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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답사/부산 경남

경남 남해 금산 보리암 한려해상 국립공원 - 기암괴석과 남해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명산

by 취생몽死 2022.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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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의 유래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중심이자 경남 남해도 최고의 명산인 금산 산행을 드디어 하고 왔습니다. 명승 제39호인 금(錦)산은 그 이름처럼 가을이 되면 산 전체가 비단옷을 입은 듯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원래 금산은 원효가 이 산에 보광사라는 절을 세우면서 보광산이라고 불리게 되는데, 이후 태조 이성계가 고려 말에 여기에서 100일 기도와 함께 조선 개국에 성공하면서 그 영험함에 보답한다는 의미로 산 전체를 비단으로 덮었다 하여 금산이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 합니다. 이와 관련된 이태조 기도터가 금산 정상부에 있는 보리암 근처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무릇 생각하건대, 금산은 단풍으로만 유명할 것 같지만, 정상부에 우뚝 솟은 수많은 기암괴석과 아름다운 해안의 조화가 절경을 이루고 있어 어떤 시기에 가더라도 이 산의 매력에 반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금산은 1년 365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남해 금산 보리암
남해 금산의 서쪽 능선
상사암에서의 남해 해안 풍경

 

두모 주차장에서 시작하다

원래 금산은 오래전에 한 번 가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금산 최단 코스인 복곡탐방지원센터에서 보리암만 구경하고 왔던 기억이 있는데, 이렇게 하면 사실상 금산의 반의 반도 경험하지 못하고 내려오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여유가 있다면 금산탐방지원센터나 두모 주차장 쪽에서 등산하는 것이 금산을 온전하게 경험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금산탐방지원센터 쪽은 계단이 많다고 해서 두모 주차장을 들머리로 했습니다. 주차장 한쪽에 웬 석상이 하나 세워져 있는데, 서복상이라고 하여 중국과의 교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거라 합니다. 금산 중턱에 있는 양아리 석각이 진시황제의 명을 받아 불로초를 찾기 위해 이곳을 찾은 서복이 남긴 흔적이라는 주장으로부터 비롯된 것입니다. 양아리 석각은 두모 주차장에서 금산으로 오르다 보면 만날 수 있습니다.

두모주차장에서 본 금산의 멋진 암봉
서복상

 

서복상 옆에 금산으로 가는 산행 들머리가 있습니다. 초입은 비교적 평탄하고 걷기가 좋습니다. 국립공원이라 등산로 관리가 아주 잘 되어 있고, 확실히 이쪽은 복곡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아서 호젓하게 산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너덜겅으로 이루어진 마른 계곡을 지나서 조금 더 오르면 남해 양아리 석각이 보입니다. 이 석각에 대한 여러가지 설이 있으나 앞서 이야기한 서복 이야기는 신빙성이 많이 떨어지며, 언제 누가 무슨 목적으로 새긴 건지 알 수 없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두모주차장 들머리
나무다리와 너덜겅
양아리 석각
양아리 석각
양아리 석각에 대한 설명. 결론은? 모른다.

 

조금씩 경사도가 올라가고 돌탑에 장승이 꼽혀있는 쉼터에 당도합니다. 여기서 조금 쉬었다가 계속 오릅니다. 암괴류, 돌강이라도 하는 너덜겅 지대가 계속 나타납니다. 대표적으로 비슬산 혹은 남해의 망운산, 호구산에서도 이 암괴류을 쉽게 관찰할 수 있는데, 발달 원인은 빙하기의 지질 작용에 의해 형성된 것입니다. 돌강을 지나면 큰 바위가 있는 쉼터에 당도하는데, 바위굴이 만들어져 있고 샘물이 고여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됩니다.

중턱 쯤의 등산로
장승이 있는 휴식터
너덜겅으로 이루어진 등산로
큰 바위가 있는 쉼터
바위 밑에 샘물이 솟아난다.
계단을 지나서 부소암으로

 

부소암에서 보리암까지

1. 첫번째 비경 부소암

두모 주차장 코스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금산의 명소는 부소암입니다. 이 부소암 가기 전 첫 번째 조망 바위를 만나게 되는데, 약간 위험하기는 하지만 바위 위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중턱에 위치한 바위인데 벌써부터 남해 바다의 전망을 훌륭하게 보여줍니다. 해안가 반대편으로는 멀리 부소암도 올려다 보입니다.

