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야기는 쓸까 쓰지 말까 망설이다가 결국 이렇게 펜을, 아니 키보드를 듭니다. 51회 해남 편은 수지와 국진이 상당히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고 두 사람만의 이야기라고 해도 될 정도로 편중되어 있으며 그 외 인물들의 곁가지 이야기들 조차 마지막에는 수지와 국진에게로 귀결되는 그야말로 수지 국진이 전부인 그런 회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불만이었냐고요? 아뇨, 불만일리가요? ㅋㅋ. 왠지 모르게 이번에는 두 사람의 모습을 그 모습 그대로 마음 속에 담아두고 싶을 뿐 굳이 글로 써가며 되풀이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이번 회를 보면서 수지에게서 느낀 건 역시 천상 여자다, 그래서 삐친다, 그리고 어쩐 일로 이번에는 마치 불청 초중반으로 돌아간 듯한 소녀같은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미묘하게 그때랑은 다르고, 그건 국진을 대하는 태도에서 언뜻언뜻 비친다라는 점입니다. 수지는 그동안 참 넓은 이해심을 바탕으로 국진이 어떤 망언을 하든 자신을 섭섭하게 대하든(오해의 소지가 있다면 국진이 의도적으로 수지를 섭섭하게 대하는 게 아니라 김국진이라는 사람 자체의 천성이 그렇게 만드는 것) 다 이해하고 넘어가는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수지는 그렇게 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판단했는지 그 일환으로 국진에게 정색을 하기도 하고 삐쳐버리리는 등 좀 더 다양한 감정을 표출시키고 있습니다. 사실 이것은 정선 편에서부터 변화의 조짐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유는 아무래도 한번 해보니, 효과가 있는 것 같다는 판단 때문이겠죠.
거창하게 얘기했지만 수지의 이 새로운 스킬이란 것이 별 건 아닙니다. 이 51회에 특히 많이 보여주었다고 생각하는데 국진이 웃음으로 떼우려고 한다거나 말을 딴 데로 돌리려고 한다거나 할 때 "왜 웃어요?"라고 정색을 하고, 빨랑 대답하라고 재차 질문을 계속해서 하고, 확 '나 화난다!!' 삐쳐버림으로써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국진의 행동을 원천봉쇄시켜 버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날 국진은 수지가 무슨 말을 할 지 걱정된다, 긴장하게 만든다라는 말을 하게 됩니다. 근데 국진님은 왜 긴장하세요? 수지님이 무서워요? 수지의 질문이 살짝 조이는 맛이 있기는 했지만 사랑하는 사람 앞에 두고 긴장을 왜 하세요? 상대에게 원하는 답을 해줄수 없다고 해도 긴장하지 마세요. 그냥 소신대로 자신있게 내뱉으면 되요. 그게 상대에겐 그 당시는 원하는 답이 아닐지라도 우물쭈물하는 것보다는 나을 수 있어요. 수지님이 삐침 주의보 날린 것도 그것 때문 아니겠어요? 자신이 상대에게 불편한 대상으로 여겨지는데 대관절 좋아할 여친이 있겠어요?
네, 이 얘기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실내에서는 모자와 선글라스는 벗어주시면 안 될까요? 저는 건강상 선글라스는 될 수 있으면 껴라는 쪽인데, 이유는 나이가 40이 넘어가면 야외 활동시 직사광선이 눈에 굉장히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선글라스를 끼면 녹내장 및 백내장을 예방하고 노안을 늦춰주는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출연자들이 선글라스 끼는 거에 저는 찬성합니다. 하지만 실내에서는 벗어주셨으면 합니다.
"국진이라고 썼어~"
보물찾기 해서 여자 파트너에게 소원 들어주기. 여기서 수지는 반칙을 두 가지를 합니다. 저번 주, 예고편만 봤을 때 과연 파트너를 영동에서처럼 국진이 찾아낸 건지 아니면 담양에서처럼 강제 파트너 맺기였는지 궁금하다고 했었는데 예상대로 역시 답은 강제 파트너 맺기였고요. 수지가 반칙을 아주 당당하게 해서 국진 수지 둘만 예외 사항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ㅋㅋ. 힌트는 '전복', 쪽지를 숨긴 배의 이름이 '복전', 담양에서 '껌'이 했던 역할을 여기서는 '전복'이 하게 된 거죠.
그리고 수지는 소원 쪽지에 '연인처럼 데이트 하기' 앞에 '국진오빠랑'이라고 씁니다. 이렇게 되면 설사 국진이 아닌 다른 남자 출연자가 수지와 파트너가 된다고 해도 남자가 여자 소원들어주기이니 이래나 저래나 국진오빠랑 데이트 하게 되는 겁니다. 엄청 머리 좋습니다 ㅋㅋ. 수지는 이 문구를 쓸까 말까 굉장히 고민한 눈치입니다. 그리고 속보이는 저 말을 고백(?)하고 나서 얼굴이 벌개져 선글라스를 가지러 가죠.
