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 가볼 만한 곳 포스팅 시작하겠습니다. 우선 이전에 의성 빙계계곡과 점곡계곡 포스팅을 마쳤습니다. 두 곳은 의성에서 여름철 야영하기에 괜찮은 곳입니다. 관련 내용은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1. 산운생태공원과 산운마을
의성에 산운생태공원이라는 데가 있습니다. 의성에 가면 마늘을 제외하고 쉽게 접하게 되는 의외의 것이 있는데, 바로 공룡과 관련된 것들입니다. 이유는 의성 제오리에서 대규묘의 공룡발자국화석이 발견되었기 때문인데, 그런 연유로 산운생태공원의 뒷마당에 보면 공룡 모형이 많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산운생태공원은 폐교된 산운초등학교 부지에 만들어진 학습공간으로 공룡과 인류에 관한 것, 의성의 역사, 문화재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재 산운생태공원은 리모델링 공사 관계로 휴관 중에 있습니다. 도로변에 큰 주차장이 있는데 찾는 사람이 많이 없어 항시 널널합니다. 주차장에서 내리면 공룡 모형들이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티라노사우루스 말고는 이름을 모르겠네요.
뒷마당을 한 바퀴 돌아 앞으로 가니 원래 운동장이었던 곳에 잔디가 깔려 있습니다. 잔디밭이 정말 드넓습니다. 학교 건물이었던 생태관과 학교와 역사를 같이 해왔을 것으로 보이는 이순신 동상과 나무들이 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잔디밭 끝에는 휴게소가 하나 있는데 커피와 음식을 팔고 있습니다. 산운생태공원은 휴관이지만 휴게소는 계속 운영되고 있습니다.
산운생태공원 인근에는 영천이씨 집성촌인 산운마을이 있습니다. 산운생태공원에서 걸어가도 될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무럭무럭 커가는 벼와 논두렁 옆에서 제 멋대로 자라고 있는 똘배나무가 시골의 정취를 느끼게 해 줍니다. 마을 뒤로는 의성의 진산이 금성산과 비봉산이 우뚝 서있습니다.
산운마을의 풍경은 다른 지방의 전통마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한옥과 담장, 그리고 농경지와 몇 가지 문화재. 산운마을에는 점우당, 자암종택, 운곡당, 소우당, 학하고택, 이렇게 다섯 개의 고택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마을이 하회처럼 넓지 않기 때문에 모두 다 둘러본다 해도 시간이 크게 소요되지 않습니다. 이중 점우당과 운곡당은 문이 열려 있어 잠깐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그리고 소우당은 고택체험으로 숙박을 할 수 있습니다.
2. 수정사
산운생태공원에서 금성산과 비봉산으로 난 도로로 쭉 올라가면 수정사라는 절이 나옵니다. 수정사는 금성산과 비봉산이 만들어낸 계속 속에 자리한 사찰로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의외로 가볼 만한 곳입니다. 산운생태공원에 왔다면 가까운 수정사에 한 번 들러 보십시오.
수정사에 가는 동안 용문지라는 못이 하나 나오고, 조문국을 테마로 한 근린공원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용문지에서 바라보는 금성산의 산세가 꽤 멋집니다. 근린공원에는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지 않습니다. 비가 안 와서 그런 건지, 원래 마른 계곡인지 모르겠으나, 계곡에는 물이 거의 흐르지 않습니다.
수정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바로 앞에 석불상과 약수터가 있습니다. 이 약수터에서 물을 떠가는 사람들도 있네요. 중심 법당은 대광전으로 보입니다. 절의 사이즈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크기이고 아늑한 느낌이 듭니다. 의성의 명산인 금성산과 좋은 조화를 이룹니다.
3. 탑리리 오층석탑과 탑리역
산운리에서 탑리로 이동합니다. '탑리'라는 명칭은 탑이 있다 하여 지어진 명칭으로 의성군 유일의 국보 문화재인 탑리리 오층석탑이 그 주인공입니다. 내비를 따라가다 보면 새마을금고 앞에 넓은 공영주차장이 있는데 거기에 주차하거나 석탑 앞에 마련된 주차장에 주차해도 됩니다.
탑리는 산운리보다 마을이 큰데, 정말로 시골스러운 읍내 느낌이 나는 동네입니다. 여인숙, 다방, BYC, 그리고 사진관과 같은 간판이 분위기를 예스럽게 만듭니다. 학교 교문 같은 곳을 지나면 잘생긴 탑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탑리리 오층석탑은 전탑의 양식을 모방한 모전석탑으로, 전탑에서 석탑으로 변화되는 중간단계에 위치하여 우리나라 석탑 양식 발달 과정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벽돌로 만들지 않았을 뿐, 겉모양이 전탑과 거의 똑같이 생겼습니다. 연구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심미적으로도 매우 아름다운 석탑임에 분명합니다.
석탑 주위에는 소나무 세 그루가 심겨 있는데, 가지와 잎이 매우 앙상합니다. 자칫 탑의 모습을 가릴 수가 있어 일부러 가지치기를 아주 적극적으로 한 듯합니다. 그리고 석탑 옆에는 보수공사 중 교체한 석탑 부재를 한 곳에 모아놓고 있습니다.
