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을 보면서 국진을 보고 있노라면 한 번씩 저 사람은 정말로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구나 라고 느낄 때가 있다. 그게 고집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그게 다 불청을 살리기 위한 노력의 한 방편이라고 생각하더라도 한 번씩 보기가 불편한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문제는 그것이 전혀 재밌지도 않고 쓸데없는 가비지 씬에 불과하다는 것과 설사 재밌다 하더라도 너무 오래 끈다는 것이다.
김국진의 개그는 약간 이경규 스타일에 가깝다. 어떤 프로그램에서도 완벽하게 언어적 유희로 웃기는 대표적 개그맨인 주병진과는 함참 동떨어져 있다. 김국진은 이경규처럼 어떤 상황 안에서 사람들 간에 주고받는 대화 가운데서 툭툭 내뱉는 말 또는 몸짓으로 웃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경규와 있으면 잘 통한다. 김국진이 신인 시절 말로써 웃긴다고 했지만 솔직히 주병진과 같은 스타일은 아니었고 오히려 김용만이 훨씬 언어를 사용하여 웃기는 능력이 좋았다. 아무튼 불청에서 국진의 이런 특징과 상황극을 유도하려는 특성들이 과하게 작용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나는 그 장면이 약간 불편해진다.
불청 초기에는 이러한 경우가 별로 없었고, 중반 정도로 넘어가며 국진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커지면서 이런 현상들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예는 인제 편, 무주 편, 정선 편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먼저 인제 편에서 감자전 부칠 때로 가보면, 주위 사람들의 말을 귓등으로 듣는 국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가마솥 뚜껑에다 감자전을 부치는데 일단 불이 너무 셌고 솥뚜껑이 오목한 형태라 기름이 가운데로 모여 다 타버린다. 그리고 기름이 달아올라 불까지 난다. 감자전이 탈 때 수지가 와서 말한다. 그냥 가스불에 하는게 어떠냐고. 요리에 '요'자도 모르는 완선과 오지형도 불이 너무 세다고 장작을 빼라고 했지만 국진은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불난 솥뚜껑은 형준과 오지형이 수습하고 다시 그 솥뚜껑에 국진은 감자전을 부친다. 하지만 역시나 결과는 기름에 쩐 감자전 뿐이다. 이 과정 중에 수지의 표정이 별로 좋지 않은데 국진이 안쓰러워 그랬기도 했겠지만 내 생각에는 길어지는 식사 준비 시간과 제대로 조리되지 않는 음식(오지형의 닭갈비도 엉망이었다)으로 인한 불청 식구들의 끼니 걱정 때문인 것같기도 했다(수지가 갑자기 감자 볶음을 하기 시작했다). 아 그리고 감자 갈 때, 수지가 국진에게 자기가 좀 갈겠다고 하니 약간 짜증 섞인 대답을 했는데, 섭섭하게시리 왜 그러는거야. 자기 생각해서 그런건데. 그리고 그놈의 '협회' 드립(춘천 닭갈비 협회, 감자전 협회, 무국 협회) --.
① 좀 더 편하게 갈라고 상자를 가져오는 세심한 수지 ② 앉아서 지켜보는 모습이 예쁘다
일우, 완선, 세준, 보연 모두 불이 세다고 하는데
요리도 못하면서 불조절 힘든 가마솥 뚜껑에 하니 실패할 수밖에. 가스렌지에 하라는 수지말을 들었으면.
다음은 무주 편에서의 무국 장면이다. 무를 우려내는데 통째로 넣는 게 좋지 않냐는 썰렁하기 짝이 없는 국진의 무드립. 오글거리려고 하는데 그걸 또 지혜롭게 수지가 받아서 재밌게 살렸다. 진짜 문제는 이 다음부터이다. 수지가 무를 써는 데 삼각형 모양으로 썬다. 국진은 무국에는 무를 사각형으로 썬다며 태화, 진희 등에게 어떤 것이 맞는지 묻기 시작하더니 결국 제작진의 투표까지 유도한다. 그것도 모자라 오가는 사람들에게 삼각인지 사각인지 계속해서 묻는다. 솔직히 사각으로 많이 썰긴 하지만 썰다 보면 삼각형도 나오고 또 모양이 뭐가 됐건 그게 중요한가. 도대체가 적당히 하고 끊을 줄을 모른다. 별로 재미도 없거니와 보기만 불편하다는 것을 왜 모르는지. 그런데 그 와중에도 자칫 빈정 상할 법도 한데 수지는 국진이 그러거나 말거나 무 써는 데만 열중하고 있다(한 번씩 국진을 쳐다보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국진의 편을 들어주는 수지와 비교하면 국진은 설사 그게 예능을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차이가 좀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무국을 누가 저렇게 두꺼운 사각형으로 썰어.. 얇게 사각으로 썰던지
마지막은 정선 편에서의 다시국물 사건이다. 이 이야기는 일전에 정선 편을 포스팅하며 다룬 적이 있다. 그래서 자세한 것은 해당 포스팅을 참고하면 되겠다.
http://mettol.tistory.com/entry/불타는-청춘-수국커플-애정-연대기6-정선-편-정밀분석
이 때 역시 재밌지도 않은 상황극을 끊지 않고 계속 가려는 국진의 무리수 때문에 결국은 이 후 정선 편이 안좋은 방향으로 흐르는 빌미를 제공하였다. 국진은 모르긴 해도 이 때를 기점으로 뭔가 느끼는 바가 있었으리라고 본다.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영월 편에서는 정선 때와는 다른 모습으로 느껴졌다.
이렇게 하니 국진이 왠지 문제가 너무 많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이건 그냥 그 사람 전체 모습 중 일부부일 뿐이다. 어느 누구이건 단점 없는 사람이 있으랴, 장점이 더 많은 사람인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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