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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땐뽀걸즈

땐뽀걸즈 Episode 8 (15회, 16회) - 마지막회 김시은 권승찬 때문에 행복했습니다

by 취생몽死 2019.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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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8

제 15 회

 

 이제는 3학년, 각자의 갈 길을 찾아야 하는 땐뽀반 아이들. 졸업 전 바로 사회로 나가는 실업계고 3학년 학생들의 경우엔 인문계고 3학년 학생들과는 다른 고민을 하게 된다. 이것과 관련한 것은 더 할 말이 있는데 그건 에필로그에 다시 정리하도록 한다. 시은이도 다른 많은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취업 준비를 시작한다. 동희 쌤이 대학 수시모집 기간인 걸 알려주지만 시은이는 취업 준비에 집중하기로 한다.

 


 반년을 아침을 안 먹고 엄마를 피하는 시은, 시라는 사과하기 싫어서 저러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엄마는 그게 아니라 자기(시은)에게 대학 가라고 할까 봐(혹시나 마음이 흔들릴까 원천봉쇄!) 피하는 거라고 한다. 엄마는 시라에게 시은이를 설득해보라고 하지만 시라도 고집 센 시은의 마음을 돌리기 힘들다. 그렇게 수시 접수 기간은 끝이 난다.


 한 번도 얘기한 적 없었던 동희 쌤에 관한 것 하나, 이 드라마에서 시은이 다음으로 거제를 떠나고 싶어 하는 인물은 바로 동희 쌤이다. 초반에 몇 번 나왔지만 동희 쌤은 서울시 임용고시를 준비 중이었고 이번에 2차 시험까지 붙게 된다. 동희 쌤은 이 사실을 시라에게 가서 말하는데 시라의 반응은 무덤덤하다. 시라에게 서울 올라갈 생각 없냐고 묻는 동희 쌤, 시라는 거제가 집이라고 말하며 동희 쌤에게 안 매달릴 테니 걱정 마라고 한다. 《여기서 잠깐 시라는 뭔가를 동희 쌤에게 부탁한 것 같다.》 

뭐 마실 건지 묻는 시라에게 동희 쌤이 말한다. "김시라, 너 진짜 양아치인 거 알어?" ㅋㅋㅋㅋㅋㅋ

 동희 쌤과 김시라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죠 ㅋㅋ. 이거 보면서 자매가 닮았다고 ㅋㅋ.

 

 4년제 대학교 서류 합격자가 나왔다는 동희 쌤이 합격 서류를 시은에게 건넨다. 근데 서류 접수한 적이 없다는 시은이. 시라의 부탁으로 동희 쌤이 접수를 한 거였다. 시은은 서류를 구겨버리는데.

혜진과 함께 하교하는 시은, 혜진은 자기도 거제에서 취업할 거라며 시은에게 같이 거제에 있자고 말한다. 

 여기서 잠깐, 여러 번 얘기하지만 박세완이 연기를 너무 잘하는 거 같습니다. 물론 이 드라마에서 규호 쌤 역의 김갑수라던지 시은 엄마 역의 김선영같이 연기 잘하시는 분들 많지만 이분들은 베테랑 연기자시고 박세완은 정말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배우인데 이만큼 하는 걸 보면 한 번씩 신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신에서도 겉으로 표현은 안 하지만 속으로는 약간 아쉬운 듯한 미세한 감정을 너무 잘 전달합니다(승찬이와 헤어지는 신에서도 마찬가지). 표정이 풍부한 배우 같습니다.

 



 시은 엄마는 거제에는 일이 없어 울산으로 가게 된다. 엄마는 떠나기 전에 시은에게 체크카드 하나를 주면서 학원 등록을 하라고, 대학에 한 번 도전해보라고 권한다. 참고로 체크카드에는 대웅으로부터 공상처리로 받은 돈이 들어가 있다. 엄마가 나가자 시은은 체크카드를 가지고 와서 밖으로 던져버린다.