첫 번째 조망 바위. 옆으로 해서 올라갈 수 있다.
바위에서 내려다본 두모마을
편백나무
기암괴석과 신록의 숲

 

부소암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전망대를 지나 나선형 계단이 나옵니다. 이 계단이 설치되기 전에는 밧줄을 타고 바위 위로 올라갔다고 합니다. 지금도 계단 밑에는 바위 위로 연결되는 밧줄이 남아 있는 게 보입니다. 부소암으로 올라가는 내내 남해바다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부소암 가는 길에서 본 첫번째 조망바위
나선형 계단과 그 아래 바위틈. 예전에는 바위 사이가 뚤려있었다고 한다.
전망대에서 본 남해바다 일대
호구산 군립공원인 납산(호구산), 송등산, 괴음산
금산의 기암괴석

 

부소암은 부소바위도 되고 부소암자도 됩니다. 부소암(巖)에는 부소암(庵)이 있는 것이죠. 가다 보면 부소암(庵)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오는데, 항시 그런지 모르겠으나 문은 잠겨 있었습니다. 부소암 전망대로 가니 남해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지나온 두모마을의 해안가가 조망되고, 반대편 산줄기에는 신록으로 덮인 연두색 숲과 편백나무가 어우러져 있습니다. 남해의 봄철 신록은 단풍에 비견될 정도로 예쁜 것 같습니다. 절리가 생성되고 구멍이 송송 나 있는 부소암은 정말 거대하고도 신기하게 생겼습니다. 그 부소바위의 끝에 선 부소암자가 매우 위태로워 보입니다.

경험상 확실히 남해의 신록이 내륙보다 아름다웠다.
부소암과 해안의 경치
부소바위의 위엄
부소암의 신기한 형태
부소암 파노라마

 

2. 금산의 정상 망대와 바위에 새긴 명문 '유홍문 상금산(由虹門 上錦山)'

다시 갈 길을 제촉하여 올라가면 정상부 헬기장에 닿습니다. 금산 정상부를 제대로 탐방하다 보면 이 헬기장에 몇 번 왔다 갔다 하게 됩니다. 먼저 헬기장에서 단군성전으로 갑니다. 천제단 같은 시설물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절집 배치와 비슷한 건물들이 있는 종교시설 느낌이 드는 곳이었습니다. 대종교와 관련된 시설인지, 정확한 설명이 없습니다.

헬기장
단군성전
단군성전 건물들

 

단군성전을 나와 금산 정상인 망대로 향했습니다. 망대 가는 길에 바위에 붙어 자생하고 있는 줄사철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생각 없이 가다가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데, 잊지 말고 꼭 보셔야 합니다. 바위에 붙어 자라는 형상이 정말 신기합니다. 금산 정상에도 호구산처럼 봉수대가 설치되어 있고, 봉수대 옆 큰 바위에 '유홍문 상금산(由虹門 上錦山)'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습니다. 봉수대는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이고, 바위의 명문은 조선시대 문신이자 학자인 주세붕이 금산에 올라 새긴 것입니다.

정상 가는 길
줄사철나무
정상 바로 직전
금산 정상인 망대이자 봉수대

 

 

글귀의 뜻은 '홍문 때문에 금산에 올랐다'라는 뜻으로, 홍문은 무지개 모양의 문, 즉 금산 정상부에 있는 쌍홍문을 가리킵니다. 쌍홍문은 금산 탐방에서 필히 들러야 할 명소로, 쌍홍문을 보지 않고서는 금산을 봤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신비한 매력이 있는 곳입니다. 금산의 모든 봉우리는 전망이 훌륭한데 망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상주은모래비치와 미조 일대가 훤히 내려다보이고 그 반대쪽으로는 철탑이 있는 666.4봉이 조망됩니다.

