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동화사 계곡
팔공산 남사면 대표 계곡인 동화사 계곡을 탐방했다. 동서로 길게 뻗은 팔공산은 남사면과 북사면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유명 계곡은 모두 북사면에 있다. 남사면을 대표하는 계곡은 수태골이었지만 이제는 상수원 보호 구역이라 들어가지 못한다. 동화사 계곡은 동화사 안에 들어가도 되지만 봉황문 매표소 아래 삼거리 근처에서도 계곡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
주차는 백안삼거리 방향 도로가에 살짝 해놓으면 된다. 원래 주차하면 안 되지만 다들 그냥 여기 대놓는다. 주차를 하고 계곡 쪽으로 다가가보면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공원 내 무속행위 금지'라고 적힌 현수막이 보인다. 그런데 웃긴다. 무속행위 금지라고 써져 있음에도 그 아래 버젓이 무속인들의 기도처가 있기 때문이다.
대구는 은근히 무속신앙을 믿는 자들이 많다. 그리고 그들에게 팔공산은 성지와 같은 공간이다. 팔공산 곳곳에는 이렇게 무속인들의 기도처가 굉장히 많다. '무속행위 금지' 현수막이 곳곳에 나붙어 있지만 무용지물이다. 뭐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공무원들은 이 불법 행위들을 그냥 눈감아준다. 단속을 하면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나 어쩐다나. 단속 못 한다는 이유가 웃기지 않은가?
계곡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니 기도처가 내려다 보인다. 정말 지저분하고 구질구질해 보인다. 그곳에 귀신 믿는 자들이 속속모여드는 걸 보니 기복의 정수를 보는 듯하다. 이거 보면서 나 혼자 혀 차고 궁시렁대면 뭐하나 싶어서 그만 사진이나 찍으며 계곡이나 둘러본다.
근처에 작은 폭포와 소가 있어서 먼저 카메라에 담아본다. 뒷배경에 소나무도 멋있고 사진이 예쁘게 잘 나온다. 장소를 옮겨 계곡 위로 거슬러 올라간다. 비가 안 와서 수량이 부족해 계곡 풍경이 만족스럽지는 않다.
동화사 계곡에 버들치가 굉장히 많았는데 이상하게 물고기가 보이지 않는다. 다리 쪽을 향해 계속 거슬러 올라간다. 뒤돌아서 계곡 아래쪽을 보니 응봉으로 보이는 봉우리와 계곡의 경치가 잘 어우러진다.
다리를 지나 위로 계속 올라간다. 햇빛이 부드럽게 계곡 아래로 쏟아지니 분위기가 아주 끝내준다. 뒤돌아서 다리쪽을 보고 찍은 사진도 멋지다.
계속 올라가면 동화사 봉황문 방향이다. 시멘트 다리 하나가 나오는데 아래로 철조망이 쳐져 있어 더이상 가지 못한다. 햇빛이 내려앉은 다리 사진을 끝으로 돌아선다. 다리 아래 장귀남이라고 새긴 바위 하나가 눈에 띈다. 드라마 「아들과 딸」에서 최수종이 연기한 귀남이를 기억하시는 분이 있을까?
대구올레팔공산 7코스 걷기
오랜만에 팔공산 올레길을 걸어보았다. 코스는 동화사와 가까운 7코스로 정했다. 7코스 시작점인 팔공산 자연공원 탑골 등산로로 향했다. 팔공산 자연공원 관리사무소와 가원식당을 지나 탑골로 향한다. 탑골에는 원래 물이 많이 내려오지는 않지만 지금은 물이 그냥 다 말라버렸다.
깔딱고개를 넘어 쉼터에 닿는다. 갈림길에서 계단 옆 우측길로 간다. 계단으로 가면 케이블카 정류소인 신림봉이 나온다. 올레길 7코스 등산로가 예쁘다.
곧이어 상상골과 만난다. 상상골에는 깨끗한 물이 내려오지만 수량이 너무 적다. 이렇게 수량이 적은 계곡이 아닌데 비가 정말 안 온다. 상상골에서 염불암 방향으로 계속 올라간다.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걸으면 지루하지가 않다.
곧이어 갈림길이 나오고 우측 방향으로 계곡을 건넌다. 그리고 포장 도로를 따라 동화사 쪽으로 간다. 대구시 문화재자료인 부도암 부도가 보인다. 팔공산에는 불교 문화재가 정말 많다.
또 다시 갈림길이 나오면 동화사 방향으로 간다. 길 옆으로 양진암과 내원암에서 발원한 계곡이 흘러내려온다. 그리고 이 계곡은 부도암에서 상상골과 합류한다.
부도암에 잠시 들어가서 법당 사진을 한컷 찍고 나온다. 부도암을 지나 동화사로 들어간다. 올레길 7코스를 걸으면 동화사에 입장료를 내지 않고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일부러 2,500원 아끼려고 올레길을 걷기에는 너무 고생스럽다.
올레길 7코스는 동화사에서 봉황문 쪽으로 갔다가 폭포골로 가야 하지만 그만 여기서 올레길은 버린다. 주차장 건너 소류지 위에 있는 동화사 부도군에 갔다가 소류지 건너 동화사 옛길로 내려선다. 이쪽으로 가면 팔공산 자연공원이 나오는 줄 알고 갔는데, 알고 보니 이 길은 동화사 계곡을 따라 봉황문으로 가는 길이었다.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동화사 옛길은 경치와 분위기가 매우 좋다. 아지만 안타까운 게 있다. 계곡 수질이 너무 좋지 않다. 저수지의 시커먼 물이 계곡을 따라 흘러 내려가는데 냄새도 좋지 않고, 원래 새하얀 돌이 시커멓게 변했다. 이것은 소류지로 모이는 물의 상류에 오염원이 있다는 이야기다. 이 계곡 상류에는 동화사를 비롯해 부도암과 양진암, 내원암이 있다.
옛길을 나와서 봉황문으로 갔다가 오르막길을 오르기 싫어 다시 동화사가 들어간다. 확실히 동화사 계곡이 내가 초등학교 때보다, 아니 불과 10년 전보다도 못하다. 옛날 생각하면서 꾸역꾸역 동화문까지 간다. 자연 생태 통로인 팔공선문을 지나 하루를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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