 학교에서도 예지와 나영이 계속해서 시은에게 대학에 도전해보라고 말하는데 시은이는 화를 내고 혜진은 그런 시은이를 내버려 두라고 한다.

 

 

 

- 엄마의 편지

 예지와 나영의 계속된 설득, 침대에 누워 혼란스러워하는 시은이 문득 눈을 떠보니 방의 분위기가 뭔가 다르다. 시나리오 공모전 결과 쪽지와 영화 포스터들이 시은의 방에 붙어있고, 버렸던 DVD들은 책상 위에 올려져 있다.

 이 부분이 참 저도 헷갈리는 게 8화 초반에 시은의 방을 짧게 몇 번 보여준 때가 있는데 분명히 이 물건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이건 시은의 환상이거나 시은이 학교에 간 사이 누군 가져다 놓았다는 건데 그와 관련된 신은 없습니다. 근데 이후에 나오는 시은이 방을 보면(이것도 시은이 방 풀 샷은 없다) 그대로 포스터가 붙어있는데 그러면 시은과 엄마가 싸웠던 당시, 엄마가 물건을 버리지 않고 어딘가에(드라마 중간에 보면 먼지 쌓인 창고가 나오는데 아마 거기가 될 듯) 보관해놓았다는 이야기가 생략된 내러티브에 들어갈 것이고 엄마나 시라가 그것을 다시 꺼내와서 시은이 방에 붙였다고 유추해 볼 수 있겠습니다.


 다음은 너무 감동적인 울컥해 버렀던 편지 신이다. 엄마가 울산 가기 전에 장문의 메시지를 써서 시은에게 보내게 된다. 메시지의 내용은 글로 적는 것보다 그냥 영상으로 보는 게 나을 것 같아 생략하고, 시은은 메시지를 보자마자 버스 정류장으로 달려가보지만 버스는 벌써 떠난 뒤다. 시은은 집으로 돌아와 울면서 던져버린 체크카드를 다시 찾는다.

 


 학교로 간 시은은 동희 쌤에게 대학 준비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동희 쌤은 시은의 언니 때문에 봐주는 거 아니라고(아마 시라가 부탁했나? 후반부 생략된 내러티브가 너무 많다.) 하며 알아서 해주겠다고 한다. 집으로 가는 길에 선생님에게 혼나는 승찬이 발견. 승찬이 이제 춤추지 않는 걸 알게 된 시은은 승찬에게 쫄보라고 막말 시전하고 퇴장 ... 아놔 ㅜㅜ.


멀리서 우리를 향해 손짓하는 희망이 한낱 신기루일지 몰라도 일단 가봐야 아는 거다.


불과 한 달밖에 남지 않았지만 시은은 학원을 등록해서 다시 시작하고 승찬도 다시 춤을 추러 간다.

 


 

- 드디어 면접 날

 시은은 수시 합격한 세 군데 중 2차에 두 군데 합격하다. 친구들도 다 좋아하는데 혜진은 조마조마하다. 다시 계속된 시은의 도전, 드디어 면접일이다. 면접관이 시은에게 마지막 질문으로 영화과에 오고 싶어 하는 이유를 묻는다. 시은은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는 단순한 대답밖에 하지 못한다. 단순한 동경 그 이상의 구체적인 동기가 필요한데 그런 것이 있냐는 면접관의 말에 시은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다.

 사실상 시은은 보나 마나 불합격이다. 엄마랑 시라가 서울까지 시은을 데리러 오는데 터덜터덜 시험장을 나오던 시은이는 엄마와 언니를 보자마자 되돌아 도망간다. 도망가는 시은이 뒷모습 귀욤ㅋ. 시라가 도망가는 시은을 발견하고 부른다.

