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7
제 13 회
이제 마지막 남은 7화(13회, 14회)와 8화(15회, 16회)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시은이 드디어 엄마를 완벽 이해하고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는 부분입니다. 쉽게 말해 시은의 성장 스토리라고 봐도 무방한 이 드라마에서 1화부터 6화까지 오는 동안 시은의 심리 상태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초반에는 다분히 이기적일 정도로 무조건 엄마가 싫고 엄마의 삶을 경멸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그러다가 중반으로 넘어오면서 엄마를 부끄러워하고 숨기기까지 하는데(그때는 사랑하는 딸의 그런 태도에 시은의 엄마도 상처를 받죠) 그때 큰 아픔을 겪고 그것을 헤쳐 나오는 과정 속에서 시은이는 소중한 것이 뭔지, 행복이란 어떤 것인지 크게 깨닫게 됩니다.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는 시은이가 발견한 소중한 그 무언가는 그대로 엔딩으로 투영됩니다. 저는 시은이와 엄마 사이의 이런 아프지만 감동적인 성장 스토리가 너무 좋습니다. 있다가 해당 장면도 올리겠지만 엄마의 편지와 홀로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떠나는 장면 그리고 라스트 신의 창문 밖을 내다보는 장면 등에서 쪽팔리지만 눈물이 좀 났습니다.
- 꿈을 꼭 이뤄야지만 행복한 건 아냐
규호 쌤을 전근 가지 않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땐뽀반이 대회에서 수상하는 것뿐. 애들은 마음이 무겁지만 내색하지 않고 열심히 연습한다. 그리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과자파티를 규호 쌤과 함께 한다.
언니 시라와 시은이 나오는 신들은 항상 코미디입니다. 코믹한 장면 속에 뼈 있는 메시지를 담곤 하는데 언중유골이랄까요. 시라의 "꿈을 꼭 이뤄야지만 행복한 건 아니디."라는 말은 드라마 엔딩까지 중요하게 계속 쓰입니다.
시은이는 작은 꿈을 하나 이룬다. 시나리오 공모전에 당선이 된 것이다. 그것도 대상으로 말이다. 시은이는 바로 승찬이에게 달려가서 맘껏 기뻐한다. 시은의 엄마는 당선 안내문을 보고 기가 막혀하는데 미약하게나마 딸의 재능을 본 엄마는 좋지도 그렇다고 마냥 싫지도 않은 복잡한 심정이다. 그리고 회사 직원들에게 당선 안내문을 보여주는 건 은근한 자랑이 아닐지. 이제 시은이의 서울행은 탄탄대로일까?
고스톱 게임을 통해 행복을 얻고 있는 시라 언니 ㅋ
교무실에 들어온 시은이가 동희 쌤이 없는 틈을 타서 몰래 대웅 조선 장학금 지원 명단을 확인해본다. 무슨 사유에선지 시은이는 선정 결과에서 탈락이다. 실망하는 시은이 ㅜㅜ.
시은이는 그딴 장학금 그냥 잊어뿌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쓰레기에서 이제 짱친 된 혜진과 함께 떡볶이 먹는 시은이.
여기서부터 혜진의 심리상태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다가오는 미래가 걱정되기 시작하는 혜진은 졸업하지 않고 그냥 학교에, 땐뽀반에, 그리고 시은과 머물고 싶어 합니다. 혜진은 자기가 무슨 말이든 할 수 있는 시은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나중에 좀 슬퍼집니다.
그 와중에 승찬에게서 전화가 오고 대화 내용은 안 나오지만 아마도 승찬이가 만나자고 한 듯하다. 근데 시은은 혜진과 논다고 계속 거절 ㅋ. 승찬이 혜진이에게 의문의 1패.
- 시은이 모쏠은 안드로메다행
시은과 만난 승찬이 시은에게 자기가 첫사랑인지 물어본다. 시은은 당연하다며 자신이 모쏠임을 밝힌다. 서로 첫사랑인 데 대해 의미 부여하며 좋아하는 승찬이. 띠로롱~ 그때 시은이의 옛사랑 태선이 등장한다. 태선은 촬영차 거제에 왔고 시은을 보기 위해 연락할 참이었다고 말한다. 승찬이를 두고 남친인지 묻는 태선의 물음에 선뜻 대답하지 못하는 시은. 승찬은 태선이 시은이가 말했던 바로 그 남자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기분이 나쁘다. 태선의 나이가 28살임을 안 승찬은 미성년자랑 사귄 태선이 정상이 아니라고 쏘아붙인다.
