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가운데 경북에 위치하고 있고 대구 근교인 청도 운문사로 향했다. 운문사는 비구니 사찰로 팔공산 동화사의 말사이다. 운문사는 본사는 아니지만 본사를 뛰어넘는 규모와 경관을 갖추고 있다. 또한 청도 운문사는 비교적 대구와 가깝고 대중교통으로 오기도 매우 쉽다.
입장료 2,000원과 주차료 2,000원을 지불하고 운문사로 들어섰다. 운문사는 매표소에서 절 입구까지 이어지는 소나무 숲과 산책로가 매우 아름다운 곳이다. 감나무도 많아서 가을에 오면 도로 옆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홍시도 볼 수 있다. 나는 차를 바깥 주차장에 대지 않고 절 안까지 가지고 갔지만 이 길을 걷고 싶어 도보로 한 번 더 왔다 갔다 했다.
매표소에서부터 시작되는 운문사의 소나무숲이 운치 있게 펼쳐집니다. 운문사는 입구 안으로 들어서면 차로와 보행로로 나뉘는데, 보행로를 따라 들어가면 더욱 아름다운 소나무숲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바람의 영향인지 소나무들이 한쪽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소나무 숲을 지나서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가 계속 이어집니다. 산책로는 활엽수와 침엽수가 적당히 섞여있어 정말 예쁘게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어서 나무 데크와 흙길이 번갈아서 이어지고 이 길을 바람길이라고 소개하고 있네요.
데크 아래로는 운문사 계곡이 흘러갑니다. 생태 경관 보존 지역으로 지정된 운문천 혹은 운문사 계곡은 운문사를 경계로 출입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완만한 경사로 유유히 흘러가는 운문사 계곡의 경관이 멋집니다. 계곡의 한쪽은 갈대가 뒤덮고 있습니다. 한 10년 전쯤에는 갈대가 이렇게 무성하지 않았던 거 같은데, 이유가 뭘까요? 비가 안 오니 계곡물도 예전에 비해서 많이 줄었습니다.
길 좌측 숲에 생태체험장이 있는데, 심신수련장 비슷한 시설들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약간 생뚱맞은 시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리를 건너서 운문사 경내로 들어갑니다. 다리에서 보는 운문사 계곡과 운문산의 경치가 예쁘네요.
담장을 따라가다 운문사 입구로 들어갑니다. 가장 먼저 천연기념물인 처진소나무가 눈길을 끕니다. 그리고 그 반대쪽에는 원응국사비라는 보물 문화재가 있네요. 솔직히 문화재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거의 없는 거 같습니다. 운문산의 암봉을 배경으로 한 처진 소나무가 운문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소 같습니다.
500년 정도 추정하고 있는 이 소나무는 생육 상태도 매우 좋고 관리도 너무 잘 되어 있습니다. 옆으로 크게 자란 소나무의 자태가 참 아름답고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듯 옆으로 뻗친 가지를 받치고 있는 지지대도 이채롭습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큰 마당에 지은지 얼마 되지 않은 대웅보전이 보입니다. 대웅보전 반대편에 있는 만세루는 보수공사 중이네요.
뒤쪽 정원으로 가봤습니다. 운문사는 비구니 사찰이라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았습니다. 배롱나무꽃과 수국으로 보이는 꽃들이 예쁘게 피어 있습니다.
절 마당을 한 바퀴 돌아 반대쪽으로 가봅니다. 처진 소나무의 반대쪽에는 중심 영역이라는 곳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대웅보전과 삼층석탑 등의 문화재가 있습니다. 대웅보전이 두 개나 있는 게 이상한데, 이 대웅보전은 원래 비로전으로, 원래의 대웅전이 소실되면서 대웅전을 대신했던 겁니다. 불전 안에 모셔진 불상도 석가모니불이 아닌 비로자니불입니다.
지금 운문사의 중심 영역은 공사 중이라서 제대로 둘러볼 수는 없습니다. 뭐 하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건물 새로 짓는 건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중심 영역을 지나면 작압전과 명부전 등이 나오는데, 작압전 안에 보물 문화재인 석조 석가여래좌상과 사천왕 석주가 모셔진 게 보입니다. 여래상보다는 사천왕 석주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운문사를 나와서 부속 암자인 사리암으로 가봅니다. 사리암까지는 운문사에서 2.4km 걸리는 구간을 지나야 합니다. 걸어가는 사람들도 많은데 저는 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사리암 입구 앞에는 매우 큰 주차장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주차장 끝쪽으로 가니 운문사 계곡의 상류 계곡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역시 상류라서 아래쪽보다 더 깨끗하지만, 생태 경관 보전지역으로 들어가지 못합니다.
사리암 입구 앞에 서니 사리암까지 1.1km, 30분 걸린다고 안내하고 있네요. 컨디션이 좀 안 좋아서 올라가지 않고 그냥 돌아섰습니다.
운문사에서 나와서 사찰 바깥의 계곡으로 내려가 봤습니다. 바깥 주차장에서 계곡 쪽으로 가면 내려가는 길이 있습니다. 확실히 사찰 아래에는 물이 별로 안 깨끗합니다. 약간 실망했습니다.
상가 쪽 아래로 내려가면 물놀이하기 좋게 되어 있는데 거기에 꽤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계곡 오염원이 사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여기서 위쪽 계곡까지는 사찰 말고는 아무것도 없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물이 별로 안 깨끗해서 여기는 들어가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운문사 계곡에서 물놀이할 수 있는 장소는 사찰 바깥 밖에 없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는 없습니다. 계곡에서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가서 운문사를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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