"그렇다고 풀 필요까진 없잖아."
벨트를 매주려 했는지 이미 벨트 맨 수지를 보고 당황하는 국진이, 그걸 또 수지는 벨트를 다시 풀고, 국진은 "다시 풀 것까진 없잖아"라고 하자 수지는 특유의 "싫어요!"를 외치며 앙탈을 부립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해남 방청객께서는 국진을 두고 답답하다고 질책을 하십니다. 드라이브 하는 동안 수지의 앙탈은 계속됩니다.
알아도 모른척! 재밌다고 하셨어야죠! 정말.
"오빠, 손 좀 줘봐요!"
매직으로 수지꺼라고 쓴 다음 자기한테 써달하고 하고는 부끄러워 어쩔줄을 모르더니 급기야 횡설수설을 하기 시작합니다. "여기 땅끝 마을에 왔잖아요. 여기 땅끝 마을에서 너무너무.." ?????? 그리고 당황했는지 국진과 똑같은 포즈로 서 있기까지 합니다. 손까지 닮아가지고서는, 글자까지 닮았네 ㅋㅋ.
해변에서 연인 놀이..
하하하하하하하...수지님 인터뷰에서 요때가 젤 기억에 남는다고. 저도 51회 중 이 장면이 젤 좋네요.
이날의 하이라이트 왕돈가스 시퀀스, 이 장면은 아무래도 영동 짜장면집 장면과 많이 대비가 됩니다. 단 둘만의 데이트이기도 했고, 둘만의 식사이기도 했고, 많은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간 점들이 그때가 많이 연상이 되었습니다. 단, 약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만큼 두 사람 사이에서 많은 변화가 느껴집니다. 가장 큰 차이는 대화 내용입니다. 영동에서는 주로 불청에서 떨어지지 말것과 꼬마 취급 하지 말 것 등 현재의 요구사항이 많았던 데에 비해 여기서는 결혼같은 미래의 이야기가 중요한 대화 주제로 등장합니다.
왕돈가스 시퀀스는 크게 네 개 정도 씬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이미지만으로는 그 느낌을 알기가 참 어렵고 젤 좋은 건 동영상으로 보는 겁니다. 버릴 거도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쭉 너무 좋습니다. Assi 영상으로 만들어 올렸다가 짤려서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그것도 영상이라고 그걸 짜르냐 ㅍ.
1. 손 시려워요~
2. 먹여주니 더 맛있어요.
3. 쫓겨나는 완선과 형철 - 이때 수지는 눈이 휘둥그래져요.
4. 오빠는 결혼할 생각 있어요?
수지는 비비아나가 대학을 간 이후에나 결혼을 생각해보겠다고 영동에서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날 그때 했던 말을 뒤엎습니다. 그때 했던 말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내가 무슨 말을 한 건 중요한 건 아니라고 합니다. 수지에게 중요한 건 국진이 결혼할 생각이 있는지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5. 국진이 소원은?
항상 소원을 먼저 말하는 수지에게 미안하기도 하다는 국진. 다음에는 소원을 말할 수도 있다는 데. 글쎄,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요. 남자는 자잘한 거 말고 큰 거 한방으로.
PS. 기타등등
뭐든 신기한 거 있으면 완선의 경험치 쌓아주려는 수지 ㅋㅋ. 지금 현재 수지와 가장 친한 여자 출연자는 완선이다. 그리고 산낙지에 깜짝 놀란 수지는 언제 그랬냐는듯 낙지에 칼부림을 시작하고 곧이어 전복에도 칼부림을.
수지표 낙지전복김치볶음밥. 수지의 요리 특징은 후딱 만든다는 거. 동규가 구운 계란 하나씩 올려서 냠냠. 엄마 손맛 난다는 효범. ㅎㅎ 엄마니까.
구슬치기. 얄짤없이 수지 편 드는 국진. 효범은 ㅋㅋ.
닭싸움 하는데 호피티를 든 수지 등장. 저 호피티의 쓰임새는 뭐였을까요?
이날은 일찍 마무리가 된 느낌? 해가 밝은 상태에서 끝나버렸으니. 해가 길어진 건가? 그리고 완선이 너무 좋아한다. 동규는 "에이~ 더러워라." ㅋㅋ
허거걱 살아있네! 죽었는줄 알았다가 잡았더니 깜짝 놀랐네 ㅎㅎ
네, 다음주는 남자의자격인가요? 진짜사나이인가요? 국진, 도균, 일우, 광규, 성국, 정찬, 그리고 밀젠코? 여자출연자는 수지와 완선. 일단 남자가 7명이라는 점에서 좀 분다워질 거 같습니다. 황PD, 실험정신이 너무 투철한 거 아니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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