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편에 있었던 국진과 형철 등 불청 식구와의 대화 내용에 대해서 한번 되짚어 보려고 합니다. 형철과 국진 사이에 약간 민감한 대화가 오고 가는데 잠깐 스쳐 지나간 수지의 표정을 관찰할 필요가 있었다고 봅니다.
먼저 형철이 국진에게 묻습니다.
"혼자 지내시기 좀 외로우시지 않으세요?"
이 대화 주제는 그 동안의 불청에서 수도 없이 나왔던 주제라서 그닥 새로운 것은 아니었지만 국진에게 직접적으로 물어온 질문이라는 점에서는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국진은 역시 예상된 답변을 합니다.
"혼자 지내는 게, 익숙한 상황이지 후훗."
형철이 다시 묻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 부분에 대해선 익숙하지만 그 익숙한 시간들을 제외하면 외롭잖아요."
국진이 다시 대답합니다.
"근데 날 많이 외롭다고 생각하잖아. 생각보다 외롭지 않아 후훗."
외로움도 익숙해져서 그게 뭔지 모를 정도다. 이건 모든 불청 식구들이 너무 자주 애용하는 답변입니다. 두번째 답변은 '그래도 외로울텐데?'라는 형철의 말에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나는 외롭지 않다라고 다소 우기는 듯한 발언입니다. 마냥 익숙해져서 안 외로운 건지, 어떤 변화 때문에 안 외로워진 건지, 아무튼 자세한 것은 말을 못해주지만 결론은 외롭지 않다는 것입니다.
형철이 질문을 업그레이드해서 던집니다. 은근히 집요하네요.
"아니 그래도 살다보면 그런 게 있잖아요. 어.. 저 여자 괜찮다."
국진이 대답합니다.
"근데 나는.. 의외로 저기.. (뜸을 들입니다) 잘 놀아. 운동도 좋아하고 뭐도 좋아하고, 막 그래서 음.. 글쎄, 막 그렇게 생각보다.. 남들이 보면 내가 엄청 외로울 거 같잖아. 혼자서 외로워가지고 밤에 이렇게 가~~만 있고, 그럴 거 같잖아. 그렇지 않아."
형철의 '외롭다, 외롭지 않다'의 기준은 바로 여자의 유무였습니다. 국진의 답변은 형철이 듣기에 시원찮았고, 그래서 좀 더 구체적으로 여자를 언급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국진은 운동이 어쩌고 뭐가 어쩌고 하며 동문서답으로 일관합니다. 왜였을까요?
단순히 그 질문 자체가 불편했을 수도 있고, 또는 그것이 당시 국진의 입장이 답하기 아주 난처한 민감한 상태였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전 당사자가 아니기에 이유를 알 길 없으니 그냥 후자에 맞춰서 이 당시 수지의 표정과 연관지어 이야기를 이어가 보겠습니다.
국진이 답변을 하다가 뜸을 들일 때 화면이 수지에게로 넘어갑니다. '의외'라는 단어와 국진이 뜸을 들이는 것을 보더니 수지가 고개를 획 돌리면서 요상한 표정을 짓습니다. 그리고 무슨 말을 할까 하고 아주 유심히 국진을 쳐다봅니다. 형철의 '저 여자'라는 말, 수지 입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저 여자'는 자신이 될 수도, 또 다른 여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불청에서 많은 여자 출연자들이 국진과 터치를 할 때, 별 거 아님에도 다소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던 수지를 생각한다면 형철의 '저 여자'가 자신이 되든(->불안의 감정) 다른 여자가 되든(->의심의 감정) 민감한 표정이 나올 수 밖에 없던 상황이었습니다.
국진은 형철의 '저 여자'가 딜레마가 되어 버립니다. 수지가 있으니까 안 외롭다고 할 수도 없고, 안 외롭다고 했는데 수지를 빼고 답을 하면 '내가 그래도 남들 모르게 수지 말고 여자도 만났어.'라는 뭐 이런 해괴한 의미가 담긴 답변이 될 여지도 있으니-이건 수지를 속이는 것이 되니 이런 답변은 있을 수 없음. 담양에서 밥 먹으면서 소개팅 얘기 나왔을 때의 수지가 지었던 표정도 이와 일맥상통. 수지는 국진이 혼자 살며 소개팅도 하지 않고 여자 자체를 만나지 않은 것으로 철썩같이 믿고 있는 거 같음. 이 문제는 두 사람 사이 대화가 있었던 것으로 개인적으로 판단하고 있음. 즉 여자를 만나고 안 만나고의 문제가 아닌, 말에 대한 신뢰의 문제- 오해의 소지 등, 굉장히 난처해져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국진은 저렇게 동문서답, 횡설수설을 하기 시작한 것으로 봐집니다.
국진의 동문서답 이후 수지는 약간은 떨떠름하면서도 처음의 의문스러운 표정에서 조금 풀린 듯한 감정이 혼재한 듯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화는 효범이 받아갑니다. 국진은 뭐가 어찌 되었건 '어휴~ 다행이다.' 하지 않았을 지. 시청자 입장에서 이 대화는 좀 이도저도 아닌 수지와 국진 사이에 관해 뭔가 의심만 키우는 답답한 상황을 유발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장면을 진솔한 대화다 뭐다 해서 좋게 보시는 분들도 있지만 제가 이 장면을 탐탁지않게 생각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없는 부스럼 긁어서 만들고 있는' 면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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