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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답사/대구

대구 성모당과 성유스티노신학교 관덕정 달성공원 주차 팁

by 취생몽死 2022.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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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골목투어 5코스인 남산100년향수길에는 성유스티노신학교와 관덕정 순교기념관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곳으로 갔다가 차량으로 달성공원으로 이동해 봤습니다. 달성공원은 골목투어 1코스에 속해 있지만 저는 정해진 대로 이동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이렇게 생각나는 대로 돌아다녔습니다.

성유스티노신학교

 

성유스티노신학교와 성모당

가장 먼저 간 곳은 남산동의 대구가톨릭대학교 캠퍼스이기도 한 성유스티노신학교와 성모당입니다. 주차는 주위에 갓길 주차할 장소가 없기 때문에 유료주차장에 대셔야 합니다. 가장 편리한 곳은 남산향수길 공영주차장으로 최초 30분 500원, 30분 초과 시 10분당 250원, 일주차 5000원으로 매우 저렴합니다. 주차장에서 나와서 담을 따라 쭉 따라가다 보면 천주교대구대교구청으로 들어가는 정문이 나옵니다. 이곳 남산동은 구도심 주택가여서 분위기가 아주 조용하고 성모당 주위에는 나무들도 많아 산책하기도 좋습니다.

남산향수길 공영주차장
조용한 대구 남산동 거리
천주교대구대교구청 정문

 

정문 길 건너에는 샬트르성바오로 수녀원이 있는데, 수녀원 내에 있는 성당이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인은 수녀원 안으로 들어가지 못합니다. 미리 관람 허락을 받았을 경우에는 가능하다고 알고 있는데 개인 자격으로 될지도 잘 모르겠고, 다만 골목투어 참여 시에는 들어갈 수 있을 겁니다. 아무튼 샬트르성바오로 수녀원 성당은 그냥 바깥에서 보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샬트르성바오로 수녀원 정문과 뒤로 보이는 성당

 

천주교대구대교구청 안으로 들어가면 바로 오른쪽에 성모당이 있습니다. 그런데 성모당에는 수요일 오전 미사가 한참 진행 중이어서 성유스티노신학교부터 먼저 가봤습니다. 성모당에서 성유스티노신학교까지는 바로 지근거리인 데다 이정표도 잘 되어 있어서 찾기는 매우 쉽습니다. 운동장으로 내려가다 보면 김대건 신부 동상을 볼 수 있습니다. 김대건 신부는 국내에서 가톨릭 포교 활동을 하다가 1839년 기해박해 때 순교한 인물입니다.

미사 중인 성모당
성유스티노신학교 운동장과 김대건 신부 동상

 

초록색의 잔디가 펼쳐진 운동장으로 내려오면 성유스티노신학교 건물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건물 앞에는 성모 마리아가 평온하게 서 있습니다. 성 유스티노 신학교는 1914년에 건립된 것으로 건물 양식은 로마네스크와 고딕을 혼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안에는 아담한 크기의 예배당이 있고 별 다른 제약 없이 아무나 들어가 볼 수 있습니다.

성유스티노신학교 건물
성유스티노신학교와 마리아상
파란 하늘과 성유스티노신학교
성유스티노신학교 내부 모습

 

다시 성모당으로 돌아가서, 미사가 끝나자 마자 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화단 옆에 쬐끔한 아깽이 한 마리가 웅크리고 앉아 있네요. 엄마가 잠시 마실을 나간 것인지, 아니면 고아가 된 건지, 아직 어미의 보살핌이 필요해 보이던데 안쓰럽더군요. 어쨌거나 성모당은 미사가 끝났음에도 여전히 주위에 기도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렇게 성모당은 항상 기도하는 사람이 많아서 사진 찍기가 조금 조심스럽습니다.

성모당 화단 아깽이
성모당 주변의 사람들

 

석굴 사원처럼 만들어진 성모당은 1918년에 만들어졌고, 굴 내부에는 성모상을 모셔두었습니다. 성모당 역시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성모당 주위에서 기도하는 사람들을 보니 한국에는 신심으로 가득찬 분들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대상이 어떤 신이건 간에 상관 없이 말이죠.

성모당
성모당 석굴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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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덕정 순교기념관

천주교대구대교구청에서 나와 반월당 근처에 있는 관덕정 순교기념관으로 향했습니다. 성모당에서 관덕정까지는 한 10분 정도만 걸어가면 될 정도로 가까이 있습니다. 인쇄 골목을 지나서 걷다 보니 대리석 외벽 위에 누각이 올라가 있는 관덕정 건물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관덕정 가는 길의 남산동 거리
관덕정

 

기념관 입구 앞에는 구한말 흥선대원군이 전국 각지에 설치한 척화비 한 기가 서 있습니다. 관덕정 순교기념관은 2층과 3층 전시실, 옥상, 지하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전시실에는 한티와 신나무골, 새방골, 날뫼(비산)와 같은 경상도 지역의 천주교 신앙 공동체에 관한 것과 대구 지역의 처형장이었던 관덕당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습니다. 과거 동아쇼핑 건설 현장에서 처형 도구였던 돌형구가 여러 개 발견됨으로써 지금의 반월당이 처형장이었음이

증명되었습니다.

