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회세계탈박물관
안동 하회마을 가실 때 꼭 구경해보시길 권하는 곳이 있는데 바로 하회세계탈박물관입니다. 원래 하회마을 포스팅하면서 같이 작성하려고 했는데 그만 깜빡해서 별도로 포스팅합니다. 하회세계탈박물관은 매표소 가기 전 하회장터 쪽에 있고 하회마을과 상관없이 무료입장이 가능하니 하회마을 들어가는 길이나 나오는 길에 구경하고 가면 좋습니다. 하회탈을 비롯한 국내와 외국의 각종 탈들이 전시되어 있어 무척 재밌는 관람이 될 겁니다.
일상이 되어버린 발열 및 QR 체크하고 입장합니다. 2층까지 다양한 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요, 하회탈을 비롯한 국내의 탈은 1층 제1전시실에 있습니다. 역시나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탈은 하회탈과 병산탈입니다. 하회탈과 병산탈은 안동 지방에서 탈놀이에 사용되던 것으로 두 탈은 국보 121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하회탈의 가장 큰 특징은 양반, 선비, 중, 백정 탈의 경우 턱이 분리된다는 것이죠. 이는 입 모양을 실감 나게 느낄 수 있게 만든 것으로 다른 탈에서는 볼 수 없는 하회탈만의 특징입니다.
하회탈 외에도 다양한 지방의 다양한 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각 지방마다 각기 다른 특색이 있는 이렇게 많은 탈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이름과 모양이 어딘가 낯설지 않은 탈들도 있는데 생각해보면 어릴 때 TV를 통해 본 거 같기도 합니다. 오래전에는 TV를 통해서 이런 민속놀이를 종종 보여주고는 했거든요. 요즘은 그런 거 싹 사라졌죠.
대부분의 탈춤이 모두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강령탈과 봉산탈은 이북 황해도의 탈인데 생긴 거부터 하회탈과는 확실히 차이가 납니다. 하회탈은 많이 해학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데 반해 강령탈과 봉산탈은 장식이 많고 무서운 표정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중국탈과 유사해 보입니다. 이외에도 은율탈, 강릉 관노탈, 양주 별산대탈, 송파 산대탈 등 다양한 탈들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제2전시실부터는 세계의 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탈과는 달리 애들이 보면 좀 무섭다고 하는 경우도 있는 걸로 봐서 확실이 우리나라 탈들이 해학적인 면이 큰 거 같습니다. 중국과 일본의 탈은 눈에 좀 익고, 태국의 경우도 어디선가 많이 본 거 같네요. 북아메리카 인디언과 남태평양의 탈도 있고, 할로윈 탈까지 있던데 할로윈 탈은 애들이 좀 많이 무서워할 듯 ㅋ.
- 안동 이천동 마애여래입상
안동 시내에서 봉정사 방향으로 가다 보면 안동 제비원이라는 데가 나오고 거기에 연미사라는 사찰과 불상 하나가 있습니다. 정식 명칭은 안동 이천동 마애여래입상으로 보물 115호이며 제비원 미륵 혹은 이천동 마애불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안동에서는 불상과 석탑을 흔하게 볼 수 있는 편은 아닌데, 이천동 마애여래입상은 그 흔치 않은 안동의 불상 중에서도 정말 특이하게 생겼습니다. 보통 경주에서 볼 수 있는 석굴암 본존불의 정형화된 생김새와는 아주 거리가 멉니다.
오랜만에 왔더니 여기도 꽤 많이 바뀐 모습입니다. 우선 제비원전시관이 새로 생겼고 주차장도 전시관과 연미사 쪽 두 군데로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전시관부터 연미사까지 전체가 공원화되어 제비원 솔씨공원이라는 이름이 붙어있었습니다. 좀 더 편한 답사를 위해 연미사 쪽 주차장에 차를 대고 연미사로 올라갑니다.
연미사도 옛날에는 정말 별 거 없는 절이었는데 그새 건물도 많이 짓고 불상이 있는 미륵전도 많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바로 대웅전입니다. 대웅전에서 왼쪽으로 조금만 걸어가서 미륵전 입구를 지나면 이천동 마애여래입상이 있습니다. 그 중간에 안동 이천동 삼층석탑이 있습니다. 이 석탑은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99호이며 설명판 위를 자세히 보면 바위 위에 세워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탑은 아래에서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위로 올라가는 길이 이곳 어디에도 없기 때문입니다.
전방에 큰 바위가 보이고 곧이어 커다란 자연석 위에 머리가 올라가 있는 마애여래입상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과거에는 불상을 볼 수 있는 각도가 제한적이었는데 좀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끔 바뀌어 있습니다. 이천동 마애여래입상은 자연석에 불신을 새기고 머리는 따로 제작하여 올린 대표적인 석불 중 하나이고, 머리 크기에 비해서 불신의 자연석이 매우 거대하게 느껴집니다. 딱 봐도 고려시대 석불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머리는 민머리인 소발, 육계는 높고 이마의 백호도 크고 뚜렷합니다. 코는 매우 오뚝하고 눈은 크게 옆으로 찢어져있습니다. 입술은 붉게 채색되어 있고 목에는 삼도가 뚜렷한데 특이하게 구슬 모양의 장식이 있습니다. 불신의 조각은 거의 선각에 가깝습니다. 고려시대의 불상을 보면 신라시대의 불상에서 많이 퇴화된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 이천동 마애여래입상은 그것과는 또 다른 양상을 보여줍니다. 여기에 관해 나름의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본다면 성주 신앙이라는 민간신앙의 터였던 제비원이 이 불상에 영향을 끼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불상에서 내려와서 제비원 솔씨공원과 제비원전시관 쪽으로 가봤습니다. 공원도 예전과 비교해서 조금씩 바뀌어 있더군요. 불상 하나 때문에 오는 곳 치고는 생각보다 좋은 곳입니다. 안동 여행하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은 장소이고 시내에서 봉정사나 도산서원으로 가는 길에 한 번 들르기 좋은 곳에 있습니다. 참고로 이날 제비원전시관은 문이 닫혀 있었고 일시적인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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