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전남 순천시 승주읍 선암사길 450
(이용시간) 07:00 ~ 19:00(춘추기) / 하절기 ~19:30 / 동절기 ~18:00
(입장료) 3,000원 / 청소년 1,500원 초등학생 1,000원 / 주차료 무료
선암사는 송광사와 더불어 조계산의 양대 사찰 중 하나이며, 2018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라는 이름으로 국내 6개 사찰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또한 매표소에서 일주문까지의 1km에 달하는 진입로와 거기에 더해지는 승선교가 매우 운치 있다.
선암사로 차를 몰고 가다 보니 조계산의 완만한 능선에 소심하게 튀어나온 암봉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거의 3시 30분쯤에 도착해서 차를 주차하고 매표를 다음 숲길을 걷는다. 우스갯소리지만 선암사는 입장료도 아름답다. 사찰 입장료에 문제가 많다는 게 여기서도 증명되지 않은가. 선암사 이용료가 3.000원인데, 어찌 백양사나 내장사 같은 문화재도 없는 절이 9,000원이 될 수 있냐는 말이다. 차라리 문화재 관리 명목이 아닌 대놓고 행락객 입장료라고 하면 밉상스럽지나 않지.
일찍 도착한 건 아니라서 해가 지기 전에 걸음을 빨리 재촉한다. 그 와중에 활엽수로 이루어진 선암사 진입로의 숲길은 역시나 운치 있고 아름답다. 길 옆으로는 시원한 물소리를 내며 선암사 계곡이 흘러내린다.
3분의 2 정도를 걸었을까, 드디어 선암사의 명물 승선교가 보이기 시작한다.승선교는 계곡을 가로지르는 아치형 돌다리로 조금 과장해서 선암사를 찾는 단 하나의 목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해가 산 아래로 넘어가버려 사진이 예쁘게 나오지는 않는다. 그리고 단풍이 들려면 아직도 멀었다. 승선교는 두 개의 다리가 연달아 놓여 있고 다리를 건너서 한 바퀴 돌 수 있게 계곡 양쪽으로 길이 있다.
승선교에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성보박물관이 보이고 곧이어 선암사 일주문에 닿는다. 참고로 선암사 진입로는 1km 정도이지만 경사가 완만하여 그리 힘들지 않다. 일주문을 지나 범종루를 통과하여 경내로 진입한다. 태고총림이라고 적힌 현판이 붙은 만세루를 지나서 대웅전이 있는 중심영역으로 들어간다.
선암사는 건물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시야가 확 트인 해인사와 같은 절과 비교하면 답답하다는 분들이 있는데, 원래 우리나라의 절은 마당을 크게 만들지도 않았고, 나는 오히려 이러한 면이 인공미 없이 자연과 완전히 어우러지게 하는 한국적인 산사 느낌을 준다고 생각한다.
선암사는 절의 사세에 비해서 대웅전 마당도 그리 크지 않다. 선암사 대웅전은 정면 3칸의 겹처마 팔작지붕 건물로 보물로 지정되어 있고, 대웅전 앞에는 역시 보물인 선암사 삼층석탑이 서 있다. 선암사 삼층석탑은 통일신라시대의 전형적인 양식을 하고 있으며, 동·서 탑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계산의 부드러운 능선에 둘러싸인 대웅전 마당이 아담하고 포근한 느낌이 든다. 대웅전 뒤로 돌아가면 천연기념물인 선암매가 있다. 선암매는 원통전 앞에 단독으로 심긴 것도 있지만 각황전 담장 쪽에 군락으로 심긴 매화나무가 더 예쁘다.
그리고 선암사 팔상전은 전라남도 유형문화재이며 주심포계의 맞배지붕 건물이다. 나무에 가려서 건물 자체는 잘 보이지 않는다.
선암사의 가장 구석에는 전라남도 문화재자료인 각황전이 있다. 각황전은 무우전 뒤쪽에 있는 작은 불전인데, 스님들이 왔다 갔다 해서 안쪽까지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마지막으로 무우전에서 한 바퀴 돌아 선암사의 이곳 저곳을 구경하면서 다시 일주문으로 빠져나온다. 선암사의 건물배치와 조계산 자락의 앉음새가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안쪽에서 보는 선암사 일주문은 바깥에서 보는 것과 또 다른 맛이 있다. 바깥과 안의 현판의 서체도 다르다. 선암사 일주문 역시 전라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문화재이다.
다시 승선교를 지나 숲길을 걸으며 선암사 밖으로 나간다. 들어갈 때 바삐 가느라 보지 못한 풍경이 나갈 때에 비로소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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