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울진을 다녀온 소감은 "정말 좋은 곳", "재방문할 가치 충분한 곳"이었습니다. 동해 여행은 속초, 강릉이 독보적이고 경북에서는 보통 포항이나 영덕을 많이 가는데 정말 알짜베기 여행할 수 있는 곳은 울진입니다. 아마도 울진은 위치상 속초, 강릉의 기세에 눌리고 대구권에서는 포항, 영덕보다 다소 애매하게 먼 이동거리가 문제인 듯싶습니다. 그렇다고 울진이 아는 사람만 아름아름 찾아오는 조용한 동네도 아닌 것이 일요일 후포항에는 엄청나게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기 때문입니다.
망양정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후포항으로 이동해 어쩌면 울진의 새로운 명소라고 할 수 있는 등기산 스카이워크로 향했습니다. 등기산 스카이워크는 등기산 끝 방파제로부터 바다를 향해 135m의 길이로 조성된 전망대로 사파이어 빛깔의 탁 트인 바다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드는 곳입니다. 이곳은 개방시간이 9시부터 저녁 6시까지이며 악천후에는 개방을 하지 않습니다.
등기산 스카이워크는 넓은 부지의 후포근린공원과 연결되어 있어 함께 둘러보면 좋습니다. 후포근린공원은 각종 조형물과 등대, 신석기 유적 등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아 시원한 날에는 산책하기 그만인 장소입니다. 저는 아침에 9시 이전에 나와서 후포근린공원을 한 바퀴 둘러본 다음 등기산 스카이워크로 갔습니다. 후포항 주변의 문제점은 주말이면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등기산 스카이워크 근처에 있는 주차장에는 차를 댈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역시나 사람 많은 곳에서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방법은 남들보다 한발 먼저 움직이는 것뿐입니다.
저는 신석기 유적과 후포근린공원 간판이 걸린 계단을 시작점으로 해서 올라갔습니다. 계단을 다 오르니 등기산 스카이워크로 가는 현수교와 후포항 근처 마을이 내려다보입니다. 전망대 역할을 하는 정자가 있길래 올라가서 주변을 바라보니 후포항 근처의 경치가 훤히 조망됩니다.
등기산 공원은 등대와 신석기 유적을 테마로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하얀 등대가 있고 남호정을 중심으로 전망대 벨록, 브레머하펜 등대, 코르두앙 등대, 팔미도 등도, 파로스 등대 등의 모조 등대를 설치해놓았습니다. 전망대 벨록 같은 경우는 올라갈 수 있게 만들어 놓았는데 실제 올라가는 사람은 저밖에 없더군요 ㅋ.
하얀색의 후포 등대는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등대입니다. 밤에 후포항에 가보면 깜깜한 하늘을 빙빙 돌며 바쁘게 비추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공원 가운데에는 후포리 신석기 유적관도 있습니다. 돌아다니다가 들어가 보는 걸 깜박해버렸는데 유적관 외부에 신석기 때의 암각화로 보이는 바위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등기산 공원은 후포항의 그림 같은 풍경이 조망되고 갖가지 정감 어린 조형물들 때문에 돌아다니며 사진 찍는 재미가 아주 좋은 곳인 듯합니다. 9시가 되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남았었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돌아다녔습니다. 아래 사진은 전망대 벨록에 올라가 찍은 항구 사진들입니다.
9시가 되어서 등기산 스카이워크로 가는 산길을 통해 걸어갑니다. 반대 편에는 후포리 벽화마을로 가는 길도 보입니다. 후포리 벽화마을과 백년손님 촬영지는 시간이 없어서 다음을 기약하기로 합니다. 스카이워크로 가는 산길 중간에도 등기산 공원과 바다 조망이 아주 좋습니다. 중간중간 사진 찍을 수 있는 뷰가 많습니다.
이제 등기산 스카이워크로 가는 현수교에 도착했습니다. 약간 흔들거리는 현수교를 지나서 방문 콜을 한 다음 등기산 스카이워크로 입장합니다. 시작부터 바다 풍경이 너무 멋집니다. 여담이지만 우리나라는 삼면의 바다가 다 제각각의 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색도 다르고 지형도 완전히 다르죠. 남태평양 같은 에메랄드 빛의 영롱한 바다는 없지만 그래도 특유의 개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해바다도 좋아하지만 탁 트인 전망은 역시 푸른빛의 동해가 좋네요.
빨리 간다고 갔는데도 9시 조금 넘은 시간에 벌써 사람들이 인산인해입니다. 최대한 사람 없을 때 사진 찍는 거도 정말 힘드네요. 오전에 이만큼 붐비는데 오후 되면 어찌 될지. 그나마 오전에 일찍 와서 다행이었습니다. 스카이워크 높이는 바다로부터 30m 높이입니다. 꽤 높죠? 마지막 구간인 바닥이 강화유리로 된 구간은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강화유리가 파손되어 수리해야 한다는 안내문이 적혀있었습니다. 아쉬웠습니다. 바닥 아래 바다를 보며 걸으면 아찔 했을 텐데요.
등기산 스카이워크를 뒤로 하고 후포항 쪽으로 왔습니다. 이곳저곳 할 거 없이 차가 아주 꽉 들어찼습니다. 이때 시간이 11시 좀 넘었던 거 같은데 이 부근이 진짜 복잡해졌습니다. 수산물유통센터, 여객선터미널, 한마음광장 수산시장 쪽 모두 북적북적합니다. 후포여객선터미널에서는 울릉도, 독도로 가는 여객선이 출발하는 거 같더군요. 조업을 다녀온 배들로 부산한 항구를 지나 한마음광장을 돌아 주차한 곳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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