관덕정순교기념관과 성 이윤일 동상
흥선대원군의 척화비
관덕정 2층 전시실

 

3층 전시실 한 공간에는 이윤일 성인의 목관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관은 세로 5자(150cm), 가로 1자(30cm) 크기의 송판으로 성인의 시신이 들어갔다고 하기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작습니다. 이 관은 안성 미리내에서 대구로 옮겨와 이곳에 전시된 것이라고 합니다. 한쪽 벽면에는 성 이윤일의 행적을 표시한 지도가 그려져 있습니다.

성 이윤일 목관
이윤일의 행적
3층 전시실의 스테인드글라스

 

3층에서 관덕정이 설치된 옥상으로 바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관덕정은 부산스러운 도심에서 혼자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참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반월당과 인근 남산동 일대의 경관이 훤히 바라다 보이는 관덕정에서 남산교회와 반월당 쪽의 현대백화점과 동아백화점 등 여러 건물들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현대백화점과 동아백화점이 좌우로 나란히 서 있는 게 어째 사이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관덕정에서 지하로 내려가서 아담하고 예쁜 예배당을 잠시 본 후 관덕정을 나옵니다.

관덕정에서 본 남산동 일대와 남산교회
관덕정에서 본 남산동 일대
관덕정에서 본 현대백화점과 동아백화점
관덕정 지하 예배당

 

참고로 인쇄골목 쪽으로 걷다보면 상덕사비각 및 문우관이라는 곳을 지나게 되는데 문도 잠겨있고 별로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구도심의 낮은 상가 건물이 밀집되어 있는 인쇄골목이 그래도 활기 있어 보입니다.

상덕사비각과 문우관
남산동 인쇄골목

 

달성공원

무료로 동물들을 구경할 수 있고 넓은 녹지가 조성되어 있어 주말 가족 나들이 장소로 인기 있는 달성공원은 동물원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달성'이라는 이름은 성곽 시설에서 유래한 것이며 대구달성은 국가 사적으로 지정된 문화재입니다. 지금이야 이 달성공원이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휴식 공간이지만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입장료가 있었고 물개쇼 같은 공연도 하던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초등학생(과거 국민학생)들의 단골 소풍 장소였으니 지금 세대들은 조금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달성공원 앞의 거리 풍경. 살다 살다 순종 동상을 세운 건 처음 본다. 철거해라 제발.

 

달성공원 주위에는 노상 공영주차장이 많습니다. 하지만 담장을 따라 나 있는 일방통행로 길가에 무료로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꽤 많습니다. 걷는 게 부담 없다면 한 번 고려해 볼만도 하며, 단 주말에는 자리가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달성공원 정문 주변의 질서 없어 보이는 올드한 거리 풍경을 저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좀 단정하고 깨끗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가지지만 몇 년이 지나고 몇십 년이 지나도 달성공원 거리 풍경은 변하지 않습니다.

조용한 달성공원 일방통행로. 그러나 큰 도로로 나오면 술에 취한 사람들로 넘쳐난다.
달성공원 정문

 

그나마 정문을 지나면 넓고 푸르른 잔디밭이 눈앞에 펼져지면서 분위기가 훨씬 좋아집니다. 늘 그렇듯이 정문에서 우측으로 가서 최제우 동상을 지나칩니다. 이제는 동물에는 관심이 없어지고 공원 주변 풍경과 성곽 둘레 산책길을 걷는 게 더 좋습니다. 달성공원 정문 안의 풍경은 제가 어릴 때나 지금이나 변한 게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 세워진 동상이며 비석이며 심지어 꽃밭까지 그대로입니다.

달성공원 잔디광장
달성공원의 정문 주변
수운 최제우 동상
최제우 동상에서 본 풍경

 

물개사 주변에 보면 이상화 시비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시비라는 달성공원의 이상화 시비에는 시 '나의 침실로'의 한 구절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상화 시비에서 코끼리사와 사자사를 지납니다. 코끼리사의 코끼리 두 마리는 한자리에서 둠칫 둠칫 거리고 있고 사자는 쿨쿨 잠만 자고 있습니다. 달성공원은 만들어진 지가 아주 오래된 동물원이라서 동물들이 생활하기에 많이 열악한 환경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달성공원 이상화 시비
달성공원 코끼리
자고 있는 사자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에 추서된 독립운동가 왕산 허위의 순국기념비를 지나 다시 공원 중앙에 있는 어린이헌장이 있는 석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보호수로 지정된 노거수 회화나무가 정말 멋지고 달성공원 잔디 광장의 풍경이 너무도 여유롭습니다.

허위선생순국기념비
달성공원의 회화나무 보호수
어린이헌장
잔디밭에서 노니는 아이

 

이제 성곽 둘레 산책길을 따라 대구달성을 한 바퀴 돌아봅니다. 평탄하고 그늘진 산책길이 걷기에 그만입니다. 산책길을 따라 운동을 하는 주민들도 많이 보입니다. 걷다 보니 대구시 문화재자료인 관풍루가 나옵니다. 관풍루는 원래 경상감영의 선화당 남쪽 정문인 포정문 위에 세워진 누각으로 1920년경 지금의 위치로 옮겨졌습니다.

달성 성곽길
산책길과 관풍루
달성공원 관풍루
멀리서 본 달성공원 관풍루

 

관풍루에서 아래로 내려와서 달성공원을 나가는데 독수리 한쌍이 철망 바로 앞에 앉아 있는 게 보였습니다. 독수리의 '독'은 대머리라는 의미의 한자이죠. 덩치는 큰데 생각보다 착하게 생긴 거 같습니다.

가이즈카 향나무
독수리 한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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