탑리리 오층석탑 지척에 있는 탑리역으로 갑니다. 탑리역은 탑리리 오층석탑에서 차로 3분, 걸어서 12분 위치에 있습니다. 언뜻 탑리역은 폐역 같지만 폐역이 아니고 지금도 무궁화호가 정차하는 역입니다.
탑리역은 역사 건물이 참으로 묘하게 생겼는데, 체스의 룩을 연상케 합니다. 이렇게 건물이 성의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은 금성산에 있는 금성산성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아무튼 역사 건물이 정말 독특해서 일부러라도 구경하러 오고 싶게 만드네요.
4. 의성조문국박물관과 금성산 고분군
의성조문국박물과 금성산 고분군은 너무 가까이 있어 둘 중 어디를 먼저 가든지 상관없습니다. 심지어 걸어가도 얼마 걸리지 않습니다. 저는 의성조문국박물관부터 먼저 갔습니다. 일단 주차장은 매우 넓고 입장료는 없습니다. 박물관 앞에 매표소가 있는데 물놀이장 매표소입니다. 물놀이장은 박물관 건물 옆에 있는데 어린이 3,000원, 성인 5,000원입니다.
박물관 건물이 꽤 큽니다. 입구 앞에 분수가 더위를 식혀주네요. 조문국과 금성산 고분군 관련된 기본 전시실 외에 현재 3층에서 '생명의 흔적'이라는 중생대 화석 특별기획전이 전시 중인데, 이게 정말 볼만합니다.
2층과 3층 전망대에서 금성산과 금성산 고분군이 훤히 조망됩니다. 금성산 아래 구릉성 평지에 고분이 조성되어 있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기본 전시실 구경을 마친 다음 기획 전시실로 갑니다.
제 평생 이렇게 많은 화석은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정말 신기한 화석들이 많았습니다. 공룡 화석부터 시작해서 모기, 조개 껍질, 게, 물고기, 그중에서도 가장 신기한 건 악어입니다. 한반도에도 악어가 살았다니, 물론 지금의 악어와는 다른 중생대에 살았던 원시 악어이긴 해도 말입니다.
물놀이장의 크기는 그다지 크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의성에 마땅히 물놀이 할 데가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의외로 여기 사람들 많이 옵니다. 물 미끄럼틀도 있고 안전하게 애들 놀기 딱 좋습니다. 물놀이장은 8월 15일까지 운영하고 월요일 휴장이라는데, 15일이 월요일입니다. 혹시나 가실 분은 확인이 필요할 것 같네요.
박물관에서 금성산 고분군까지는 걸어가도 가깝지만, 무더운 여름에는 차량으로 이동하는 게 낫습니다. 금성산 고분군은 여름에 구경하기에는 좀 더운게 사실이고, 실제로 여름에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봄에 작약이 한창일 때 사람이 제일 많습니다.
무더운 관계로 고분군은 구석구석 다니지 않고 원경 위주로 촬영했고, 경덕왕릉으로 알려진 1호분을 지나 조문국고분전시관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경덕왕은 신라의 경덕왕과는 다른 사람이고, 고분의 피장자 역시 단지 추정일 뿐 경덕왕으로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고분전시관에 들어가면 순장 무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하나의 무덤에 주곽과 부곽이 존재하고 피장자와 순장자를 다양한 형태로 배치하여 매장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시관에서 나와서 빨간 정자가 있는 곳으로 걸어갑니다. 얼마 되지 않는 거리임에도 무더운 날 땡볕 아래에서는 지치게 만드네요. 하지만 이 주위에서 보는 고분군의 경치는 정말 멋집니다. 금성산 고분군에서 사진을 가장 예쁘게 담을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5. 의성 제오리 공룡발자국 화석 산지
마지막으로 제오리 공룡발자국 화석산지입니다. '의성제오리의공룡발자국화석'이라고도 합니다. 공룡발자국 말고 다른 건 전혀 없는 곳인데 신기하기는 정말 신기합니다. 천연기념물인 이곳은 1987년 도로 확장 공사 중 산허리 부분을 깎아내다가 우연히 발견하였습니다.
약 500평이나 되는 면적에 다양한 종류의 공룡발자국이 무더기로 발견된 건 의성 지역이 대규모 공룡의 서식지였음을 보여주는 예입니다. 가보면 아케이드로 덮인 지반에 무더기로 찍힌 공룡발자국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공룡발자국 화석 산지 건너편에는 금성산과 의성의 그림같은 농가 풍경이 펼쳐집니다. 사실 의성은 두 번째로 방문하는 거지만, 첫 번째 왔을 때보다 이번이 느낌이 훨씬 좋은 거 같습니다. 의성이 바뀐 건 거의 없고, 의성을 보는 저의 감정이 조금 변한 것 같습니다. 고운사가 남았지만 글이 길어져 고운사는 별도로 포스팅을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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