'유홍문 상금산'이라 새겨진 바위
멀리 666.4봉이 보인다.
금산 정상의 봉수대
금산 정상인 망대 파노라마

 

3. 드디어 보리암

이제 망대에서 보리암으로 향합니다. 보리암에 가까워지니 서서히 사람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복곡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고 매점이 보입니다. 매점 앞에서도 남해바다가 조망됩니다. 금산 보리암은 국내 3대 기도처(팔공산 갓바위, 양양 낙산사)이자 3대 관음보살 성지(양양 낙산사, 강화 보문사) 중 하나로, 산 정상부 절벽 위에 세워져 경치가 빼어나고 각종 문화재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보리암 곳곳에서 남해바다와 금산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불심이 가득한 불자들의 기도가 넘쳐나는 곳입니다.

보리암 앞의 매점과 복곡에서 올라오는 길
금산 보리암
보리암에서의 조망
금산 보리암의 법당 앞
관세음보살 성지라서 그런 걸까? 석가여래좌상이 작은 석굴에 안치되어 있다.

 

 

보리암 경내와 경치를 감상하면서 해수관음보살상이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관음보살상 앞에는 유형문화재인 보리암전 삼층석탑이 있습니다. 보림암 법당 내에는 또 하나의 유형문화재인 목조관음보살좌상 불감이 안치되어 있습니다. 해수관음보살상 주위에서도 금산과 남해바다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보림암 주위 이곳저곳에 우뚝 솟은 기암들이 환상적인 자태를 뽐냅니다.

보리암전 삼층석탑
해수관음보살상
보리암에서 본 상사암과 기암들
보리암에서 본 미조와 상주 일대
기암괴석과 철탑이 있는 666.4봉
쌍홍문으로 가기 위해 다시 계단 위로

 

4. 금산 최고의 비경 쌍홍문

보리암 다음으로 쌍홍문을 찾아갑니다. 쌍홍문 가는 길은 보리암에 이정표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가다보니 음성굴이라는 데가 나옵니다. 가까이 접근할 수는 없고 멀리서 바위 주위만 감상할 수 있습니다. 계속된 내리막길에 다시 올라올 생각을 하니 아찔해집니다. 그런데 아무리 가도 쌍홍문은 나오지 않고 제석봉과 금산산장이 나타납니다. 제석봉에서는 금산산장이 훤히 조망됩니다. 금산산장은 과거 1박 2일에 나온 적이 있다고 하는데 기억은 나지 않네요. 금산산장에서 라면 같은 간단한 간식거리를 사 먹는 사람들이 많아 보였습니다.

음성굴
산죽나무를 통과하니 금산산장이 나왔다.
금산산장

 

제석봉 옆에는 흔들바위가 하나 있는데, 거북이 모양을 하고 있다 하여 귀암이라고도 합니다. 흔들바위라 해서 거북이의 머리부분은 밀어봤지만 제 힘이 약한가 꿈적도 하지 않습니다.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가 쌍홍문을 찾아봅니다. 알고 보니 지나가면서 봤던 곳으로 위에서 출구가 보이지 않았던 겁니다. 쌍홍문은 금산탐방지원센터에서 올라올 때 통과하게 되는 곳입니다.

흔들바위
제석봉에서 본 금산산장
쌍홍문 가는 길. 그냥 지나치기 쉽다. 일부러 표시를 해놓지 않은 것 같다.
내려가는 쪽에서 본 쌍홍문

 

 

 

커다란 구멍이 뚤려 밖이 내다보이는 자연 터널이 정말 신비합니다. 내려가서 좌측 문으로 들어갈 수 있고, 들어가면 위에도 구멍이 나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밖으로 나오면 바위의 생김새가 정말 기묘한데, 무지개를 닮은 문이라고 하지만 바위의 형상은 해골바가지 같습니다. 바위의 생김새와 터널의 구조가 너무 신기한 금산 최고의 비경이라는 생각이 드는 곳입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이런 뷰가 펼쳐진다.
해골과 그 눈처럼 보이는 쌍홍문
위에도 뚤려있는 쌍홍문
쌍홍문에서 본 남해바다

 

5. 금산의 마지막 절경 상사바위를 향해서

제석봉과 금산산장, 흔들바위, 쌍홍문을 한꺼번에 해결하고 상사바위로 가려다가 이태조 기도터에 들렀다 가기로 합니다. 보리암 법당 옆에 보면 이태조 기도터로 가는 길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끝 없이 내려가는 계단을 보고 잠시 고민에 빠지지만, 이왕 여기 온 김에 힘들지만 내려갔습니다. 이곳은 금산영웅기적비라고도 불리는 곳이며, 경남 문화재자료이고 선은전이라는 전각 내에 보호하고 있습니다.

