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어 있는 영천 귀애정은 조선 후기의 문인 조극승을 추모하기 위해 동생 조규승이 지은 누각으로 귀애고택 내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귀애 혹은 구애는 조극성의 호이며, 귀애정은 바로 그의 호를 따서 지은 이름입니다. 귀애고택은 문헌공 조명직이 1767년 이곳으로 이주해온 이래로 건축되었으나, 화재로 인해 사랑채 등 15칸이 소실되면서 현재는 다수가 복원된 건물들이라 합니다.
귀애정으로 가는 영천의 시골길은 비교적 운전하기 수월한 편입니다. 마늘밭을 가로질러 좁은 길로 들어서자 저 멀리 야산 아래에 귀애고택이 보입니다. 귀애고택 안으로 들어서자 차 소리를 들은 삽살개를 비롯한 댕댕이들이 엄청 짖어댑니다. 하지만 펜스 내 목줄에 메어 있어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귀애고택이 한옥체험을 받는 곳이라 아무나 들어가서 주차를 해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갔을 때 안주인으로 보이는 분이 나오셔서 어떻게 왔냐고 묻길래 귀애정 사진 찍으러 왔다고 하니 귀애정의 위치를 친절히 알려주셨습니다.
고택 옆으로 돌아가니 귀애고택이 보이고 먼 발치 앞에는 분홍색 복사꽃이 예쁘게 피어 있었습니다. 복사꽃이 지기 시작하는 때라 조금은 아쉬웠으나 복숭아밭이 있는 줄 모르고 왔으니 별도리가 없는 일입니다. 귀애정 앞에는 방형의 연못이 있고, 가운데 둥근 섬 위에 육각정자를 만들어 놓았으며, 다리로 귀애정과 통행할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이 육각정자는 30여 년 전에 무너졌던 것을 2009년에 복원한 것입니다.
귀애정은 총 4칸의 방과 1칸의 누마루로 구성되어 있고, 온돌방 둘, 마루방 하나, 온돌방 하나에, 'ㄴ'을 180도롤 돌린 형태로 누마루를 온돌방 앞에 돌출시켜 매우 이채로운 모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누마루에는 '수월루'라고 적인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귀애정 우측에 있는 별채의 문에 그려진 태극 문양도 눈길을 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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