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전국 관광지도를 들여다보며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유독 울진에 눈이 갔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울진은 국립공원도 도립공원도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불영계곡과 성류굴이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이 가던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오랜 세월 동안 울진에는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했습니다. 강릉과 속초 등 더 먼 데도 가면서 울진은 쉽게 가지지 았았던 것이죠. 그러던 중 이번 기회에 울진을 제대로 다녀왔습니다. 결론적으로 울진은 기대만큼 정말 좋은 곳이었고 후포항, 죽변항 등 주요 관광지에는 사람이 많이 몰리지만 그래도 속초, 강릉에 비하면 그나마 덜한 수준이었습니다.
구산해수욕장에서 해돋이를 보기 위해 새벽부터 부산을 떨며 깜깜한 도로를 달립니다. 대구에서 포항을 지나 7번 국도를 타고 울진로 향합니다. 7번 국도 상의 많은 카메라 덕분에 생각보다 시간이 지체되고 가까스로 구산해수욕장에 도착합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정말 이상하게 도로 시스템이 바뀐 것 중 하나가 속도 카메라로, 다른 건 다 이해할 수 있으나 80킬로 도로에서 60킬로로 단속하는 건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만약 차에 내비가 없이 달린다면 100프로 찍힐 수밖에 없을 거 같네요. 이건 세수 거두려는 수작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겁니다.
아무튼 시간에 딱 맞춰서 구산해수욕장에 도착했습니다. 주변 지형을 둘러볼 새도 없이 장비를 챙겨서 바로 해변으로 갔습니다. 개인적으로 일출이나 일몰 사진은 확실히 해수욕장보다는 항구에서 찍으면 훨씬 더 예쁘게 나온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나 구산해수욕장에서도 그리 썩 마음에 드는 결과물은 얻지 못했습니다. 태양은 해무에 가리지 않고 비교적 깨끗하게 뜨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출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구름에 가려버렸습니다.
구산해수욕장은 이미 폐장을 한 시기에도 불구하고 캠핑과 차박을 하는 사람들로 가득찬 모습이었습니다. 동해의 많은 해수욕장 중에 구산해수욕장은 비교적 해변이 얕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거 같습니다. 인근의 월송정 아래에도 해변이 있으나 한눈에 보기에도 해변 침식이 일어나서 갑자기 바닥 아래로 푹 꺼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게다가 월송정 해변은 파도도 엄청나게 높게 치더군요.
이제 구산해수욕장을 나와서 월송정으로 향했습니다. 일주문을 지나서 차를 타고 들어가면 머지않아 월송정 주차장에 당도하게 됩니다. 그런데 분명 일기예보에는 아침부터 구름 없는 맑음이었는데 일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흐려져버립니다. 덕분에 월송정에서는 계속해서 햇빛 없는 칙칙한 사진이 남게 되었습니다. 월송정 일주문으로 들어가면 길을 따라 울창한 소나무 숲이 이어지고 좌측에는 평해황씨시조제단원이 있습니다. 차를 세우고 안으로 들어가 보니 숲과 연못이 운치 있게 잘 가꾸어져 있습니다.
월송정 주차장에 도착하니 주차장 한가운데에 카페 노바가 있습니다. 카페는 마치 코로나 문제로 문을 닫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아직 오픈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노바에서 커피를 마시고 싶었지만 일정상 그러지 못한게 아쉬웠습니다. 주차장에서 월송정까지는 5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월송정으로 가는 길 옆으로는 솔숲으로 가로지르는 새로운 데크길이 공사 중에 있습니다. 드디어 관동팔경의 하나 월송정에 닿으니 해변가 아름드리 소나무와 시원한 동해바다가 펼쳐집니다. 그리고 좌측 멀리 지나왔던 구산해수욕장도 바라다보입니다. 해가 뜨지 않는 게 참 야속하나 다음 일정인 죽변해안 스카이레일을 향해 월송정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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