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동 그라스원
오랜만에 안동에 다녀왔습니다. 첫 번째 일정은 안동 그라스원입니다. 안동 그라스원이 어디에 있냐면요, 영가대교가 있는 강변공원인 백조공원 바로 옆입니다. 주차는 강변주차장에 편하게 할 수 있지만 주말에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서 아마 주차하기 힘들지 싶습니다. 여기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이유는 핑크뮬리 때문입니다. 분홍색의 핑크뮬리와 함께 너도나도 예쁜 사진 찍기 위해 젊은 층들이 많이 찾고 있습니다.
여기 이름이 왜 그라스원인지 궁금했지만 어디에도 설명이 되어 있는 곳은 없습니다. 아마도 잔디를 말하는 그라스 종류의 식물을 심어 놓은 곳이기 때문에 그라스원인 것 같습니다. 레몬그라스, 라이그라스 같은 것들이 그라스 종류 식물이죠. 날씨가 이른 아침 시간 내내 맑다가 안동에 도착하니 한쪽 하늘에 구름이 가득합니다. 그리고 낙동강은 물안개가 자욱하더군요.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하늘의 구름은 거둬지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신기한 날씨였습니다.
구름이 걷히기를 기다리며 천천히 걸으며 낙동강 사진을 몇 컷 찍어봅니다. 어차피 해가 구름에 가려있어 급할 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아침 날씨가 초겨울처럼 너무 춥습니다. 핑크뮬리를 심어놓은 곳에 도착해서 끝까지 다다랐으나 해가 뜨지 않습니다. 중간중간 "나는 꽃밭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 "꽃밭에 들어가지 않으실 거죠"라는 들어가지 말라고 순화한 푯말이 무색하게 사람이 밟은 흔적으로 뮬리들이 누워있습니다.
핑크뮬리가 심긴 공간이 생각만큼 넓지는 않습니다만 충분히 즐길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다른 곳의 핑크뮬리는 얼마만큼 넓은 부지에 심겨있는지 가보지 못해 비교할 수는 없긴 하네요. 이게 꽃인지 꽃이 아닌지 구분을 하지 못 할 정도로 입자가 조그만 것이 수도 없이 모여 핑크색을 만들어내는 게 신기합니다. 과연 꽃이 핑크색을 만들어내는 건지 아니면 줄기나 잎이 핑크색을 만들어내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원색이 아닌 파스텔톤의 색감이 부드럽고 포근한 느낌을 만들어 줍니다.
핑크뮬리 옆으로는 낙동강 물을 끌어와서 인공적인 습지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안동의 낙동강 물이 생각보다 깨끗하다는 데에 한 번 놀랍니다. 물론 물이 얕아서 그렇게 보이는 걸 수도 있지만 대구의 금호강과 비교하면 1급수 수준입니다.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앞을 흐르는 낙동강도 가까이 가서 보면 깨끗한 것을 볼 수 있죠.
그라스원 끝에서 서성거리다 보니 드디어 구름이 걷히고 해가 뜨네요. 왔던 길을 역으로 돌아가면서 사진에 담아 봅니다. 아웃포커싱 하니까 핑크뮬리의 색깔이 핑크와 흰색, 두 가지 색깔로 나오면서 이색적인 분위기가 납니다. 아마 핑크색에 하얀 색깔이 섞이면서 서리가 낀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다리 아래에서 원근감을 살리는 사진도 찍어봅니다. 그라스원을 나올 때쯤에는 구름이 모두 걷히고 하늘이 완전히 맑아졌습니다. 조형물에 올라가서 핑크뮬리의 전체 모습도 담아봅니다.
- 안동 귀래정
그라스원을 나와 영가대교 하나만 건너면 되는 안동 귀래정으로 이동했습니다. 안동 귀래정은 조선 중기 문신 이굉이 지은 정자이며, 정면 2칸, 측면 2칸의 '丁'자 형태의 팔작지붕 건물입니다. 원래 위치는 강변에 더 가까이 있었다고 하는데 정자 앞에 도로를 넓히면서 뒤로 물러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17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건물 앞에 작게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방문객이 많이 찾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 때나 와도 주차 공간은 충분하리라 생각됩니다. 이 건물과 대구 달성의 하목정과 같은 '丁'자 형태의 건물은 가운데 대청과 양옆의 온돌방으로 구분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문은 닫혀있고 옆에 용무가 있으신 분은 연락 달라며 전화번호가 적혀있습니다. 굳이 들어가기 위해 전화를 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본 건물 옆에는 비가 하나 세워져 있습니다. 담장 옆으로 가니 본채 건물 일부분과 마당이 보이네요. 건물 뒤로 은행나무도 보입니다. 크게 볼거리는 없습니다만 그라스원에서 가까워서 지나가는 길에 들르는 것도 괜찮으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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