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에서는 오랜만에 제 마음에 쏙 드는 새 친구가 출연해주었습니다. 한동안 출연자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단순 예능을 지향하는 흥미 위주의 내용으로 채워지면서 추억에 젖는 횟수가 줄어드는 것이 못내 아쉬웠는데 그런 의미에서 양수경의 출연은 저에게는 무척이나 반가웠습니다.
다만 양수경을 잘 모르는 연령대의 시청자에게는 반대로 새 친구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은 떨어져(잘 모르는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류태준을 접한 경우처럼) 아쉬웠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초창기 <불타는 청춘> 스타일이 지금까지 고수되었다면 이미 출연하고도 남았을 톱가수 출신 양수경의 경우 사실 본인이 출연을 고사하는 탓에 이제서야 불청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최근 불청을 보는데 있어 불만 아닌 불만을 느끼는 저와 같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신선함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합니다.
화천 1편과 2편을 통해 양수경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들 중 가장 크게 다가온 점은 아주 오랜 시간동안 여타 출연자들에게는 찾을 수 없었던 왕언니 카리스마가 느껴진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는 같은 가수이면서 비슷한 연배인 신효범의 이미지와는 확연히 다른 것이었는데 아마도 그건 맏딸인 양수경이 풍기는 무게감에서 오는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식사 시간 등에서 양수경의 자리배치는 주로 센터였는데 새 친구 배려차원일 수 있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 있겠지만 그런 것들을 떠나 양수경을 가운데 놓고 있는 화면을 볼 때 다른 경우들보다 중심이 잘 잡혀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근래 들어 여자 출연자들간에 중심을 잡아줄 만한 왕언니의 부재가 아쉬웠던 요즘, 그런 면에 있어 얼마동안의 출연을 보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겠지만 양수경의 역할을 내심 기대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비슷한 시대 활동한 강수지, 김완선과는 그들만의 공감대도 형성되어 있을 거라 여겨지기에 이것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가져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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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진이 부릅니다. <그대는>
제가 양수경의 노래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이 <그대는>입니다. 이 노래를 김국진이 부릅니다. 남해 편에서 이덕진의 <내가 아는 한가지>를 부르던 김국진을 떠올려보면 꽤 노래를 리드미컬하게 불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본승의 말대로 박자 타는 게 예사롭지 않은 국진은 이 때 당시의 노래들을 매우 즐겨 들은 듯 하네요. 재밌는 건 국진이 노래를 하니 수경, 광규, 본승 등이 국진에 관해서 수지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수지의 말대답
한창 난로 불 붙이기에 열중인 수지와 연수. 신문도 넣고 선영이 가져온 잔가지도 넣어보지만 나무에 불을 붙이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계속되는 실패 속에 수지의 구세주 국진이 등장합니다. 자기 힘만으로 불 붙이기를 원했던 건지 수지는 국진이 오는 것을 막으려고 하지만 국진은 수지 옆에서 불 피우는 방법을 차분히 설명해줍니다. 거의 불 붙이기에 성공할 때 쯤 국진이 말합니다. "너도 이제 혼자서 불을 때봐야 해."
수지 입장에서는 그냥 한번 해보는 것인지도 모르는 불 때기에 국진이 의무를 지우려 하니 약간 콩트 같은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래도 이런 경우 보통사람이라면 '그래요~' 하고 넘어갔을 것을 사고가 남다른 수지는 굳이 묻습니다. (특유의 수지 톤)"왜요?" 수지의 돌발 물음에 국진은 당황합니다. 주변인들이 국진을 놀리기 시작하자 수지는 이 한마디로 분위기를 금세 반전시킵니다. "오빠가 때줘요~"
밥숟가락 키스
각자 저녁 준비로 바쁜 시간, 밥솥을 휘적이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수지는 냄비밥을 한 모양입니다. 국진이 뒤에서 "밥 다 됐어?"라고 묻습니다. 국진은 요알못(요리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던 시절에도 냄비밥 하나 만큼은 누구보다 잘 했습니다. 당사도 편에서 밥 하는 국진의 모습을 뒤에서 흐뭇하게 쳐다보던 수지의 얼굴이 생각나네요. 지리산에서 같이 밥을 하던 모습도 생각납니다. 아무튼 수지는 국진의 물음에 약간의 뜸을 들인 다음 밥 한 숟가락 떠서 (나름 사극 톤)"드셔 보시지요!"하며 국진에게 달려갑니다. 수지의 순간 재치에 국진 옆에 있던 연수가 함박 웃음을 터트립니다. 국진은 수지가 건낸 숟가락을 약간은 멋쩍게 받아들고 입 안으로 가져간 다음 아주 살짝만 입을 다문 채 숟가락을 넣었다 뺍니다. 덕분에 숟가락에는 1/3 가량의 밥알들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수지는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럽지 않습니까?"라고 물어봄과 동시에 국진의 입을 거쳐간 밥알이 남은 숟가락을 슥 보더니 이내 자기의 입 속으로 넣어버리고는 남은 밥알들을 깨끗하게 처리합니다. 공식 커플 선언하기 전에 이런 장면이 나왔다면 아주 난리가 났을텐데요, 이제는 그냥 당연시하는 분위기인가요?
PS. 양수경 님 웃는 얼굴이 키이라 나이틀리가 웃을 때와 닮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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