유 장군의 위패가 모셔진 것으로 보이는 사당에는 문이 잠겨있다. 마당에는 풀들이 많이 자라나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정갈한 미가 돋보이고 자주색 배롱나무꽃이 많이 보인다.
작년 여름에는 무더위로 인해 그리도 빨리 배롱나무꽃이 사그라져 버리더니 올해는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아직도 쌩쌩하다. 다른 많은 배롱나무 명소 못지않게 신유장군유적지의 배롱나무꽃 역시 그 자태를 화려하게 뽐내고 있다.
두만저수지
신유장군유적지에서 도로 쪽으로 나오면 바로 두만저수지가 있다. 중간 크기 정도 되는 두만지는 산책로와 데크가 매우 잘 만들어져 있어 마음만 먹으면 저수지 주위를 한 바퀴 돌아볼 수도 있다. 나는 절반 정도 걸으며 중간중간 차로 이동했다.
그나마 파란 하늘이 조금 보이는 맑은 날이라서 저수지 풍경이 꽤 괜찮았다. 폭우로 인해 물색깔이 탁해져서 만족할 정도는 아니지만 반영도 그런대로 잘 비친다.
목교를 건너면 산사면을 따라 걸어가게 된다. 뭔가 더 나은 풍경을 보기 위해서는 반대쪽으로 가야 할 거 같아 조금 가다가 돌아선다.
제방 쪽으로 가보았다. 약목면의 농지와 집들이 보이고 그 너머 유학산, 황학산, 백운산, 그리고 가산 등이 조망된다. 두만지 바로 아래 전답 사이로 저수지에서 내려오는 물이 시원하게 흘러간다.
차를 타고 두만지 상류, 새물 유입구로 가보았다. 두만지 상류에는 벧엘교회 선교센터가 있고 선석산으로부터 발원한 것으로 보이는 마을 하천은 농지 사이를 흐르는 하천치고 상태가 아주 좋다.
두만지 상류에서 남쪽으로 이동해 보니 경치가 끝내준다. 주변 농가도 아주 깔끔하게 정돈되어 보이고 마을 사람들을 위한 운동기구도 있다. 여기서 둑 쪽을 바라보니 산과 하늘과 저수지가 마치 하나 같이 조화롭다.
물을 향해 가지를 늘어트린 왕버들도 멋지고 저수지의 풍경이 아주 고요하고 평화롭다. 이쪽으로는 산책로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서 걸으면서 경치를 구경하기에 아주 좋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아서 그런 걸까? 너무 만족스러운 신유장군유적지와 두만저수지 방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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