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 가볼 만한 곳으로 고운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앞서 경북 의성 가볼 만한 곳 포스팅을 하다가 글이 길어져 고운사는 빼먹었는데, 고운사만 따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산운생태공원, 금성산 고분군, 의성조문국박물관 등의 포스팅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최치원 문학관
먼저 고운사 가는 길에 최치원 문학관이 있으니 거기부터 먼저 들렀습니다. 오래 전에 고운사에 갔을 때는 고운사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그새 가는 길에 뭔가가 많이 생겼습니다. 엄청나게 큰 주차장도 있고 작은 공원도 만들어져 있고, 하지만 이용객이 거의 없습니다.
최치원 문학관은 고운사 가는 길 좌측 편에 있습니다. 최치원 문학관 때문에 주차장을 이렇게 많이 만든 것 같은데 좀 낭비네요. 주차장 부지 대비 이용객이 너무 적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갔는데 최치원 문학관 전시실은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의 관람료가 있었습니다. 안에 뭐가 있다고 관람료를 받나 싶었지만 온 김에 들어가 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해서 최치원 문학관의 좋은 점은 딱 하나입니다. 안에 들어가면 시원하다는 것, 2,000원은 냉방료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일부러 최치원 문학관 주위를 휑하니 더 덥게 만들었나 봅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최치원의 생애부터 쭉 나오고 당나라로 떠났다가 신라로 돌아오는 그의 행적도 볼 수 있습니다. 최치원 영정의 여러 가지 종류도 전시되어 있고요, 전국 곳곳에 그가 새긴 명문의 위치도 알려줍니다. 그중 저는 합천 홍류동 계곡에서 고운 최치원의 글자를 본 적이 있네요.
그리고 고운사와 고운 최치원이 어떤 관계에 있었는 지도 알려줍니다. 전체적으로 그다지 볼 게 별로 없습니다. 관람료가 왜 있는지 이유를 알 수 없을 정도입니다. 왠만해서는 부정적인 글을 잘 안 쓰려고 하는데 여기는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의성 등운산 고운사
고운사는 조계종 16교구 본사일 정도로 큰 절이지만 생각 외로 사람들은 고운사를 잘 모릅니다. 관광 목적으로 의성에 들렀다면 고운사는 꼭 가봐야 할 절입니다. 참고로 고운사는 앞서 포스팅했던 빙계계곡에서 50분이나 걸릴 정도로 꽤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오히려 안동에서 가까우니 안동 갔다가 들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고운사에 처음 갔을 때가 겨울이었고, 당시에는 왠지 어수선하고 별로 좋은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방문했을 때는 단정해지고 뭔가 더 좋아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확실히 지금의 고운사는 좀 더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편안함도 느껴졌습니다.
아주 유명한 절에 가면 좋기야 하지만 때때로 너무 많은 인파 때문에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고운사는 그런 걱정일랑 접어두어도 괜찮습니다. 고운사에는 적당히 사람이 들어오고, 문화재 등 구경거리도 적당히 있으며, 찻집도 있어서 편안하게 쉬다가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고운사는 입장료가 없습니다.
고운사 주차장은 입구 앞에도 있고 일주문 앞에도 있는데 한 번은 입구에서 일주문까지 걸어서 가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한 15분 정도 걸리기 때문에 꽤 걸어야 하지만, 천년 숲길이 조성되어 있어 여름에 걸어도 크게 덥지 않습니다.
저는 고운노인요양원 앞 그늘에 차를 대고 걸어서 갔습니다. 일주문까지 가는데 흙길이 너무 좋고 소나무와 활엽수가 만들어주는 그늘이 시원함을 안겨다 줍니다. 길 옆으로는 작지만 개울물이 졸졸졸 흘러가서 지루해질 수 있는 길에 활기를 더해줍니다.
주차된 차들이 보이기 시작하면 오다리로 서 있는 고운사 일주문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가공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나무줄기를 이용한 일주문의 오다리 기둥이 너무 멋집니다.
일주문을 지나 천왕문이 나오고 천왕문을 지나면 경상북도 유형문화재인 가운루가 보입니다. 고운사는 남북국 시대 통일신라의 승려 의상이 창건한 절로, '高雲寺'라고 했으나, 최치원이 입산하여 가운루를 세운 이후 그의 호를 따서 '孤雲寺'가 되었습니다.
가운루를 지나면 우측편에 새로 지은 대웅보전이 있고, 대웅전 반대쪽 계단으로 올라가면 고운사 삼층석탑과 나한전이 있습니다. 고운사 삼층석탑은 경상북도 문화재자료이고 나한전은 지정 문화재는 아니지만 1992년 대웅보전이 신축되기 이전에 그 자리에 있었던 원래의 대웅전입니다.
마당으로 내려오면 등운산을 배경으로 고운사의 많은 건물들이 적당한 거리를 두고 배치되어 있습니다. 한쪽에는 보물인 연수전이 있습니다. 앞에는 특이하게 '만세문'이라고 적힌 삼문이 있고, 바깥쪽에 'ㅁ'자와 안쪽에 'ㅁ'자로 된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연수전 맞은편에는 약사전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보물인 고운사 석조여래좌상이 안치되어 있습니다. 광배와 대좌뿐만 아니라 백호까지 온전히 남아 있어 오른손 일부를 제외하고 훼손된 곳이 거의 없습니다. 통일신라 후기에 제작된 아주 훌륭한 조각 작품입니다.
이후 고운사 마당을 한 바퀴 돌아 극락전을 지나 다시 가운루에서 일주문, 일주문에서 천년 숲길로 해서 주차장으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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