 

 

 면접 잘 봤냐는 엄마의 물음에 아무 말 없는 시은. 위로는 안 해주고 괜히 데리러 왔다고 하는 엄마 말에 시은은 참았던 울음을 터트리고, 담임에게 부탁을 한 언니 탓을 하다가 자기 탓을 막 한다. 이제 정신 차리고 취업 준비하라는 엄마 말에 시은은 알았다고 한다.

 그날 저녁 시라와 함께 영화를 보던 엄마가 방에 누워있는 시은에게 나와서 영화 보라고 부른다. 시라 왈 "아(애) 잔다. 그리고 자(쟤)는 이런 영화 안 좋아하거든. 유치하다고." 대화가 재밌어서 적어보자.

엄마, "왜? 재미만 있구만." 시라, "자가 지금 저거 보고 싶겠나?"

시라, "엄마. 김시은한테 진짜 실망 안 했나?" 엄마, "뭐 하러 실망하는데."

시라, "엄마 가진 돈 탈탈 털어가지고 시험 보게 해줬더만 똑 떨어졌잖아."

엄마, "야, 뭐 대학 떨어졌다고 인생 끝나나. 괜찮다. 시은이 쟈는 시집 잘 갈 거다."

시라, "엄마 아무리 엄마 딸이지만 그래 객관화가 안 되나? 세상에 어떤 시부모가 쟈를 좋아하는데?"

엄마, "시은이가 어디가 어때서. 공부 잘하지 성격도(피식 웃음) 성격도 ㅋㅋ 저 정도면 괜찮지."

시라, "ㅋㅋ 진심이가? ㅋㅋ."

엄마, "야 얼굴이 예쁘잖아." 시라, "언제는 안 예쁘다메?"

엄마, "야 말이 그렇지. 니보다 천백 배 낫다. 어디 내놔봐라 빠지는 얼굴인지."

시라, "솔직히 그건 아이다. 내가 낫지." 엄마, "니가 나은데 니는 뭐하고 댕기노. 연애도 안 하고"

시라, "연애한다." 엄마, "하나?" 시라, "응." 엄마, "누구하고?"

시라, "내 남자 억수로 많다. (엄마 웃음소리 <- 이건 진짜 웃는 소리 같음.. 대사가 애드립인가 싶음) 줄 섰다 밖에."

시은은 조용히 침대에 누워 엄마와 언니의 만담을 들으며 웃는다. 시험에 떨어졌지만 행복한 건 왜일까? 

 

 

 조금만 적고 치울랬는데 재밌어서 다 적어버렸네요. 진짜 모녀간의 지극히 일상적인 우리네 대화 같지 않습니까? 비현실적이고 유치한 드라마나 신파극과는 질적으로 차이가 납니다. 시나리오의 대사도 너무 잘 썼지만 그걸 또 배우들이 마치 실제같이 이렇게 잘 살려냅니다. 다른 데는 모르겠고 경상도에서는 진짜 이런 식으로 대화하거든요.

 


 시은은 이제 취업 준비를 하고 은행 면접을 본다. 한편 원래부터 아팠던 혜진의 할머니가 위독하다. 할머니의 부탁으로 규호 쌤은 사실을 늦게 말해준다.

 시은은 아직 한 군데 대학에 면접을 보지 않았는데 은행 최종 면접과 겹치는 바람에 가지 않으려고 한다. 예지가 진짜 대학 면접에 안 갈 건지 묻자 시은은 자기가 영화를 해야 할 이유를 못 찾았다고 말한다.

 혜진은 시은에게 행복했던 적이 있는지 묻는다. 소소한 행복이 뭔지 서서히 알아간다는 시은, 하지만 혜진은 인생 목표는커녕 시은이 말하는 작은 행복을 느낄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행복의 상대성. 혜진이 만약 지금의 시은이 된다면 훨씬 더 큰 행복감을 느꼈으리라.

 시은이를 부르는 예지와 나영, 일어나는 시은의 팔목을 혜진이 붙잡는다. 자기와 함께 계속 있어주기를 원하는 혜진이. 혜진이에게 시은이는 마지막이자 유일한 친구이다.