플롯에 등장하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뭐 저 정도면 시은과 태선이 사귄 게 맞나 싶기도 하고 시은에게 승찬은 거의 첫사랑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단 소꿉친구 때부터 시은이 좋아한 승찬이는 확실한 첫사랑 맞는 듯 ㅋㅋ. 아무튼 이 신과 그다음 신에서 두 사람 정말 귀엽게 나오고 재밌습니다.
- 시은이 주도권 빠이~
거짓말 한 시은에게 실망한 승찬이. 시은과 티격태격하던 승찬은 시은일 비정상으로 결론, 지금 가면 끝이라고 외치는 시은을 뒤로하고 승찬은 혼자 가버린다. 그래도 시은이는 당당한 거 같지만... 곧바로 다음 신으로 넘어가니 침대에 누워 전화로 승찬에게 미안하다며 빌고 있다. 입시 때문에 다음 날 다시 태선과 만나는 시은과 승찬은 태선의 호칭을 오빠에서 아저씨로 바꿔버린다. 시은은 영화감독이라는 꿈을 이룬 태선에게 행복한지 물어본다.
돌아가는 길, 시은이 모쏠 아니면 어떠랴. 승찬은 시은의 관심사와 고민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자신을 답답해하지만 시은이는 그런 승찬에게 있는 그대로 좋은 남자친구라고 말한다. 태선의 등장은 시은과 승찬의 사랑만 더 확인시켜준 셈인가?
그러니까 너무 쓸데없는 걱정 하지 마리~
분명 장학금 명단에서 탈락했는데 장학금을 받게 된 시은이는 그 돈의 출처가 승찬의 아버지인 권동석 부장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마음이 착잡하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엄마로부터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장학금이 그것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시은은 아빠의 사고를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그 상황을 나름 이해하려 하면서 승찬이를 감싼다. 그리고 시은은 엄마에게 돈을 돌려주자고 말한다. 엄마는 갑작스레 어른스러워진 시은이가 낯설다.
승찬과 영화를 보던 시은이 갑자기 눈물을 흘린다. 승찬은 시은에게 전혀 슬픈 영화가 아닌데도 운 이유를 묻지만 말하지 않는다. 승찬은 왠지 모르게 찝찝하다. 시은은 승찬의 전화도 받지 않고 톡도 씹기 시작한다.
이 신에서 시은이 운 이유는 명확하게 나오지 않습니다. 확실한 건 승찬과의 이별을 예고한 것이고 그 예고된 슬픔과 함께 엄마가 짊어지고 있던 아픔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전 신과 연관시켜보면 시은은 엄마의 아픔을 더 깊이 이해한 게 분명해 보입니다. 그것도 모르고 그동안 철없고 이기적으로 행동한 자신을 자책하면서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엄마와 승찬 둘 중 한 사람을 선택해야 했던 시은은 엄마를 선택한 것입니다.
시은이 엄마는 변호사에게 우울증 인정하고 산재처리 받을 확률을 물어본다. 변호사는 그리 높진 않지만 사고사로 밀고 가는 것보다는 높다는 것과 공상처리가 확률은 높지만 금액이 낮은 것도 말해준다. 엄마는 사고사에서 우울증 인정하는 것으로 바꾼다.
취업으로 밀어붙이던 엄마는 어차피 약속한 게 있기도 하지만 딸내미가 그렇게 좋아라하는 걸 보고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그깟 약속 엄마가 어기려면 얼마든지 어길 수 있다는 거 다들 아시리라 봅니다. 엄마는 그렇게 딸의 미래를 위해 돈을 선택한 겁니다. 엄마와 시은의 입장이 동시에 바뀌어버린 셈입니다.
