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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답사/대구

대구 달성 삼가헌 고택과 하목정

by 취생몽死 2021.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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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 삼가헌 고택과 낙빈서원

성주에 볼일이 있어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달성 삼가헌과 하목정에 들러봤습니다. 위치상 하목정을 먼저 가는 게 더 좋으나 잠시 착각하는 통에 삼가헌을 먼저 가게 되었습니다. 삼가헌은 파회마을에 자리 잡은 조선시대 가옥으로 육신사가 있는 묘골마을과 낮은 산 하나를 경계로 하고 있습니다.

삼가헌 주변 농가 풍경

 

코스모스가 피어있는 삼가헌

 

1769년 박팽년의 11대손인 성수가 이곳에 초가를 짓고, 자신의 호를 따서 삼가헌이라고 이름 붙인 게 시초입니다. 이후 그의 아들이 초가를 헐고 안채와 사랑채를 지었고, 이어서 그의 후손들에 의해 별당인 하엽정이 지어졌습니다. 삼가헌은 전체적으로 조선 후기 영남 내륙 지방 양반가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건축물로 국가민속문화재 제104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삼가헌 정문

 

삼가헌의 담장

 

삼가헌은 따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고택 우측에 차 3대가량 세울 수 있는 공간이 있으니 요령껏 주차하면 되겠습니다. 이곳을 찾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으니 주차하기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주 오래전, 삼가헌을 찾았다가 그냥 돌아갔던 기억이 나는데, 그 이유가 생각나지 않습니다. 아무튼 세월이 흘러 다시 찾아왔지만 이번에는 코로나 때문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문은 열려 있지만.., 바나나 나무?

 

할 수 없이 고택 주위만 어슬렁거리면 사진을 찍어 봅니다. 고택 내부가 생각했던 것보다 꽤 넓습니다. 입구 바로 뒤에 사랑채가 있고 그 뒤에 안채가 있으나 밖에서는 잘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좌측에는 연못과 그 뒤로 별채인 하엽정이 있는데 담이 낮아 하엽정과 연못은 비교적 잘 보입니다.

바나나 나무 뒤에 보이는 건물이 사랑채

 

하엽정과 연못

 

삼가헌을 지나 산 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낙빈서원이라는 곳이 나옵니다. 삼가헌과 낙빈서원은 200미터 거리밖에 되지 않아 조금만 걸어가면 만날 수 있습니다. 음침한 대나무 숲을 지나자 곧바로 건물 하나가 보입니다. 이곳은 원래 박팽년의 위패를 봉안한 하빈사가 있어 후손들이 향사를 지내온 곳으로 이후 강당을 건립하여 낙빈서원으로 사액을 받습니다. 역시나 1866년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훼철되었다가 1924년 원래 터보다 위쪽인 현 위치에 강당 건물만 중건하였습니다.

낙빈서원으로 가는 길. 어두워 보이지 않지만 대나무 숲이다. 매우 음침한 느낌이 드는 곳.

 

대나무 숲을 지나면 서원 건물이 보인다.

 

서원 출입문

 

햇빛도 잘 들지 않는 구석진 데에 있고 건물도 한 채밖에 되지 않아 서원이라기보다는 재실 느낌이 강합니다. 낙빈서원은 비지정 문화재라 관리도 깨끗이 하지 않아 마루는 먼지로 뒤덮여 있습니다. 잠시 둘러보다가 바로 하목정으로 향했습니다.

서원의 강당건물

 

강당의 처마

 

낙빈서원

 

달성 하목정

하목정은 성주대교 아래에 있는 장어타운 끝에 위치한 누각으로 옆에 있는 강창장어는 꽤 유명한 식당이죠. 한 20여 년 전에 식당을 나서며 웬 고택이 있나 하며 잠시 기웃거린 기억이 나는데, 어느새 보물 제2053호로 지정되어 있네요. 도착하니 A4 용지에 "코로나 19의 확산과 방문객의 무질서로 부득이 폐문합니다."라는 문구를 걸어 놓은 게 보였습니다. 그런데 문은 닫혀있지 않았습니다. 망설이던 차에 한 무리의 객들이 들어가길래 저도 따라 들어갔습니다.

보물 제2053호 달성 하목정

 

코로나 19, 폐문, 개인 사가, 무례한 행동 삼가!

 

문 사이로 보이는 하목정

 

들어가는 객들을 따라 나도 들어감

 

하목정은 최근 정자 뒤의 창을 액자 삼아 뒤뜰의 배롱나무를 배경으로 사진 찍으러 오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실제 가서 보니 세 개의 창 뒤로 보이는 배경이 정말 그림을 그려놓은 액자 느낌이 났습니다. 생각보다 고즈넉하고 아늑한 느낌이 드는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쁘네요. 정말~

 

배롱나무 꽃이 한창일 때, 여기에 앉아 사진을 많이 찍더랬죠.

 

하목정 뒤뜰과 별채

 

아이고, 정자 앞에 분명 마루에 올라가지 말라고 적혀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까 그 무리의 방문객들이 우르르 올라가 떠드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대문에 적힌 방문객의 무질서라는 게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요. 생각 좀 하고 삽시다. 이러다가는 이 하목정의 문이 영원히 닫혀버리는 수가 있지 않을까요?

하목정의 서까래

 

초상권 때문에 블러 처리

 

 

달성 하목정은 임진왜란 때 의병장이었던 낙포 이종문이 1604년(선조 37)에 세운 것으로, 원래는 주택의 사랑채였으나 안채가 없어진 후 정자로 사용하고 있는 거라 합니다. 조선 인조가 왕위에 오르기 전 이곳에 머문 적이 있어 '하목정'이라는 이름을 이종문의 장남인 이지영에게 직접 써 주었다고 합니다. 정면 4칸, 측면 2칸의 평면이 '丁'자형으로 구성된 특이한 구조로 처마 곡선 역시 부채모양의 특이한 형태의 팔작지붕 건물입니다.

하목정 처마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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