 

 은행 면접일. 예지와 시은은 시간 되면 조퇴하기로 하는데 혜진의 폰이 울리기 시작한다. 받지 않는 혜진이. 받지 않아도 어떤 전화인지 안다. 갑자기 시은이가 대학 면접에 가고 싶다면서 선생님에게 나가도 되는지 묻는다. 늦었다면서 다시 안 가려는 시은에게 예지와 도연이 택시 타면 된다며 빨리 가라 한다. 선생님이 허락하자 시은이 나가려는데 혜진이 시은의 손을 붙잡는다. 시은이 대학에 합격해 서울로 떠나면 자기는 영영 외톨이가 될까 무섭다. 그렇다고 남의 인생을 가로막을 수는 없다. 시은은 혜진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본다. 혜진은 시은에게 돈 없지 않냐며 손에 택시비를 쥐여준다. 시은은 혜진이 걱정되지만 갈 수밖에 없다.

 이렇게 혜진이는 시은이를 놓아줍니다. 와.. 안타깝게도 드라마는 잔인할 정도로 혜진이를 정말로 너무 현실적으로 그려버립니다. 시은이가 거제에 남았다면 혜진이는 할머니가 돌아가셨어도 졸업은 했을 텐데, 너무 안타깝습니다.

 

 

 

 

마지막회

 면접장에 늦게 도착한 시은. 마지막 순번으로 면접을 보기 시작한다. 역시나 면접관이 마지막으로 왜 영화가 하고 싶은지 묻는데 시은은 대답할 수 있을까요?

 혜진의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땐뽀 친구들은 장례식장으로 간다. 혜진이 보이지 않고 시은은 혜진에게 전화해보지만 연락이 안 된다.

 혜진은 마지막으로 규호 쌤을 만나러 와서 졸업하지 않을 거라 말한다. 규호 쌤은 계속 설득해보지만 혜진의 결정을 되돌릴 수 없다. 혜진은 되돌이표 같은 이런 삶에 지쳐버렸다고 그냥 포기할 거라고 쌤도 자기를 포기해주기를 원한다. 혜진은 규호 쌤에게 그동안 받은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고 땐뽀반에서 있었던 일들이 인생에서 제일 행복했다고 말한다. 혜진은 이제 그런 행복은 오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떠나는 혜진에게 규호 쌤은 자신의 전화번호를 몇 번이고 소리친다.

 


 정말 눈물 나는 장면이었습니다. 혜진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의지하고 사랑했던 할머니의 죽음은 혜진에겐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상황에 짱친이라 여겼던 시은이마저 서울로 떠나버리니 혜진은 더 이상 여기 남아있을 필요가 없었던 겁니다. 그래도 나중에 약간의 여지는 남겨두고 있는 게 그나마 다행이랄까요.



 시은의 시험 결과는 일단 탈락. 은행도 날아가고 대학도 날아갔다고 놀리는 시라 ㅋ. 시은은 후보 3순위다. 예술 계통은 빠지는 경우가 거의 없어 떨어진 거나 마찬가지라고 시은은 설명한다. 시은은 다른 취직자리를 준비하기로 한다.

 예지는 은행에 붙고 시은은 혜진에게 전화해보지만 연락이 되지 않는다(혜진이 폰 번호를 바꿈. 시은은 그 사실을 모름). 추가 합격자 발표 마지막 날. 시은이 밖으로 뛰어나오며 엄마를 부른다. "됐나?" "회사 말고." 시은이 대학 합격! 엄마와 시은은 껴안는다. 시은도 참 우여곡절 끝에 어렵게 붙은 대학이다. 추가 합격자로 붙었지만 인문계서 정식으로 공부했다면 더 수월하게 합격했을 것이다. 잘 했다고, 걱정하지 말고 열심히 하라는 엄마.

 



 

- 시은과 승찬의 재회. (feat 예지) "아~따 상남자디."

