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새목장 카페
최정산은 비슬산에 비하면 많이 마이너하지만 대구 산꾼들에게 가을 억새로 나름 인지도가 있는 산이다. 그렇다고 해서 영남알프스 간월재에 비할 만큼 대단한 건 아니라고 한다. 최정산에서 가장 유명한 건 억새가 아닌 인스타그램 맛집 대새목장이다.
대새목장은 원래 포니목장이라고 해서 말을 키우던 목장이었으나 목장이 폐쇄되고 몇 년 전 카페로 재탄생한 것이다. 늦가을 최정산에 억새 산행을 하거나 산정상까지 드라이브할 때 들를만하다.
대새목장 200m 아래에는 억새밭으로 가는 최정산 누리길이 있고 길 건너에 화장실과 쉼터가 있다. 아직 대새목장 카페는 오픈 전이라 아주 조금 산길을 걸어보았다. 별 특색 없는 야산 오솔길의 느낌, 헐티재와 대구미술광장으로 나뉘는 갈림길까지 갔다가 돌아선다.
대새목장에 오니 아침 시간이라서 사람은 거의 없다. 주차는 대새목장 안이나 길 건너 공터에 하면 된다. 들어오자마자 을씨년스러운 폐건물이 바로 눈에 들어온다. 이것만 봐서는 여기가 카페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원래 있던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재활용하거나 조형물처럼 사용되는 점이 인상적이다.
폐건물을 지나면 실내에서 먹을 수 있는 공간이 나오고, 주문하는 곳은 더 위쪽에 따로 있다. 아래쪽에는 연못이 있고 정원처럼 꾸며놓았다. 연못 앞에 테이블 몇 개가 놓여있는데 그림은 예쁘지만 막상 가보니 그늘이 없고 개미가 찜하고 있다.
뷰 맛집이라서 날씨만 좋으면 사진은 정말 잘 나올 것 같은데 이날 우중충함의 끝판을 달렸다. 연못 앞에서 조금 앉아 있다가 코끼리 조형물이 있는 위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커피와 디저트 맛은 그냥 노말한 수준이다. 커피 맛집은 아니고 인스타용 뷰 맛집이다. 코끼리는 가까이서 보니까 조금 조잡하고 질감이 별로더라.
멀리 비슬산도 조망되는데 잔뜩 찌푸린 날씨 때문에 거의 보이지 않는다. 더운데 습도 높고 흐린 날씨 정말 지겹다. 그래도 대새목장 안에는 시원한 편이다. 음식값이 비싸지만 정원이 예쁘니 가끔 와볼 만하다.
최정산 정상에는 차로 올라갈 수 있는데 그다지 볼 건 없다. 드라이브가 목적이 아니라면 그닥 비추이다. 대새목장 아래에는 주리먹거리촌이라고 상가 밀집 지역이 있고 계곡물도 내려온다.
가창면 주리
전술했듯이 주리에는 주리먹거리촌이 있고 먹거리촌 가기 전에 온 더 레일이라는 카페가 하나 있다. 참고로 카페 가기 전 주차장 겸 쉼터, 화장실도 있으니 급할 때 이용하면 된다.
온 더 레일 카페 건물 외관은 평범한 편인데 주변 분위기가 상당히 괜찮다. 주차장에서 주등지라는 소류지가 보이고 멀리 대구스타디움 쪽 대덕산까지 조망되어 경치가 상당히 좋다. 소류지도 깨끗해 보이고 아기자기한 게 예쁘다.
이제 카페 안으로 들어가 보자. 하루에 카페 두 탕이라니, 나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오더는 2층에서 받고 있고 1층은 실내, 야외 테이블이 있다.
여기 신기한 게 카페 이름이 온 더 레일인 이유가 있다. 주문 넣고 기다리면 기차가 음식을 배달한다. 요즘 무인 카페가 많아지고 로봇이 커피를 배달하는 세상인데 여기는 다른 의미(아날로그적이고 올드함)로 사람이 딜리버리 하지 않는다.
기차로 서빙받으려면 기차 테이블에 앉아야 하는데 나는 그냥 2층 복층에서 먹었다. 근데 문제가 생겼다. 레모네이드를 주문했는데 아메리카노가 왔다 ㅋ. 의도치 않게 커피 더블샷을 먹게 되었는데 이날 밤에 카페인 중독 증세가 왔었다 ㅋ. 카페 주인장이 나이가 좀 있던데 커뮤니케이션에 오류가 생긴 듯. 컴플레인 안 걸고 그냥 마셨다. 그런데 아메리카노 맛이 좀 이상했다. 헤즐넛 비슷한 맛이 났는데 난생 처음 먹어보는 원두 맛이었고, 아무튼 헤즐넛은 내가 싫어하는 향인데 으윽.
가창체육공원
카페를 나와서 차를 탔는데 유리창 앞에 메뚜기가 앉아 있다. 이 녀석 집에 갈 때까지 붙어 있었음. 가창체육공원은 지나가면서 보고 즉흥적으로 들린 곳인데 생각보다 괜찮은 곳이었다. 주차장도 아주 넉넉하다.
축구장, 풋살장, 농구장, 어린이 놀이터 등이 있고 산책하기에도 좋아 보였다. 그리고 옆으로 하천이 흐르는데 신천 최상류라서 비교적 물이 깨끗해 보였고 계류에 사는 물고기도 많이 보였다.
대구 시내를 흐르는 직선화한 신천만 보다가 굽이굽이 흐르는 신천을 보니 너무 신기하다. 하천변에는 새하얀 자갈이 쌓여 있고 각종 새들, 오리, 왜가리 등도 보였다. 마을 쪽으로 조금 올라가 보니 약 200년 정도 된 느티나무와 상수리나무 보호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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