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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답사/대구

대구 달성 도동서원 은행나무 절정

by 취생몽死 2021.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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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동서원의 역사

대구 달성의 자랑, 유네스코 세계유산 '한국의 서원'으로 등재된 9개 서원 중 하나인 도동서원은 사적 488호로 조선 초기의 문인 한훤당 김굉필을 배향한 곳입니다. 1568년(선조 1) 비슬산 기슭에 쌍계서원이라는 이름으로 창건되었다가 임진왜란 때 소실된 이후 현재의 위치에 중건하고 보로동서원이라 불렀습니다. 1607년(선조 40)에 '도동'이라는 이름으로 편액을 하사 받아 사액서원이 되었으며, 1868년(고종 5)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훼철되지 않고 존속한 역사적 가치가 우수한 서원입니다.

보수 공사 중인 도동서원
현재 보수 공사 중인 도동서원

 

도동서원 은행나무 전체 모습
도동서원 은행나무 전체 모습

 

- 도동서원 은행나무

달성 도동서원은 서원 자체의 역사성도 중요하지만 도동서원과 거의 같은 해를 살아온 수령 400년 이상의 은행나무가 매우 유명합니다. 매년 11월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 즈음이면 수많은 아마추어 사진가와 일반 시민들이 이 나무를 보기 위해 몰려오고 있습니다. 이 은행나무가 특별한 이유는 단지 거목의 노거수라는 것에만 있지 않고, 나무가 자라난 형세가 보통의 은행나무처럼 위로 뻗지 않고 수평으로 길게 뻗은 아름다운 자태 때문입니다. 정말 도동서원의 은행나무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그 모습에 감탄하여 마지않습니다. 감히 단언하건대 전국 은행나무의 순위를 매긴다면 개인적으로 이 나무가 원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도동서원 은행나무 전체 ㅗㅁ습
도동서원 은행나무의 전체 모습

 

도동서원 은행나무의 굵은 줄기
도동서원 은행나무의 엄청난 줄기

 

- 11월 7일의 은행나무 상황

이전에 9월 쯤에 은행잎이 파릇파릇한 시기에 한 번 방문한 것 같은데, 지금은 완전히 노랗게 물든 상태입니다. 아침 10시가 안 돼서 도동서원에 도착했는데, 맙소사 벌써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예전에는 이 정도는 아니었고 촬영하는 사람들 외에는 별로 찾지 않는 정말 조용한 곳이었는데, 어느새 많이 알려졌는지 행락객들이 장난 아니게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사람들 정말 무질서하네요. 나무 안쪽으로 들어가지 말라고 줄 쳐놓고 출입금지 팻말 있는데도 아랑곳 않고 들어가서 사진 찍고, 아오~ 정말 꼴베기 싫어서.

도동서원으로 몰려든 사람들
엄청 몰려든 사람들

 

도동서원 은행나무의 위세
도동서원 은행나무의 위세

 

정신없어서 사진도 잘 못 찍겠더군요. 앞으로 지나다니는 사람도 너무 많고, 그렇다고 그 사람들 뭐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고요. 아무튼 은행나무는 자주 보아왔지만 역시나 노랗게 물든 모습이 너무 예뻤습니다. 그러나 은행잎은 물들기 전보다 좀 떨어진 상태라 그렇게 풍성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도동서원 은행나무는 숫나무인 거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 은행나무는 열매가 열리지 않고, 그래서 가까이 가도 냄새가 나지 않아 너무 좋습니다.

가까이에서 본 도동서원 은행나무
기둥으로 받친 도동서원 은행나무의 가지

 

가까이에서 본 도동서원 은행나무
도동서원 은행나무의 굵은 가지

 

- 공사 중인 도동서원

그런데 도동서원의 입구 건물은 현재 보수 공사 중이어서 서원의 온전한 모습은 구경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옆 건물로 돌아가서 안으로 들어갈 수는 있습니다. 도동서원 강학 영역의 중정당과 김굉필의 위패를 모신 사당, 그리고 그에 딸린 담장이 보물 350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강학당 마루에 앉아 낙동강을 내려보는 경치가 참으로 좋지만 공사 중인 건물에 가려 그 느낌이 제대로 살지 않습니다.

도동서원 중정당
도동서원 중정당

 

도동서원 중정당
중정당과 건물 기단 거북머리

 

도동서원 사당과 담장
사당 건물과 담장

 

- 한훤당 묘소

도동서원 오른쪽으로 나 있는 산길을 800m 올라가면 한훤당 김굉필과 그의 가족들의 무덤이 있습니다. 여기까지 올라가 보는 사람들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일단 왔으니 한 번 가봅니다. 한훤당 묘소로 올라가려는데 한 무리의 가족, 아니 한 남성이 씩씩하게 올라가며 "여기 없나 보네"라는 말은 연신 해댑니다. 아마도 들어가는 입구를 찾았던 거 같은데, 아니 왜 서원 입구를 옆에서 찾냐고요, 나참. 그리고는 옆을 돌아 뒤에까지 가보고 없다며 돌아갑니다. 저는 서원을 돌아다니며 뒷문을 본 적이 없습니다만.

한훤당묘소 가는 길
김굉필 묘 가는 길

 

800m 오르막을 올라가야 하지만 금방 갑니다. 길은 평범한 선산 찾아가는 길이고 별로 예쁘지 않아 사진에도 안 남겼습니다. 경사진 산기슭에서 차례대로 묘지가 나오는데 가장 먼저 김굉필의 넷째아들과 부인의 묘가 함께 있고 그 위에 셋째 딸의 묘가 있으며, 김굉필의 묘는 다섯 번째, 그러니까 위에서 두 번째 묘입니다. 무덤 앞에 표지가 꼽혀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물론 찾아오는 사람도 없을 테지만 말이죠. 묘가 생각보다 꽤 큰데, 강화도에 있는 몇 기의 고려왕릉보다 더 큽니다. 물론 신라 고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김굉필 묘
한훤당 김굉필 묘

 

- 다람재에서 마무리

마지막으로 다람재에 올라가서 낙동강과 도동서원의 모습을 한 번 보고 답사를 끝냈습니다. 도동서원에 오는 사람들도 다람재까지는 거의 오지 않습니다. 도동서원은 사람들로 바글바글한데 다람재의 전망대는 아주 조용합니다. 처음 방문하시는 분들은 다람재에 올라와 도동서원 주변과 낙동강을 한 번 조망하는 것도 좋을 겁니다. 그리고 도동서원에서 다람재로 올라가는 고갯길의 단풍도 구간은 짧지만 아주 예쁩니다.

다람재에서 본 낙동강과 도동서원
다람재에서 바라본 낙동강과 도동서원 인근. 은행나무도 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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