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이라고 했지만 사실 숨겨진 장소라고 할 것까지 있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경주로 들어가는 길목인 건천읍에 소재하는 금척고분군에는 고분군 중앙을 가르는 도로 좌우로 벚나무가 길게 줄지어 있습니다.
3월 30일에 방문했을 때 벚꽃이 만개해 있었으니 벚꽃 볼 날이 이제 몇 일 남지 않은 거 같습니다. 오래 전 경주 고분을 답사할 때 몇 번 왔다 갔다 한 적이 있는데 여기에 벚꽃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네요.
이번에는 경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350번 버스를 타고 왔는데, 20분에서 40분 간격으로 버스가 꽤 많이 지나다닙니다. 여기를 버스 타고 오게 될 줄은 생각지 못했네요. 차를 가지고 올때 주차는 고분군 가장 끝 사거리 좌,우에 공간이 있습니다.
무열왕릉 쪽에서도 도로변에 지나다니는 사람을 보지 못했는데 오히려 여기에는 간간이 사람이 보입니다. 나같이 일부러 찾아온 건지, 지나다 들른 건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 길은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신작로이며 현재에도 통행량이 꽤 많은 도로입니다. 물론 처음에는 포장이 되지 않은 길이었습니다.
벚꽃을 보러 왔다가 괜시리 고분을 한 바퀴 돌게 됩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고분에만 오면 그 사이를 지나다니게 됩니다. 도로를 기준으로 동쪽과 서쪽으로 나뉘는데 서쪽에 있는 고분의 크기가 더 큽니다.
동쪽부터 가봅니다. 동쪽에는 역시 봉분이 작아서 고분군 느낌이 별로 나지 않습니다. 들판 가운데 유채가 벌써 꽃망울을 터트렸습니다.
이제 길을 건너 서쪽으로 가봅니다. 안으로 계속 들어갈 수록 봉분은 점점 더 커집니다. 봉토 아랫부분이 쓸려나가면서 돌무지가 드러난 게 많이 보입니다.
도로 쪽을 보니 하얗게 피어난 꽃뭉치의 벚꽃이 너무나 예쁩니다. 소나무 여러 그루가 뿌리내린 봉분 쪽으로 가서 시원한 그늘에서 조금 쉬었다 갑니다.
겹쳐진 봉분 사이로 벚꽃이 살짝 모습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가장 커 보이는 표형분 뒤에는 커다란 느티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이 앞에는 펜스가 뚫려 있어 차를 여기에 대고 될 거 같습니다.
무덤 한 기 앞에 이상한 구덩이 하나가 파져 있습니다. 이렇게 금척고분군은 관리의 손길이 별로 닿지 않은 채로 방치된 느낌이 강합니다. 금척고분은 5~6세기 경에 조성된 신라 고분으로 벽혁거세의 '금자'와 관련된 전설이 전해지지만 실제 모량부 귀족의 무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시 도로가로 나와서 벚꽃 모습을 담아봅니다. 조용하게 벚꽃을 구경할 수 있어 좋은데 바람에 꽃잎이 날리니 한층 더 예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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