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길대왕암해변 - 문무대왕릉
(주소) 경주시 문무대왕면 봉길리 839
(주차) 무료 - 봉길대왕암해변주차장
이견대(이견정)
(주소) 경주시 감포읍 대본리 668-1
(주차) 무료 - 이견정 앞 주차장
감은사지
(주소) 경주시 문무대왕면 용당리 17
(주차) 무료 - 감은사지동서삼층석탑주차장(아래, 위 두 군데 있음)
이번에는 양남주상절리와 함께 경주 동해권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감은사지와 문무대왕릉으로 가보겠습니다. 해당 장소는 모두 가까이 붙어 있어서 한 번에 둘러보는 게 좋으며, 경주 시내에서 자차를 이용해서 오신다면 감은사지, 문무대왕릉, 이견대 순으로 가는 게 동선이 자연스럽습니다.
죽어서도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고자 한 문무왕, 감은사지 삼층석탑
경주에 소재하는 폐사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아마도 감은사지일 것입니다. 감은사지에 남아 있는 건 두 기의 삼층석탑과 기타 건물지의 유구들뿐이지만 절터의 자리앉음새가 매우 아름답고 주변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정말 가볼 만한 장소라 하겠습니다.
감은사는 삼국통일의 대업을 달성한 문무왕이 부처의 힘을 빌려 왜구의 침략을 막고자 경주로 가는 길목에 세운 절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문무왕은 자신이 죽으면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킬 것이니 자신의 시신을 화장하여 동해에 장사 지낼 것을 유언했으며, 문무왕의 뼛가루를 산골한 장소가 바로 지금의 문무대왕릉으로 불리는 대왕암입니다. 그리고 신문왕 2년(682)에 절이 완성되자 문무왕의 은혜에 감사한다는 의미로 절 이름을 감은사로 하였다고 합니다.
실제 대왕암이 있는 봉길해수욕장에서 감은사지까지는 직선거리로 1.3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걸어서도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깝습니다. 이는 대왕암이 문무왕릉이라고 적시한 사서 기록이 존재하지 않지만 감은사와의 상관성으로 볼 때 대왕암이 문무왕의 산골 장소가 될 가능성을 높여주는 부분입니다.
아무튼 이 감은사에 관한 스토리를 알고 이곳을 방문한다면 이 장소가 좀 더 의미 있게 다가올 수도 있을 겁니다. 주차장은 아래쪽과 위쪽 두 군데 있고 늘 여유 있는 편입니다. 현재 감은사지의 소재지를 문무대왕면이라고 하는데 원래의 명칭은 양북면이라고 불렀습니다. 주제와는 벗어나는 이야기지만 이 양북면은 우리 아버지의 고향이자 저의 본적으로, 이름이 바뀌어 더 이상 양북면이라고 불리지 않는 것에 대해 못내 아쉬웠습니다.
감은사지 동서삼층석탑은 신라 최초의 쌍탑 가람 배치로 거대한 크기에 맞게 장엄함과 웅장함이 느껴집니다. 탑의 생김도 매우 안정감 있게 느껴지고 보존 상태도 매우 좋으며 상륜부는 노반만 남은 상태지만 탑의 중심을 지지하는 찰주는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실제 감은사지 동서삼층석탑을 직접 보면 생각보다 큰 규모에 꽤 놀라게 됩니다. 저도 처음 감은사지 삼층석탑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느낌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약간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어 농번기나 추수 때에 아래쪽을 내려다보는 풍경도 멋진 곳입니다.
주차를 하고 탑이 있는 절터로 올라가 봅니다. 감은사지의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가람의 배치는 현존하는 두 탑과 금당, 강당, 용연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건물지의 초석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불국사 석가탑 이전의 형식을 갖춘 석탑이기 때문에 경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삼층석탑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외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탑이 아름답기도 하고 안정적인 비율 때문에 사진을 찍으면 주변 배경과 정말 잘 어우러집니다.
동서탑 중간에는 금당터가 있고 금당 밑에는 용이 된 문무왕이 드나들 수 있게 형상화한 배수시설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절터 가장자리를 빙 둘러선 회랑의 흔적도 잘 드러나 있으며 가장 북쪽에는 강당터가 보입니다. 그리고 계단 아래로는 용연을 복원해 놓았습니다.
위에서 절터와 석탑을 충분히 감상한 다음에 계단 아래로 내려가서 석탑을 바라봤습니다. 산사면을 삭평한 듯한 지대 위에 세워진 석탑의 모습은 위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을 만들어냅니다.
