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태골 국도림 폭포
대구에 비가 오고 며칠 후에 팔공산 수태골을 찾았다. 목표는 흔히들 수태골 폭포라고 말하는 국도림 폭포이다. 이 폭포의 이름을 왜 국도림 폭포라고 불리는지 이유는 모르겠다. 아무튼 이 수태골 폭포 또는 국도림 폭포는 비가 좀 와야 폭포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국도림 폭포는 해발 약 800m 고지에 있기 때문에 가는 길이 쉽게 보고 내려오는 수준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비 챙기는 동시에 물 챙기고 먹을 것도 좀 챙기는 등 준등산 수준으로 준비해야 한다.
저번에 수태골에서 팔공산 등산했을 때는 물이 거의 없어서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거센 물살을 내뿜으며 하얀 물보라를 쏟아내는 수태골 폭포를 상상해본다.
아침 일찍 갔는데도 토요일이라 그런지 수태골 주차장이 거의 만차다. 삼각대가 무겁기 때문에 작대기는 하나만 챙기고 서둘러 팔공산을 오른다. 상수원 보호구역인 수태골은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모두 펜스가 쳐져 이제는 물놀이를 할 수 없다. 펜스 뒤로 수태골 1폭포가 보인다.
한동안 가물어서 수태골도 말라갔는데 오랜만에 물이 콸콸 쏟아지니 기분이 좋다. 수태골은 수릉봉산계표석이 나올 때까지 길이 정말 좋다. 징검다리를 건너고 하늘이 가릴 정도로 울창한 숲을 지나면 수릉봉산계표석이 나온다. 커다란 바위에 한자로 '수릉봉산계'라고 새겨져 있다.
수릉봉산계표석을 지나 계속 산을 오른다. 조심씩 바위가 많아진다. 어느새 펜스는 사라지고 계곡이 좀 더 잘 보인다. 그리고 암벽등반 훈련장으로 사용되는 거대한 바위 절벽이 나온다. 까마득히 높은 곳에 사람 한 명이 보인다. 밑에서 봐도 아찔하다.
드디어 폭포 가는 길 표지판이 나온다. 여기서 내려가지 말고 계단 따라 그냥 올라간다. 폭포로 내려가는 데크가 나오고 수태골 폭포가 보인다. 꽤 많은 물이 거친 낙수음을 내면서 떨어진다. 폭포 옆에 오니 벌써부터 시원해진다. 물속으로 풍덩하고 싶지만 사람이 있어서 사진만 찍는데 한 무리의 아줌마와 한 명의 아저씨 오더니 여기서 밥 먹는다. 밥 다 먹더니 계란 껍데기 한 줌 남겨놓고 가네. 진상들 같으니.
나는 진상들 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장노출 사진 마저 찍고 그만 내려간다. 내려가면서도 소폭포 등 예쁜 포인트 많아서 군데군데 들러서 찍다 보니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내려오다 보니 펜스 뒤로 놀기 좋은 포인트가 많다. 옛날에는 거기가 물놀이 포인트였지만 지금은 출입금지. 오히려 잘 됐지, 덕분에 수태골에 날파리 하나 없이 정말 깨끗해졌다.
성지골 너럭바위
수태골에서 내려와서 성지골 너럭바위로 가기 위해 수태골 주차장에서 100m 아래에 있는 수태골 제2주차장으로 간다. 이 길은 올레 코스 일부 구간이기도 하다. 주차장 들어가서 좌측 중간쯤에 대구 올레 수태지 계곡길 표지판이 보인다. 그리로 들어간다. 초입에는 숲이 좀 우거져 있다.
중간에 올레 이정표가 나오면 파란색 화살표를 보고 따라간다. 원래 여기는 삼거리였는데 자세히 보면 수태지로 내려가는 길이 나뭇가지로 막혀있는 걸 볼 수 있다. 이 이정표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계곡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들머리에서 15분 정도 올라가면 성지골 너럭바위가 보인다. 넓직한 너럭바위가 돗자리 깔고 앉아 쉬기 딱 좋다. 원래 여기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수태골이 막히면서 주말 낮에 와보면 항상 사람이 있다. 그러나 이때는 아침 시간이라서 아무도 없었다.
물에 들어가서 사진 찍고 왔다 갔다 하면서 놀아도 아무도 안 온다. 대체적으로 수태골과 성지골은 바위에 붉은 자국이 많은 것이 계곡에 철분이 많은 듯하다.
너럭바위 끝으로 가보면 조그만 폭포가 쏟아진다. 첨벙첨벙 그리로 가서 장노출로 사진 찍어본다. 하지만 필터를 안 가져와서 장노출에 한계가 온다.
너럭바위에서 계곡 아래로 물이 떨어지는 곳에서도 장노출로 담아본다. 바위에 파란 이끼가 끼어있어 사진이 정말 잘 나온다. 그런데 계곡에 나무줄기가 왜 이리 많은지 정말 걸리적거린다. 원 없이 찍고 내려가는데 이제 올라오는 사람 두 분 만났다. 며칠 동안 비가 와서 계곡의 상태를 보니 다행이기는 하지만 비가 좀 더 와야 될 듯하다.
※※수태지※※
수태지 아래를 보니 밑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궁금해서 한 번 내려가 봤다. 숲이 꽤 우거져 있으나 사람이 다닌 흔적은 분명한 길. 혹시나 뱀 나오지 않을까 조심조심 잘 살피며 간다. 그런데 세상에나, 수태지 아래에 이렇게 멋진 계곡이 숨어있다. 사람들이 이쪽으로는 거의 오지 않는 듯하다. 왠지 모를 미지의 계곡 같은 느낌. 장담하건대 수태지가 없었으면 더 깨끗하고 멋진 계곡이 되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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