 성인 되기 몇 분 전, 술집 앞에 시은이 친구 무리가 먼저 오고 얼마 뒤에 승찬과 친구들이 오는데 시은을 발견한 승찬의 친구가 먼저 딴 데 가자고 한다. 승찬은 그냥 됐다고 하고 시은은 승찬이 발견. 승찬이 친구들이 얘기하는 것을 듣고 승찬도 무용학과 지원한 사실을 시은도 알게 된다.

 술을 마시는 중에 시은은 승찬을 슬쩍 의식한다. 시은이 친구들, 열심히 수다 떨고 있는데 뒤에서 승찬이가 성큼성큼 걸어온다. 시은이만 빼고 어떤 상황인지 다 아는데, 승찬이는 친구들이 말리는 걸 뿌리치고 시은이 옆에 앉는다. "야 김시은, 니 남자친구 있나?"

 일전에도 한 번 조연들 한 마디씩 하는 대사 너무 웃기다고 한 적 있는데 여기서 예지가 또 빵 터트립니다. 시은의 옆에 와서 남자친구 있나 라고 묻는 승찬을 보고 "아~따 상남자디."라고 한 거죠. 글로 쓰니까 느낌이 잘 안 사는데 영상으로 보고 나면 이 대사가 계속 맴돈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승찬은 그 태선이라는 남자와 시은이가 다시 사귀게 된 걸로 오해하고 있다. 친구들이 옆에서 시은이 남자친구 없었다고 중얼거리는데 승찬은 술에 취해 아마 안 들리는 모양이다. 승찬이 이번에는 시은에게 자기와 사귀면서 진심으로 좋았던 적은 있었는지 묻는데 시은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승찬은 밖으로 나와버리고 시은이가 곧바로 따라나온다. 시은은 헤어지고 나서 승찬을 한 번도 안 좋아했던 적 없었다고 말하는데 승찬은 믿지 않는다. 승찬은 헤어질 당시 자기는 너 만나면서 많이 행복했다라고 했는데 왜 너는 같이 행복했다라고 하지 않고 그냥 고맙다고 그랬냐며 그냥 나를 안 좋아한게 아니냐고 묻는다. 아니라고 하는 시은에게 승찬은 재차 헤어지자고 한 이유를 묻는다. 시은은 헤어지자고 한 이유 대신 승찬이를 좋아한다고 한 게 거짓말이 아니라고 얘기한다. 승찬이는 그럼 왜 좋아하면서 헤어지자고 한 지 계속 다그친다. 시은이 대답을 하지 못하자 승찬이는 떠난다.

 



 졸업식 날. 애들이 케익을 준비하고 폭죽을 터트리며 동희 쌤의 서울 입성을 축하한다. 당황한 동희 쌤의 외침 "떨어졌어~~"

 졸업식에 온 시라와 동희 쌤의 만남. 두 사람은 어떻게 되는 건지. 이 드라마는 자꾸 여지를 남겨 놓는다. 그래서 좋다 ㅋㅋ. 규호 쌤은 그래도 혹시나 혜진이 연락이 올까 하고 기대하는데 땐뽀반 애들의 작별 인사를 남긴 동영상이 톡으로 온다. 한 명, 한 명의 영상을 다 보고 처음부터 다시 돌려보는 규호 쌤. 캐 감 동.

 

 

 


면접에서 영화과를 가고 싶어 하는 이유에 대한 시은의 답변 신과 규호 쌤과 땐뽀를 하면서 있었던 일들을 시은의 내레이션과 함께 편집한 다음의 영상이 너무 좋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설사 거짓이라고 해도 끝까지 믿고 싶은 하나의 진실이다.

좋은 어른, 좋은 선생님, 우리가 좋은 제자가 아니었음에도 우리 앞에 아무 수식어도 필요 없다고.

우리 그 자체를 사랑해 준 영원한 판타지."