시은의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승찬. 시은이를 닮아서 샀다고 하는 인형. 갑자기 달라진 시은의 태도에 불안감을 느꼈던지 승찬은 시은에게 집으로 놀러 오라고 한다. 작별 키스를 하려는 승찬이를 시은이가 피한다. 승찬은 시은의 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해보려 하지만 실패한다.
갈등하는 김시은. 재판 결과가 궁금한 시은은 재판 중인 법원으로 향한다. 뒤에 앉아 재판을 지켜보는 시은을 발견한 엄마는 급하게 남편의 우울증을 부인하고 결국 재판에 진다.
제 14 회
- 승찬과 시은, 최대의 위기
승찬의 집에 놀러 온 시은은 승찬과 말다툼을 벌인다. 승찬은 무슨 일인지 시은에게 물어보지만 시은은 답하지 않고 부러워서 그런 거라 말해버린다. 시은은 아빠의 죽음과 함께 모든 것이 망해버린 자신과 달리 아무 일 없이 지내는 승찬과 그의 아버지가 원망스럽다. 물어도 대답하지 않는 시은, 자초지종을 알 길이 없는 승찬이 짜증을 내며 진심에도 없는 말을 하자 시은이 헤어지자 하고 나가버린다. 승찬은 미안하다며 시은을 잡고 다시 얘기해보지만 오해에서 비롯된 일은 쉽게 해결이 나지 않는다.
시은은 승찬의 집에서 나와 태선이 있는 촬영장으로 가는데 엉망진창이 된 촬영장을 보게 됩니다.
시은은 태선을 보면서 꿈을 이루는 것과 행복한 것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됩니다.
그리고 늘 현실과 타협해야 한다는 것도 깨닫게 됩니다.
"진짜 행복한 사람은 늘 반복되는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라는 말을 어디서 들은 것 같습니다. 양다영이 느끼는 행복과 비슷한 것이죠."
시은은 소소한 행복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게 됩니다.
그렇게 시은은 마음을 굳히게 됩니다.
시은이 집으로 돌아오는데 왠지 엄마가 시은의 눈치를 본다. 시은은 엄마에게 대학 진학 꿈 버리고 취업 준비하겠다 하고 방에 있던 그동안 모아두었던 영화와 관련된 물건들을 싹 다 버린다.
드디어 땐뽀 결선 대회가 오고 무대에 오르기 전 시은은 승찬에게 전화해서 만나자고 약속한다. 땐뽀팀은 무사히 마지막 공연을 마치고 무대를 내려온다. 그리고 발표 날, 결국 땐뽀 동아리는 대상을 받는다. 애들은 상을 받던 그때의 흥분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버려져있는 시은의 물건을 엄마가 발견한다. 시상식에서 돌아온 시은은 엄마에게 1등 했다고 자랑하며 공연 영상을 보여준다(feat. 시라 언니의 주옥같은 "뻥치지 마라~"). 시은이 방에 들어가니 웬걸, 버렸던 물건들이 죄다 다시 돌아와있다. 시은은 물건을 다시 버리려 하는데 엄마가 말리며 하고 싶은 공부 계속 하라 한다. 시은은 폭발하고 엄마에게 해서는 안 될 말까지 해버린다. 동생이 엄마 인생을 운운하는 그 광경을 지켜보던 시라가 시은의 귀싸대기를 날린다.
재판정에 간 것을 후회(자기가 가지 않았다면 재판에 이겼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했다는 시은의 말로 미루어 봐서 시은은 진로에 대해 계속해서 갈등을 해온 걸로 보입니다. 시은이 결국 꿈을 접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엉망진창이 되어 있는 태선의 영화 촬영장을 보고 나서입니다. 그동안 이상 만을 꿈꿔오던 시은이 드디어 현실을 보게 된 순간이었죠. 하지만 시은은 그렇게 힘들게 꿈을 접게 되었지만 자신이 꿈꿔왔던 모든 것이 헛된 신기루였다는 것을 단시간에 인정하기가 너무 힘겨웠을 겁니다. 그런 차에 엄마가 마음을 돌려 뒷바라지를 해주겠다고 하니 겨우 다잡은 마음에 다시 혼란이 일어버린 겁니다. 사람은 견디기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원망의 대상을 찾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 상대가 잘못이 아닌 줄 알면서도 원망을 하게 되고 대부분 그 대상은 가장 가까운 사람이 되기 마련입니다. 시은이가 엄마와 승찬에게 그토록 모질게 한 건 바로 이 때문입니다. 가족 간의 애증이 폭발하는 너무 슬픈 신입니다.
