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습지는 대구시 달서구 일부와 달성구 다사읍, 화원읍에 걸쳐 있으며, 낙동강과 금호강 그리고 진천천과 대명천이 합류하는 매우 광활한 내륙습지입니다.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맹꽁이의 서식지로 유명하며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나 성서공단의 오폐수와 금호강 탓에 그리 쾌적한 생태 환경은 아닌 듯합니다. 하지만 달성습지생태학습관과 화원유원지에서 보는 습지의 풍경은 생각보다 훨씬 멋집니다.
대명유수지에 가기 위해서는 차를 몰고 달성습지생태학습관으로 가면 됩니다. 대명유수지 근처의 다른 곳은 불법 주차 외에는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없습니다. 달성습지생태학습관은 나중에 들르기로 하고 대명유수지로 먼저 향합니다. 생태학습관에서 달성습지를 따라 길게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고 그 중간에 대명유수지를 거치게 됩니다. 금호강을 지나가는데 물 색깔도 너무 탁하고 아직도 냄새가 좀 납니다. 공장폐수와 생활하수를 아무리 정화한다 해도 한계가 있나 봅니다. 제 생각에는 생활하수보다는 공장폐수가 문제가 많을 겁니다. 제가 다녔던 회사에서도 정화시설 제대로 갖춰져 있지도 않았고 몰래 폐수 그냥 방류시키고 그랬습니다. 우리 공장뿐만 아니라 영세한 공장 대부분이 이런 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1차적으로 폐수를 제대로 걸러야 되는데 그게 제대로 안 지켜지고 있는 거죠.
양 옆으로 코스모스를 심어 놓은 산책길을 따라 걸어갑니다. 코스모스는 이제 거의 다 지고 볼품 없는 줄기만 남았습니다. 얼마 못가 억새로 뒤덮인 대명유수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전 대명유수지 옆 도로로만 다녔지 밑에 뭐가 있는지 몰랐는데 그곳이 바로 대명유수지였네요. 대명유수지에 대해 찾아보니 1992년 성서산업단지 침수피해 방지를 위해 조성된 유수저류 시설이라고 하네요. 유수저류 시설은 뭔가요? 유수저류 시설이란 유수시설과 저류시설을 함께 일컫는 말로 자세한 설명은 아래의 한 블로거 님께서 상세하게 설명해놓으셨습니다.
https://blog.naver.com/sambosj/196419217
대명유수지는 맹꽁이 서식지이며 현재 하얀 억새로 뒤덮혀 있습니다. 달성습지에는 갈대와 억새가 자생한다고 하지만 갈대보다 억새가 더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갈대는 물가에서 억새는 산에서 잘 자란다고 하는데 여태까지 본 바에 의하면 억새는 산이나 물가나 아무데서나 잘 자랐습니다. 산책로 우측은 대명유수지, 좌측으로는 습지로 내려갈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대명유수지는 나무 데크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대명유수지에서 산책과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대명유수지를 한 바퀴 돌아 나오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대명유수지 자체는 굉장히 넓지만 나무 데크 길은 그리 길게 연결되지 않아서 그럴 겁니다. 아무튼 이렇게 넓은 부지에 하얀 억새가 피어 있는 장관은 오랜만이네요. 월배에서 진천천을 따라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도 이곳으로 올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도 주변에 쓰임세가 없는 시설물들이 꽤 많네요. 그냥 돌아가기 아쉬워서 습지 쪽으로도 내려가 봤습니다. 주변에 야생동물의 것으로 보이는 배설물도 보였습니다.
떠나기 전 달성습지생태학습관으로 들어갔습니다. 전시관은 1층에서 2층으로 이어져있으며 달성습지의 생태에 대해서 잘 설명해놓았습니다. 일부이지만 달성습지에서 살고 있는 물고기도 전시되어 있고 수달 모형도 있습니다. 달성습지에도 수달이 한 번씩 출몰하나 봅니다. 맹꽁이, 개구리 등 양서류들의 소리를 들어볼 수 있게 해 놓은 건 꽤 유익한 것 같습니다. 2층에서도 달성습지가 전망되지만 유리로 가려있고 옥상으로 올라가면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옥상에는 망원경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멀리 강정보에 있는 디아크까지 잘 보입니다.
달성습지생태학습관에서 화원유원지에 있는 사문진선착장까지 길이 연결되어 있어 걸어서 갈 수도 있는데 거리는 꽤 됩니다. 데크 옆으로는 침식작용으로 생긴 절벽인 하식애가 선착장까지 계속 이어집니다. 여기에 데크가 놓이기 전까지는 이 하식애를 볼 수 있는 방도가 없었습니다. 데크를 놓을 당시에도 환경보호 차원에서 말들이 많았었는데 정작 만들고 나니 또 무관심해지죠. 사실 이 데크보다도 유람선이 더 문제인 거 같던데, 배가 한 번 움직일 때마다 엄청난 물결이 절벽을 때리는데 침식이 더욱 심해질 거란 건 안 봐도 비디오죠. 볼 것도 없는데 배는 뭐하러 띄우는지, 나이 많은 할아버지들 밖에 안 타는데.
여기 지나가다 보면 물고기들이 엄청 많이 보입니다. 곤충 사냥하는지 계속해서 첨벙첨벙 튀어오르고 무슨 물고기인지는 모르겠지만 떼 지어 다니는 것들도 봤습니다. 선착장까지 갈려다가 차량 회수가 힘들어질 거 같아서 다시 원점 회귀해서 다음 코스인 화원유원지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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