 

 

 졸업식이 끝난 다음, 시은이 대학 면접에서 왜 영화를 하고 싶은지에 대한 마지막 질문에 답하는 플롯이 이제서야 나옵니다. 플롯을 이런 식으로 배치하는 것은 드라마에서 잘 시도하지 않습니다. 영화에서는 다양한 플롯을 사용하지만 드라마는 최대한 단순화 시킵니다. 플롯이 어지러우면 내용 전달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만약 드라마에서 그렇게 한다면 우리나라 드라마 시청의 주 연령층이 싫어할 겁니다. 반면에 이 경우처럼 플롯을 만들면 사건의 결과나 인물의 결정에 대한 개연성을 더욱 커지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결론은 이 드라마 연출자분이 그냥 난 분이고, 그래서 이 드라마도 난 드라마라는 거. 시청률이 낮게 나온 거에 대해서만 안타까울 뿐입니다.


 


- 엄마, 내 간디~ ㅜㅜ

 시은이 서울로 떠나는 시간이 다가온다. 버스정류장에 시은이를 배웅 나온 엄마와 언니. 시은이를 버스에 태워보내고 버스가 떠날 때까지 엄마와 시은과 시라는 손을 흔들고. 버스가 출발하면서 서로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자 시은이가 울기 시작하는데 그 모습을 본 엄마가 그만 참고 있던 눈물을 터트린다. 위로해주는 시라.

 거제를 떠나면서, 엄마와 작별하면서, 버스 밖의 조선조 풍경을 보면서, 시은은 왜 그렇게 눈물을 흘릴까요. 그렇게 탈출하고 싶었던 거제를 떠나건만 한껏 좋아해야 할 시은이 그렇게 우는 이유는 뭘까요. 답은 엔딩 장면에서 나옵니다.

 


 한예대 영화학과 19학번 김시은은 더 이상 엄마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환영회 자리에서 시은은 자신의 고향이 거제임을, 자신의 엄마와 아빠가 거제에서 배 만드는 사람임을 당당히 밝힌다.

 한편 혜진이는 유흥가 주위에서 삐끼를 하고 있는데 동네 양아치가 돈 되는 일 있다고 혜진에게 해볼 건지 묻는다. 혜진이가 관심을 보이는데 양아치가 누구를 부르러 간 사이 혜진이 사라진다. 혜진은 버스를 타고 있고 창문에 입김을 분 다음 규호 쌤의 전화번호를 쓴다.

 혜진이가 그 길로 규호 쌤을 찾아갔는지 어땠는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각자의 상상에 맡기는 거죠. 다만 혜진이가 규호 쌤의 전화번호를 외우고 있다는 것만은 희망적이라고 봐도 될 거 같습니다.


 

 

- 감동의 라스트. 나의 엄마, 나의 고향, 나의 20년

 

※ 마지막 장면은 동영상을 올려주지 않네요. 다른 드라마도 마지막 신은 안 올려주는 건지, 혹시 이 드라마만 그런 거라면 대충 떠오르는 이유가 두 가지 정도 되는데...

ppl? 아니면 호기심 자극에 의한 다운로드 유도?

 