- 결국 이별 ㅜㅜ
시은이 승찬과 약속한 날, 카페로 향한다. 두 사람 다 조금은 감정이 진정된 느낌이다. 시은은 앉자마자 승찬에게 아직도 자기가 많이 좋은지 묻는다. 승찬은 예전만큼은 아니라고 하고 서로 간에 약간의 농담이 이어진다. 시은이 최근 있었던 일들을 구체적으로는 말하지 않고 힘든 일이 있었다 에둘러 표현하며 승찬에게 뭔가 말하려는 찰나 승찬이 먼저 "만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제?" 라고 묻는다. "어."라고 시은이 대답한다. 승찬은 집에서 시은과 싸웠을 당시 시은이 태선과 함께 있던 것을 보고 태선과 시은이 다시 만나는 것으로 오해한 것.
시은이 승찬에게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는 나오지 않는데 이때 시은의 표정이 약간 미묘합니다. 뭔가 결심을 하고 오긴 했는데 그게 100%는 아닌 기분? 한 70% 정도? 만약 승찬이 헤어지고 싶지 않다고 적극적으로 막았다면 시은이도 생각을 바꿨을 가능성이 있기도 한 거 같습니다. 아무튼 이건 드라마가 좀 상상의 여지를 많이 남겨주는 부분이 있어 그에 관한 저의 생각을 약간 첨언해 보았습니다.
아무튼 아쉬움이 가득 묻어나는 헤어짐의 현장이었던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하지만, 감독은 여기에 복선을 하나 깔아놓았습니다. 그건 시은과 승찬이 떠난 빈 테이블을 약 5초간 보여주는 쇼트입니다. 그 테이블 위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식지 않은 커피 잔 2개가 놓여있습니다!
마지막 이별의 순간, 승찬이 시은에게 말한다. "그래도 나는 니 만나면서 행복했다." 시은은 "고맙다."라고만 말하고 버스에 오른다.
《추신》
위의 이별 영상과 마지막 회의 재회 영상과 관련하여 한 가지만 이야기하고 끝내겠습니다. 사실 후반부로 갈수록 생략되는 내러티브가 많아서 캐릭터의 심리상태를 알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마지막에 승찬이 전화했을 때 "아버지가 헤어지라고 했다면서."라고 하는 부분인데 이것과 관련하여 직접 설명하는 신 뿐만 아니라 연관지어 유추해 볼만한 신도 없습니다. DVD 코멘터리같은 제작 후기가 없다면 정확히 알 수 없는 내용입니다.
아무튼 라스트 신에 의거, 시은이 타의에 의해서 이별을 결심했다는 방증 하에 아까도 얘기했지만 시은이 무슨 말을 하려는 찰나 승찬이 먼저 헤어지자고 말하는 순간 시은의 표정에서 놀람, 안타까움, 서운함 같은 게 묻어나는 것은 어느정도 개연성이 있어 보입니다.
버스 타기 전, 어찌 보면 시은은 마지막까지 뭔가 아쉬운 느낌이 많이 묻어납니다. 시은은 승찬이 불렀을 때 다른 말을 해주기를 바랬을지도 모르는데(승찬은 그동안 언제 무슨 일이 있었던지 항상 시은을 놓은 적이 없었으니 이번에도 잡아주길 바랬을지도 - 확대해석일 가능성 다분함) "그동안 행복했다."라는 완전 이별을 뜻하는 말을 했으니 "고맙다."라는 말만 남기고 표정도 어두워지죠. 실낱같은 희망도 완전 사라지는 순간이랄까요. 술집에서 시은이 승찬을 만났을 때 "헤어지고 난 다음 한번도 니 안 좋아한 적 없다."라는 대사가 이때 시은이 진심으로 헤어지고 싶지 않았던 것에 대한 방증이라 볼 수 있이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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