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진해수욕장
포항을 대표하는 바다는 구룡포 호미곶 주변이지만 해수욕을 즐기려면 북쪽 바다로 많이 가게 된다. 화진해수욕장은 그중에서 포항과 북쪽으로 가장 멀리 떨어진 해변이다. 화진해수욕장은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찾았던 해수욕장인데, 고등학생, 대학생, 직장인 시절 너무 많이 놀러 갔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포항 앞바다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하고 예쁜 바다이다.
오랜만에 왔더니 주차장과 함께 해수욕장 주변이 정리가 매우 깔끔하게 되어 있다. 평상과 그늘막도 깔끔하게 통일되어 설치되어 있고 옛날에는 없었던 펜션도 하나 지어져 있다. 해변으로 내려가 봤더니 코로나 여파에다가 아직 극성수기가 아니라서 사람은 하나도 없다. 아무리 그래도 한여름인데 이렇게 사람이 없다니 조금 너무하다는 생각도 든다.
역시나 물도 깨끗하고 해변 침식도 없어서 놀기에는 너무 좋은 곳인데다 샤워장 시설도 매우 잘 되어 있다. 주차장 양 옆으로는 시원한 솔숲이 있어서, 옛날에는 여기에 그냥 텐트 치고 해수욕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야영하는데 유료로 운영되고 있다. 그것 때문에 사람이 없나 싶기도 한데, 청결 유지를 위해서 유료화는 바람직해 보인다. 텐트 크기에 따라 가격은 다르다(사진 참조).
화진해수욕장에서 가까운 곳에 여름 계곡으로 너무도 유명한 곳인 내연산 보경사 12폭포가 있다. 차로 45분 정도 걸리는 거리이니 짠 바닷물이 지겹고 시원한 계곡물이 생각나면 가보는 걸 추천한다. 내연산 보경사 12폭포 관련 정보는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기 바람.
- 운제산 오어사
포항에 내연산 다음으로 유명한 산이라면 아마 운제산이 아닐까 싶다. 운제산은 옛날에 포항에 잠깐 살았을 때 한 번 가봤었는데, 그때 추억을 더듬어 다시금 가보았다. 문덕에서 냉천을 따라 조금만 이동하면 상가들이 드문드문 보이기 시작하고 산에서 흘러내려오는 개울도 보인다. 그런데 가뭄 탓인지 물이 굉장히 많이 줄어들어 있고 수질도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주위에 걸려있는 인명 구조용 튜브가 유명무실해 보인다.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달려 조금 올라가다 보면 오어사 일주문이 나온다. 특이하게 일주문이 도로 한가운데에 지어져 있고 차량이 통과하도록 되어 있다.
오어사는 절 바로 앞에 주차장이 있어서 힘들이지 않고 올라올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늘 방문객으로 붐빈다. 이날도 절대 붐빌 수 없는 날과 시간이었음에도 주차장에 차량이 많았다.
주차장 옆에는 오어지 산책길로 가는 현수교가 설치되어 있다. 오어사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산책로부터 가본다. 세상에 오어지에 그 많던 물이 다 말라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는 비가 오지 않았는지 주변 계곡도 그렇고 비가 온 티가 안 난다. 아니면 강우량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일까.
이정목에 전망데크라고 표시되어 있길래 그리로 가본다. 물 없는 오어지는 너무 볼품이 없다. 처음 왔을 때의 푸르렀던 오어지와 너무 괴리감이 커서 좀 충격이다. 아무튼 전망데크까지 왔더니 별로 특별할 건 없다. 다시 오어사로 돌아간다.
오어사에 문화재는 딱 두 가지가 있다. 동종과 대웅전, 동종은 보물이고 대웅전은 경상북도 유형문화재이다. 오어사 경내로 들어서니 배롱나무 한 그루가 붉은 자태를 뽐내고 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규모를 갖춘 오어사는 절이 고색창연하고 그런 맛은 없지만 말끔함 그 자체이다. 정말로 군더더기 없이 깨끗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절 뒤쪽으로 계곡이 있는 곳으로 가보았다. 어떻게 여기는 비가 하나도 오지 않은 것인지 계곡이 아주 바싹 말라있다. 원효암으로 가는 콘크리트 다리의 기능이 유명무실해 보인다. 흐르는 물은 전혀 없고 약간의 물 웅덩이 흔적뿐이다. 지구가 화성처럼 되어가고 있는 것인가.
정면 바위산 꼭데기에는 자장암이 매우 위태로워 보인다. 자장암은 오어사 주차장에서 올라가는 길이 있다. 잠시 잊고 있었지만 자장암에 올라간 적이 있다. 참고로 차로 올라가는 길도 있는데 완전 비추다. 주차장에서 계단으로 올라가면 5~10분 정도면 올라간다.
- 홍계마을과 용암사
홍계마을 역시 운제산 기슭에 자리한 곳으로 오어사에서 차로 약 20여분 거리에 있다. 홍계마을 끝에는 용암사라는 절이 있고, 용암사 뒤로 계곡물이 흐른다. 거의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계곡으로 홍계폭포라는 아담한 폭포도 하나 있다.
홍계마을숲에서 용암사까지는 걸어서 5분가량 걸리는 것 같다. 하지만 용암사 앞에는 주차장이 있으니 굳이 걸어올 이유는 없을 듯하다. 대웅전 옆을 지나면 계단식으로 정비해 놓은 계곡이 있다. 과거의 기억 때문에 찾아온 건데 계곡이 바싹 말라 있고 갈대로 완전 뒤덮여 버렸다. 버들치들도 정말 많았는데 그 물고기들은 이제 모두 대가 끊긴 걸까?
물이 아주 찔찔 내려오기는 하는데, 내가 기억하고 있던 모습과는 너무 많은 차이가 난다. 그때는 갈대도 이렇게 무성하지 않았던 거 같은데. 홍계폭포를 보고 싶었으나 수풀을 헤치며 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 결국 가지 않았다. 혹시나 여기 방문하길 원하는 분은 지금 가지 말고 비가 많이 온 후에 가보길 바라고, 홍계폭포는 계곡을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면 나온다. 물만 많이 흐르면 방해받지 않고 조용한 피서가 가능한 계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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