선은전 가는 길
이태조 기도터의 급경사
금산영웅기적비 또는 이태조 기도터. 전각의 이름은 선은전
이태조 기도터 앞에서 본 멋진 경관

 

이제 마지막 답사지인 상사바위로 향합니다. 상사바위로 가기 위해 헬기장으로 돌아갑니다. 왔던 길로 가지 않고 금산산장을 가리키는 곳으로 갔더니 중간에 금산의 화엄봉이 나오고 상주해수욕장의 경치가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화엄봉을 지나 계속 가면 아까 보았던 헬기장이 나오고 이정표를 따라 상사암으로 갑니다. 헬기장에서 상사암까지는 10분 정도가 걸립니다. 상사암은 금산 전체에서 조망이 가장 좋은 곳으로 이곳 역시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곳입니다.

보리암에서 화엄봉 가는 길
화엄봉에서 본 기암괴석
화엄봉에서 본 보리암과 남해바다의 멋진 조화
화엄봉의 모습
화엄봉과 바다
화엄봉에서 바라본 상주은모래비치

 

상사암에서의 풍경은 정말 절경이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금산의 기암괴석과 멀리 보리암이 조망되고, 666.4봉까지 이어지는 능선도 보입니다. 해안 쪽으로는 상주은모래비치와 미조면의 작은 섬들과 송정솔바람해변의 아름다운 모습도 조망됩니다. 그리고 상주리에서 금산으로 이어지는 비탈은 온통 연두색 신록으로 뒤덮여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출발점인 두모 주차장 쪽으로는 두모마을과 노도, 엥강만의 일부와 설흘산도 보입니다.

상사암 가는 길
상사암에서 바라본 금산의 기암들
금산 보리암과 기암들의 조화

 

금산의 아름다운 풍경
금산의 정상부. 보리암과 망대가 보인다.
상사암에서 본 미조와 상주 일대
신록으로 뒤덮인 금산의 산비틀
상사암과 남해바다
상사암에서 파노라마

 

6. 하산길

상사암을 뒤로 하고 이제 금산에서 하산합니다. 보리암 근처를 계속 오르락내리락해서 급 피곤해지기 시작합니다. 하산은 두모 주차장으로 원점회귀했습니다. 남해는 대중교통도 미비하고, 이쪽은 택시도 잘 다니지 않아서 금산탐방지원센터로 내려오면 차량 회수가 굉장히 피곤해지기 때문에 원점 회귀하는 게 낫습니다. 다시 부소암을 지나 잠시 경치를 감상한 후에 다시 내려갑니다.

헬기장에서 두모주차장까지 2.8km
부소암 가는 길
색깔이 너무도 예쁘다
금산의 서쪽 능선
편백나무와 신록의 조화
엥강만과 금산 능선

 

부소암 아래로는 상당히 숲이 우거져 있어 햇빛도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거의 다 내려와서 처음에 올라오면서 봤던 돌로 쌓은 담장을 유심히 봤습니다. 처음에는 성터의 흔적이가 하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성터는 아닌 것 같고 집터나 분묘터가 아닐까 짐작되었습니다. 금산은 국립공원이라 등산로 정비가 잘 되어서 그런지 확실히 높이가 낮은 호구산보다 훨씬 덜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보리암에서 워낙 헤매고 돌아다닌 통에 힘들기는 엇비슷했던 거 같습니다.

지게를 지고 올라오시는 분이 있다.
돌담의 흔적
들어가면 이렇게 담으로 둘러싸여 있다.
무슨 흔적일까?

 

마지막 정리를 하면서 기나긴 포스팅을 마칩니다.

① 등산이 목적이라면 복곡이 아니라 두모주차장이나 금산탐방지원센터에서 산행을 시작하자.

② 금산 답사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곳은 부소암, 상사암, 쌍홍문, 망대(금산 정상)이다. 보리암을 뺀 이유는 이곳을 답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보리암은 거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삼천포대교
창선도에서 본 바다뷰
창선도의 한려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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