문무왕릉이라 전하는 곳 대왕암 - 봉길해수욕장
현재 문무왕릉으로 전해지면서 사적으로 지정된 감포 앞바다의 암초 지대를 대왕암이라고 부릅니다. 문무왕릉 앞바다는 해수욕장이기도 한데, 과거에는 봉길해수욕장, 지금은 봉길대왕암해변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일출 시간에 맞춰서 나가보면 정확히 바위 위로 해가 떠오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예사롭지 않은 장면 역시 이곳을 문무왕릉으로 비정할 수 있었던 하나의 이유가 될 거 같습니다.
주차는 봉길대왕암해변주차장이 따로 마련되어 있고 공식적인 문무대왕릉으로 지정된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 주차장에서 남쪽 아래로 내려가면 해변이 계속 이어지는데 그 주변 상가 앞에도 주차가 가능하기는 한데, 여기에 주차할 때는 눈치껏 하면 됩니다.
해변 위에서 보는 보는 대왕암의 모습과 아래에서 보는 대왕암의 모습은 약간 다릅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래쪽에서 보는 대왕암을 더 좋아합니다. 먼저 봉길대왕암해변주차장 쪽에서 해수욕장과 대왕암의 모습을 구경하고 아래쪽 해변으로 내려가봤습니다.
봉길대왕암해변은 감포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인 오류와 나정에 비해 조금 마이너틱 합니다. 이유는 일단 가보시면 아실 겁니다. 해수욕장 위로 올라갈수록 모래 해변은 자갈로 바뀌고 이상하게도 갈매기보다 까마귀가 더 많이 보입니다. 이 까마귀 때문에 해수욕장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감성이 잘 살아나지 않습니다.
까마귀가 많은 이유는 주위에 널브러진 술 등의 음식물 찌꺼기 때문일 겁니다. 음식물 찌꺼기의 원인은 이 주변에 널린 굿당에 의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문무대왕릉의 영험한 기운을 얻기 위해 여기는 일찍부터 굿당이 성행했습니다. 이른 아침 무속인들이 꽹과리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굿을 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는데 혐오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만약 이런 광경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분명 봉길해수욕장을 꺼리게 되지 않을까요.
다행히 이날은 굿을 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 해변의 풍경이 무척 고요하고 평화로웠지만 갈매기가 아닌 까마귀가 날아다니는 건 역시나 보기가 싫습니다. 아마도 까마귀 떼가 갈매기를 모두 몰아낸 듯합니다.
해변에서 대왕암을 바라보니 해가 바로 위에서 비춰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하늘 색깔도 옅은 구름이 많이 끼어서 회색에 가깝게 보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해가 남쪽으로 기울어 대왕암이 조금씩 잘 보이기 시작합니다.
파란색 사파이어 색깔의 탁 트인 동해바다는 언제 봐도 시원한 기분이 듭니다. 기다란 해변을 따라 걸으며 해변 앞뒤 풍경을 담아봅니다. 대왕암을 바라보며 해변과 파도도 담아봅니다. 수평선 쪽으로 갈수록 구름이 짙어져 뿌예진 하늘, 그리고 겨울이 아니라 연무가 피어오르는 건 볼 수 없는 게 아쉽기는 했지만 고요한 바다는 너무 좋았습니다.
마지막 행선지 이견대
마지막으로 역시나 사적이면서 문무왕 수증릉이 바라보이는 언덕인 이견대로 향합니다. 이견대는 감은사가 완공된 후 문무왕이 용이 되어 나타는 곳이라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이견대 위에는 정자 건물인 이견정이 세워져 있는데, 1970년 발굴조사 후 건물 터가 확인되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봉길대왕암해변에서 걸어가도 20분 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가까운 이견정은 내비게이션에서 잘 찾지 못합니다. 이견대 혹은 이견정을 입력하고 가면 도로 쪽 횟집으로 안내하는데 횟집 쪽으로 내려가지 말고 도로를 타고 쭉 가다가 카페 이견대가 보이면 우회전하여 내려가면 됩니다. 길 끝은 막다른 도로인데 끝에 이견정이 있고 주변에 주차를 하면 됩니다.
이견대는 크게 볼거리는 없습니다. 가서 보면 그냥 정자 하나만 있고 정자에서 봉길해수욕장과 대왕암이 보일 뿐이죠. 이견대에서 보는 바다의 풍경은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끼겠지만 좋을 수도 별로일 수도 있습니다.
일출을 보기에는 이견대가 매우 좋은 장소임에는 분명합니다. 다만 이견대에서 대왕암 방향은 남쪽이기 때문에 대왕암을 배경으로 일출을 보지는 못합니다. 이견대는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화장실이 있고 깨끗이 관리되고 있어 역시 경주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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