 드디어 대망의 라스트 신입니다. 첫 쇼트는 시은이의 자취방을 롱 숏으로 잡는 것으로 시작하는데요. 초반에 얘기했던 미장센이 아주 죽입니다. 영화 같지요. 그리고 배경음으로 Sia의 Snowman이 울려 퍼집니다. 일단 분위기는 확실히 잡아놓은 다음, 전화가 옵니다. 눈치 깠겠지만 승찬의 전화지요. 시은이 전화를 받으면서 "여보세요~" 하지는 않습니다. 뭐 비슷한 신을 찍으며 "여보세요~" 하라고 하는 드라마도 있을 겁니다. 시은이는 가만히 있고 승찬이만 말합니다. 시은이는 말할 게 없습니다. 승찬이가 알아야 해결될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시은이 헤어지자고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게 된 승찬이는 우선 미안하다고 한 다음 만나러 가도 되냐고 묻습니다. 말 없는 시은이, 승찬이 전화를 끊으려고 하는 순간 시은이가 어디냐고 묻습니다. 시은이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누군가 문을 두드립니다. 뭐 말 안 해도 승찬인 거 다 알겠죠. 여기서 약간 이게 드라마인 게 티가 나지만 그래도 뭐 시은이 자취방이 어딘지 시은이 엄마한테 가서 얼마든지 물어볼 수 있는 거고 시은이 엄마도 서로 얼마나 좋아하는지 충분히 아니까 각서 받고 집 위치 알려 줄 수 있다고 봅니다. 얼마나 애달팠으면 집 앞에 와서 전화를 하겠습니까. 모르긴 해도 소꿉친구 시절부터 시은이를 좋아한 대양의 마음을 가진 승찬이는 영원히 시은이를 사랑할 듯합니다.

 

 

 

 현관문이 열리자 바로 앞에 승찬이 있습니다. 둘은 바라보다 포옹을 하면서 볼키스? 볼맞대기?를 합니다. 개인적으로 그냥 키스보다 순수해 보이고 훨 낫네요. 게다가 순수를 상징하는 눈 내리는 밤이니 뜨거운 키스보다 이게 훨씬 낫습니다. 둘의 포옹 신 많이 달달합니다. 연기도 촬영도 엄청 잘 빠진 거 같습니다. 두 연기자 다 감정선도 엄청 잘 잡고 있네요. 이게 라스트 신이냐? 아닙니다. 나의 땐뽀걸즈의 라스트는 이렇게 쉽게 가지 않습니다. 드라마 싫어하는 저에게 인생 드라마로 등극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사실 이걸로 라스트 신 해도 충분히 멋진데 더 좋은 라스트 신이 있었던 겁니다.

 다시 바깥에서 방으로 카메라가 넘어가고 자고 있는 승찬의 손을 잡은 시은이가 승찬을 보며 흐뭇하게 웃고 있습니다. 근데 승찬이는 왜 어렵게 여친 자취방에 들어가서 자고 있냐고 ㅋ. 혹시 시은 엄마한테 썼던 각서에 잠만 자기로 되어 있었는지 ㅋㅋ. 각서 이야기는 그냥 웃자고 쓴 것이니 오해 마시기를.

 엄마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자꾸 농담을 하게 되는데 승찬이 가는 거 시은 엄마가 알고 있는 거 같습니다. 시은이는 엄마에게 말합니다. "나는 엄마 행복한 거 다 안디. 내도 꼭 행복 해지께." 그러고 전화를 끊고 창가로 갑니다. 창문을 열자 바다가 보이고 조선소가 보입니다. 바로 거제의 풍경인 겁니다. 드라마 보신 분들 중에 설마 여기가 거제도이고 시은이가 다시 거제도로 돌아간 걸로 이해한 분은 없겠죠.

아무튼 시은이의 마지막 내레이션이 나옵니다. "부정하고 싶어도 부정할 수 없는 나를 키운 나의 엄마, 나의 고향, 나의 20년, 안녕." 정말 가슴 떨리는 감동이지 않습니까.

 이 멋진 엔딩을 저는 시은의 성장 드라마의 완성으로 이해했습니다. 창문을 여니 원래는 없어야 할 거제도가 보이는 건 사랑하는 거제도를 보고 싶다는 것이죠. 거제도는 곧 시은이의 뿌리, 고향이자 엄마입니다. 이제 시은이는 완전하게 엄마를 사랑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된 겁니다. 그리고 그 20년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또 다른 세상이 시은에게 펼쳐지는 겁니다.

 

 

으따 박세완 배우 너무 예쁜 거 아닌가요

 

 

땐뽀걸즈를 만들어주신 작가 님, 감독 님, 박세완 님, 장동윤 님과 모든 제작진, 배우들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좋은 드라마 만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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