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대통령 가운데 대구 경북 출신이라면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를 들 수 있다. 공교롭게도 모두 군부 출신이며 차례대로 쪼로미 해 먹었고 민주주의 관점에서 그다지 평가가 좋지 못하다. 그나마 노태우는 마지막에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를 한 점 때문에 전두환과는 달리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받을 수 있었다. 노태우는 북방정책 등 외교분야에서 꽤 많은 업적을 이루었고, 6월 항쟁의 결과이기는 하지만 첫 직선제에 의해 당선된 대통령인 만큼 본격적인 민주화의 시작이라고 볼 수도 있다.
정치적인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본론으로 돌아가보면, 팔공산 자락의 용진마을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는데 노태우 대통령 생가가 있다. 이를 보면 노태우가 찐 대구 출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생가 주변에는 복숭아 농사를 짓는 농가가 많고 별도의 주차장은 없다.
집 안으로 들어가기 전 잠시 설명문을 읽어 보니 대구공립공업학교(현 대구공업고등학교)에서 경북중학교(현 경북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이 집에서 살았다고 한다.
계단 옆에는 참나리꽃 무더기로 피어 있고 집은 안채와 사랑채 그리고 외양간으로 구성된 매우 소박한 모습을 하고 있다. 사랑채에는 노태우 대통령의 영정이 있고 그 반대쪽에는 동상이 세워져 있다.
전형적인 시골집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평범한 집의 분위기 때문인가 대통령 선거 당시 '보통 사람'을 그렇게 강조하던 노태우의 캐치프라이즈가 생각나 피식하고 웃게 된다.
사랑채 뒤로 돌아가 보니 조금의 장독이 모여 있고 그 옆에 정화수를 떠다 놓는 하얀 그릇이 놓여 있다. 부모가 자식을 위해 빌었던 용도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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